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만에 다시 공개되는 ‘직지심체요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 부처와 고승들의 선의 요체에 대한 가르침 중 핵심만 담아 수록한 책으로 선의 교과서로도 불립니다.
직지심체요절은 1377년 고려 청주 흥덕사에서 고승이었던 백운 경한 스님이 쓴 책을 금속활자로 뜬 것입니다. 금속활자 인쇄술은 인쇄 기술의 수준을 한층 높이고, 문명의 발전을 재촉한 인류 역사상 획기적인 사건이었죠.
직지심체요절은 문헌에만 전해지던 여러 종의 고려 주자본 중 유일하게 전래되는 금속활자본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여겨지며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상하 2권으로 간행됐으나,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은 하권뿐입니다.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볼 수 없습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97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전시회 <동양의 보물>에 직지심체요절을 출품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그 후에는 아쉽게도 실물이 일반에 공개된 적은 없었죠.
하지만 올해 프랑스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직지심체요절을 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현지 시간으로 오는 4월 12일부터 7월 16일까지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을 주제로 한 전시에서직지심체요절을 공개합니다.
박물관 측은 전시 소개 글에서 “인쇄술의 발전 역사와 성공의 열쇠를 추적할 것”이라며 ‘금속활자로 인쇄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인 직지(한국, 1377년)’를 전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프랑스를 방문해야만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문화재청은 직지심체요절을 반환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영구 임대 방식 등을 제안했지만 아직 큰 진척은 없는 상황입니다. 훗날 우리나라에서 언제든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더없이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