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여름답게 만드는, 장르별 콘텐츠 추천
푸릇푸릇하고 찬란하게. 이 무더위를 미화해줄 여름 컨텐츠의 정수를 장르별로 하나씩 추렸다. 이제 여름이 좋아질지도?!
여름에는 하드락도, 청량한 케이팝도, 인디 음악도 좋지만, 보사노바보다 잘 어우러지는 것도 없다. 브라질에서 시작되된 이 장르는 마치 여름의, 여름에 의한, 여름을 위한 음악. 여름이 왔다면, 보사노바를 틀자. 귀에서 들리는 시원한 여름의 선율, 들을 수 있을 때 들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보사노바의 아버지, 안토니오 조빔의 『Wave』 앨범은 날아갈 듯 가벼운 멜로디와 아름다운 포르투갈어의 소리로 새로운 여름의 감각을 열어줄 것이다.
빨간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는 여름, 보물 같은 공간과 사람을 발견하는 여름, 쉬지 않고 에어컨이 도는 도서관에서 책에 파묻혀 지내는 여름, 밤늦게까지 무언가에 골몰하다 책상에서 잠드는 여름. 그런 마법 같은 여름의 이미지를 잔뜩 심어주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숨은 보석 같은 영화. 애니메이션 그래픽과 더불어 소리와 분위기까지도 너무나도 완벽한 여름. 가장 더운 한여름을 놓치지 말고 보자. 귀를 기울이면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소리와 함께 나란히 성장하는 청춘의 이야기.
뜨거운 햇빛 아래 어떤 시차를 두고 일어나는 이해와 위로에 대해서.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수상한 이 영화는 딸이 아빠와 단 둘이 떠났던 20년전의 여행을 회상하는 이야기다. 잔잔한 여행의 추억, 둘만의 기억이 담긴 오래된 캠코더를 꺼내자 그 해 여름이 물결처럼 출렁이기 시작한다. 쨍한 햇빛이 남긴 그을림 같은 영화. 뜨거운 여름을 보내며 함께 이 영화의 햇빛에 그을려보자.
그 해 우리는, Our beloved summer. 고등학교를 다니던 한 여름, 함께 다큐멘터리를 찍고 풋풋한 사랑에 빠졌던 청춘이 10년이 흘러 다시 카메라 앞에서 만난다. 서랍 귀퉁이에 꼭꼭 숨겨두어 몰래 들여다보곤 했던 작고 소중한 기억의 조각들은 시간이 흐르면 잊혀질까, 깊어질까? 청춘의 여름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드라마. 최우식과 김다미의 케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를 것.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이 끝나고 전학온 학교에서 주인공 ‘소리’는 수신인 없는 편지와 마주친다. 편지를 찾아가는 찬란한 여름의 이야기. 긴장감이나 극적 요소가 높지 않게, 잔잔하지만 아름다운 수채화처럼 풀어진다. 청춘의 여름을 10화 분량의 웹툰, 혹은 한 권 분량의 단행본에서 아주 짙게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이 다정한 이야기는 진하디 진한, 무덥고 습한 여름 쨍한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되어줄 것. 웹툰 보러가기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며 응원의 말을 건네는 시집. 책을 열면 몇 문장으로는 감히 설명할 수 없는 빼곡한 밀도로 여름과 사랑, 미래, 꿈, 요괴, 나무와 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래도 살아있자고, “엉망진창이어도 꼭 살아있자”고 이야기해주는 이 책을 읽다보면, 조금은 쓸모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쓸 수 밖에 없는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자연 속에서 춤추고 상상하는 여름, 바닷가에서 읽는다면 더 없이 좋을 책이다.
읽어야만 알 수 있는 사강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내는 프랑스의 여름. 스스로 어른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자라는 중인 17살 소녀 세실의 마음 복잡한 여름휴가 이야기다. 자신의 오만함과 실수를, 그리고 그 끝에서 마주해야만 하는 슬픔을 바라보는 이야기. 모두가 그렇듯 세실도 그런 여름을 보내며 자란다. 다만 다른 점은, 오픈카를 타고 프랑스 남부와 파리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달린다는 것. 후텁지근한 이 여름, 프랑스 남부의 자유롭고 신선한 바람이 문장을 통해서 전해져온다.
“나는 어둠 속에서 아주 나직하게 오랫동안 그 이름을 부른다. 그러면 내 안에서 무엇인가가 솟아오른다. 나는 두 눈을 감은 채 이름을 불러 그것을 맞으며 인사를 건넨다. 슬픔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