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Апрель
2023

이병헌 감독 "결과나 평가에 관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부담스럽고 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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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감독

돈 대신 꿈을 꿉니다. 이병헌 감독의 드림스 컴 트루.

푸퍼 폴로 톱, 롤업 데님 팬츠, 시어링 디테일의 슬립온 로퍼, 모두 로에베. 블루 볼 캡은 에디터의 것.

베이지 코튼 코트, 코튼 재킷, 블랙 울 터틀넥, 모두 프라다. 블랙 비니는 에디터의 것.

아가일 체크 패턴의 레더 스웨터, 그레이 레더 톱, 모두 보테가 베네타.

GQ 고백합니다. 저는 저와 잘 맞는 사람을 알아볼 때 <멜로가 체질>에 대해 이야기하곤 해요. <멜로가 체질> 봤어? 좋아해?
BH 저도요.
GQ 시청률 1퍼센트에 속했다는 기묘한 연대감을 느낀달까.
BH 저도요.(웃음)
GQ 천만 관객과 1퍼센트라는 찐하고 섹시한 시청률의 소유자. <극한 직업>이 흥행했을 때 ‘마침내 <드림>을 찍을 수 있겠다’며 안도했다고 했죠.
BH <드림> 초고를 완성한 게 10년이 넘었어요. 그때와 달라진 점은 별로 없어요. 이야기와 뼈대는 그대로이고, 각색 수정을 서너 번 한 정도죠. 투자와 캐스팅 단계에서 자주 들은 요구는 있었어요. “홍대와 소민에 더 포커스를 맞춰야 캐스팅이 잘되지 않겠느냐.” 저는 그 요구만은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주제가 홈리스 월드컵이고, 팀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인데 누군가의 이야기가 구석으로 빠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GQ <나의 아저씨>를 인생작으로 꼽았는데, 곧장 아이유를 섭외했더라고요.
BH 사실 아이유 캐스팅에는 비화가 있어요. 원래 시나리오상의 소민은 아이유와 나이대가 맞지 않았어요. 먼저 캐스팅한 홍대(박서준)보다 나이가 많은 캐릭터였거든요. 게다가 이 영화는 멀티 캐스팅이라 섭외 당시에도 슈퍼스타였던 그가 이 정도 비중의 역할을 택할 리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당연히 제 리스트에는 없었죠. 그런데 캐스팅 회의하는 날, 리스트 최상단에 아이유 이름과 사진이 떡 있는 거예요. 제가 물었죠. “왜 여기에 아이유가 있을까?” 스태프가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하더라고요. “팬심에 사진이라도 올려보고 싶었습니다.” 웃기더라고요. “그렇지, 나도 아이유 팬이긴 하지… 그럼 미친 척하고 넣어봐. 하겠다고만 하면 시나리오 다 수정해줄게” 그랬죠.
GQ 결국 미친 척이 중요하군요.
BH 이 업계에서는 ‘미친 척’이라는 말을 많이 써요. 대개는 잘 안 먹히죠. 그런데 아이유를 떠올리고 보니 이 미친 척도 썩 나쁘지 않은 거예요. 당시 그는 영화 경험이 없었고, 전작이 어두운 역할이었으니 이번에는 밝고 가벼운 역할도 괜찮지 않을까? 일주일 후에 정말로 제가 시나리오 수정을 하고 있더라고요.
GQ 하겠다고 연락 받은 날 기억나요?
BH PD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아이유가 하겠답니다.” 덤덤하게 “그래? 그럼 시나리오 수정해야겠네” 하고 끊었죠. 그러곤 (주먹 쥐며) 아싸!
GQ 그동안의 작품을 보면서 대사 속도에 따라 말맛이 이렇게 달라지기도 한다는 걸 느꼈어요. 쓰면서 BPM을 정해두나요? 채찍질하듯 빨리, 더 빨리!
BH 아니요, 아니요. 종종 빠르게 해달라고 배우에게 부탁을 하는 편이긴 한데, 그렇다고 무조건 빨라야 하는 건 아니에요. 상황이나 감정에 따라 달라지죠. <멜로가 체질> 촬영 때 놀란 건, 저는 아무 디렉션도 주지 않았는데 배우들이 대사를 빨리 하더라고요. 제 작품이라서 그렇게 준비해온 것 같았어요. 어쩌면 대본 보며 그 느낌이 맞다고 느꼈을 수도 있고요. 내심 ‘이렇게까지 빨리 안 해도 되는데’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웃음) 그 톤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어요. 문제는 다른 데 있더라고요. 대사를 빨리 하니까 분량이 짧아지는 거예요. 매 회 5분, 10분씩 모자라서 촬영 중에 추가 대본을 쓰고 추가 촬영을 했어요.

