제니 홀저부터 모나 하툼까지, 제주에서 만나다
제주에 가면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들른다. 전시와 별개로 제주기에 가능한 풍경과 건축, 관람객의 여유로운 분위기 덕분에 힐링이 되기 때문이다 그중 한 곳이 제주 안덕면에 자리한 포도뮤지엄이다. 풍광이 좋기도 하거니와, 대중이 친근하게 예술에 다가가도록 일상의 소재를 스토리텔링해 전시를 기획한다.
지난해 여름 이곳에서 기억과 가족을 소재로 한 전시 <어쩌면 아름다운 날들>을 관람했다. 루이즈 부르주아가 오래 투병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만든 작품 ‘밀실’의 낡은 침대를 보고 눈물이 맺혔다. 정연두 작가가 종로에서 만난 노인들의 젊은 시절을 인터뷰한 비디오 작품도 인상적이었다. 노년, 부모, 시간을 돌아보게 하는 전시여서인지 가족 단위 관람객도 꽤 보였다.
포도뮤지엄이 8월 9일부터 새로운 전시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We, Such Fragile Beings)>을 개막한다. 국내외 작가 13인이 참여하며 설치, 회화, 조각, 영상,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간의 연약함과 찰나의 삶을 이야기한다.
작가의 면면이 화려하다. 제니 홀저(Jenny Holzer), 로버트 몽고메리(Robert Montgomery), 마르텐 바스(Maarten Baas), 모나 하툼(Mona Hatoum), 쇼 시부야(Sho Shibuya), 애나벨 다우(Annabel Daou), 라이자 루(Liza Lou), 수미 카나자와(Sumi Kanazawa), 송동(Song Dong), 사라 제(Sarah Sze), 부지현, 이완, 김한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