베이지 재킷, 자크뮈스 at 지.스트리트 494 옴므. 하와이안 프린팅 셔츠, 보스. 메시 소재 화이트캡, 루드 at 지.스트리트 494 옴므. 펄 네크리스는 에디터의 것.

GQ 이번 <드림> 현장도 ‘역시나’던가요?
BH 나중에는 어쩌면 “좀 느리게 해주세요”가 디렉션이 될 것 같아요.(실소)
GQ 하고 싶은 이야기 덩어리들을 정해두고 쓰나요, 혹은 순서대로 쓰나요?
BH 이야기 순서대로 쓰는 편이에요. 할 이야기를 어느 정도 정해두기는 하지만 쓰다 보면 디벨롭이 되고 가꿔지는 과정에서 달라지죠. 저는 전날 70페이지까지 작업했으면 다음 날 1페이지부터 전부 읽어보고 71페이지를 쓰기 시작해요.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요. 자꾸 보니까 오타도 별로 없죠. 아하하. 글을 쓰면서는 꽤나 즉흥적인 면이 있어서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으면 저절로 써지는 것들이 있어요. ‘어? 이건 생각 못 했는데?’ 하는 사이 손이 쓰는 느낌이 있죠. 엉덩이 붙이고 키보드에 손을 올려놔 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어요.
GQ 멘토 특강에서 “나태한 예술가를 멋지다고 생각하지 말라” 했던 게 생각나네요.
BH 한때는 저도 늘 술과 담배에 취해 있고, 나른하고, 약간 나태해 보이는, 그러면서 어떤 예술 혼을 논하고, 갑자기 대단한 영감이 떠오른 듯 행동하는 전형적인 모습의 감독을 동경한 적이 있어요. 막상 감독이 되어 보니, 제가 대단히 예술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런 거 다 쓸모없더라고요. 나태함에 빠지기 쉬운 직업이니까, 젊은 그대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한 말이에요. 저는 다행히 일찍 깨달았어요.
GQ 그렇죠. 나무위키에 “소보다 열일하는 감독”으로 등재되어 있는 분이죠.
BH 글을 쓰기 시작한 뒤로는 늘 쓰고 있는 상태였어요. 그러다 몸이 많이 상했죠. ‘쉬엄쉬엄’이 게으른 말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건강하게 오래 하려면 꼭 필요한 거였어요. 진지하게 집에 있는 서재를 없애버릴까 고민 중이에요.
GQ 이토록 치열한데 정말 승부욕이 없다고 말할 수 있어요?
BH 어릴 때부터 ‘내 가족만 안 건드리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살았어요.(실소) ‘I’형이라서 그런가? 승부욕이 없어서 대단히 잘하는 운동도 없어요.
GQ 지금의 이병헌에 승부욕까지 추가 탑재되었다면?
BH 글쎄요. 파괴되지 않았을까요? 병들어서 아무것도 못 하고 병원에 누워 있을지도 몰라요.(웃음) 승부욕을 갖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 지금이 편해요.
GQ 흥행, 시청률 신경 쓰지 않고 작품을 만든다면 쓰는 작품이 달라질까요?
BH 진짜 내 맘대로만 하라고 한다면? 카메라를 고정해놓고 배우 앉혀두고 계속 말만 하게 할 거예요. 연극도 하고 싶어요. 사람 사는 이야기는 말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거든요. 특별한 동선도 액션도 없이, 모든 요소를 최소화해 단순하게. 그런데 이렇게 하면 투자가 안 되죠. 누가 이런 영화에 수십 억을…
GQ “힘들어, 안아줘.” <멜로가 체질>은 어쩌면 이 한마디를 쓰기 위해 쓴 드라마인 것 같다고, 스스로 위로받았다고 했죠. 쓴다는 건 감독에게 곧 위로인가요?
BH 첫 번째는 사실 개런티 때문이고요. 어허허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내가 위로받는다는 건 더할 나위 없죠. 그러니까 이 일을 좋아할 수밖에 없어요. 제가 쓴 걸 보며 사람들이 위로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재미있죠. <드림>에 “축구는 앞에 가는 사람 혼자 하나”라는 대사가 있어요. 제가 썼지만 좋아하는 대사예요. 쓴다는 것은 제게 일이자, 취미이자, 즐기면서 스스로 위로도 받죠. 그러니까 누가 날 굳이 불러 위로하지 않아도 돼요. 제발 혼자 두었으면 좋겠어요.
GQ 최근에 위로받은 순간 기억나요?
BH 닭살 돋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드림>이 개봉한다는 사실이 저는 위로예요, 정말로요. <극한 직업>이 잘되어서 모든 게 술술 풀릴 줄 알았지만 그렇지만은 않았어요. 그래서 결과나 평가에 관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부담스럽고 쫄려요. 그럼에도 끝낸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 때로 울컥울컥해요. 한편으로 빨리 치워버리고 싶은 이중적인 마음도 있고요. 얼마 전에 배우들 있는 단톡방에 이렇게 감상을 남겼어요. ‘지쁘다’. 지긋지긋한데 기쁘다고요.
GQ 개봉하면 감독 아닌 척하고 영화관 가서 보실 건가요?
BH 전에는 그럴 때도 있었죠. 정확히 기분이 좋고 싶을 땐 꽉 찬 상영관 가운데에 가고, 디테일하게 소수의 웃음소리를 듣고 싶을 땐 평일 오전 시간대에 갔어요. <바람 바람 바람>을 오전에 보러 갔다가 얼굴이 빨개져서 곤란해진 적도 있었죠. 아무도 안 웃어서요. 저어 쪽에서는 글글글 자는 소리도 들리고…
GQ 정말요? 제 주변에 <바람 바람 바람> 팬 굉장히 많은데요.
BH 특이한 분들이 모이셨네요. 사실은 저도 그 영화를 가장 좋아해요. 코미디 장르에 대한 박한 평가에 불만이 가득할 때 연출적으로 뭔가를 보여주고 싶어 만든 영화라, 모든 걸 제 손에 꽉 쥐고 다 하려다 정신적으로 몹시 힘들었죠.
GQ 그때도 이미 <드림>의 초고는 세상에 존재할 때였겠네요. 원래 ‘드림’ 하면 떠오르는 평소 이미지가 어땠어요?
BH 딱 꽂히는 하나의 이미지는 없었어요. 너무 흔한 말이잖아요. 아메리칸 드림, 서울 드림, 또 뭐 있지… SES의 ‘Dreams Come True’?
GQ 전작이 단박에 꽂히는 제목이었던 데 비해 <드림>은 어쩐지 밋밋하긴 했어요.
BH 원래는 제목이 없어서 투자사에서 가제로 써둔 거였어요. 저는 단순하고 단조롭고, 너무 착한 말 같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죠. “어차피 바꿀 거니까 마음대로 하세요” 하고 두었는데 박서준, 아이유가 캐스팅되면서 영화 노출이 많이 되었어요. 이제는 바꾸려야 바꿀 수도 없게 된 거죠.(웃음) 더 정확히는 끝까지 더 좋은 제목이 나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묘해요. 몇 년째 ‘드림’이란 말을 보고 있으니까 편하고 좋아지더라고요. 그 말처럼 착한 영화이기도 하고요.
GQ 착한 영화요?
BH 홈리스 이야기를 하면서 영화적으로 기교를 부릴 게 뭐가 있겠어요. 꾸며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고요. 플롯도 단순하고, 어찌 보면 전형적인 영화예요. 정공법, 기본. 저는 그걸 지키고 싶었어요. 익숙하다는 건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이고, 많이 사용되었다는 건 그만큼 재미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익숙한 걸 더 재밌게 만들자. 그뿐이었어요. 그 마음을 지키며 만들려고 했어요. 우리 영화가 아주 잘돼서 ‘드림’이란 흔하디 흔한 말이 특별한 단어가 된다면 좋겠어요. 그런데 무슨 얘기하다 여기까지 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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