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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애스터 감독의 지독한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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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소마>와 최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의 감독인 아리 애스터의 세계관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끈끈하다 못해 끔찍한 가족의 굴레와 남성성에 대한 우스꽝스러운 탐구. 난이도별 아리 애스터 영화 정복법.

Lv. 1 나름 코미디물 <거북이의 머리(The Turtle’s Head)> 

주인공은 시도때도 없이 여자만 밝히는 지긋한 나이의 탐정. 후쿠시마 방류로 인해 캘리포니아 해안의 어류들에게서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다는 기사를 쓰던 기자가 의문의 사고로 죽고, 그의 아내가 사건을 의뢰한다. 탐정은 이 중대한 사건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남편을 잃은 여자를 탐할 기회만을 노린다. 그러다 갑자기 그의 성기가 급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한다. 줄어드는 성기와 함께 그의 자신감도 쪼그라들지만 애를 써도 막을 수가 없다.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아리 애스터가 그 유명한 ‘내가 고자라니’ 짤을 보고 만든 게 아닐까 의심이 드는 단편영화. 

Lv. 2 어이없는 성인 개그물 <TDF Really Works> 

<거북이의 머리>를 보고 웃었다면 이 2분 40초짜리 단편영화도 시도해 보시라. ‘똑똑 Knock knock’, ‘누구세요? Who’s there?’로 시작해 방귀를 시원하게 뀌는 것으로 답하는 개그 문법은 진부하다. 하지만 애스터의 개그 감각은 전혀 진부하지 않다. 신박하다고 항상 웃긴 건 아니지만 말이다. TDF의 약자는 Tino’s Dick Fart. 방귀를 뀔 거라고 생각해보지도 못한 곳에서 방귀가 나온다. 아리 애스터가 직접 연기도 한다.

Lv. 3 웰메이드 무성영화 <뮌하우젠(MUNCHAUSEN)> 

아리 애스터가 천착하고 있는 가족과 모성의 문제가 잘 드러나는 단편영화. 이 영화의 존재를 안다면 <보 이즈 어프레이드>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대학 기숙사로 떠나기까지 며칠 남지 않은 아들과 엄마의 이야기로, 아들을 평생 자신의 둥지 안에 품고 싶어하는 엄마의 집착을 그려내고 있다. 대사가 없는 무성영화이지만 영상 연출과 배우들의 표정 연기만으로 스토리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영화가 끝이 나면 영화 제목이 가진 이중성을 곱씹게 된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실제로 앓는 병이 없음에도 아프다고 거짓말을 일삼아 타인의 관심을 끄는 정신 질환을 의미한다.) 

Lv. 4 충격적인 설정 <The Strange Thing About the Johnsons>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매운맛이 시작된다. 가족 내의 폭력을 다룰 때에도 아리 애스터는 평범한 방식을 택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접한 구도를 뒤틀어 설정 자체만으로 충격을 준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아버지를 성적 대상으로 바라본 존슨즈 집안의 아들 ‘아제아’는 자신의 결혼식날까지도 아버지에게 성폭력을 가한다. 작가인 아버지는 자서전을 써 그간의 일을 고발하려 하지만 아들의 가스라이팅과 아내의 방관으로 가로막힌다. 가해자 아들, 피해자 아버지, 방관자 아내라는 새로운 구도를 통해, 화목한 가족사진 아래에 숨겨진 끔찍한 가정폭력과 성폭력의 존재를 드러내는 영화이다.

Lv. 5 심장을 조여 오는 공포 <유전(Hereditary)>

아리 애스터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첫 장편 영화이자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21세기 최고의 공포 영화로 선정한 오컬트 영화.  점프 스케어로 갑자기 관객을 놀래키는 공포 영화의 문법에서 벗어나 특유의 음산함으로 서서히 심장을 죄는 끈덕진 공포를 자아낸다. 미니어쳐 조형사인 ‘애니’의 엄마인 ‘엘렌’이 죽은 뒤, ‘애니’의 남편인 ‘스티브’, 아들 ‘피터’와 딸 ‘찰리’에게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진다. 가족 안에서 대물림되는 악마성을 소재로 다루며 인간의 노력으로 벗어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운명의 공포를 보여 준다. 번역가 황석희가 고양이와 데드풀 사진으로 결계를 치고 작업을 했을 만큼 살 떨리게 무섭다.

휴식타임. 고어 힐링물 <미드소마(Midsommar)>

마지막 관문으로 가기 전에 <미드소마>로 나름의 휴식을 취해 보자. 민속과 지역 전통문화를 광신적으로 믿는 컬트 집단을 소재로 하는 포크 호러 영화이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빠진 ‘대니’가 애인을 비롯한 친구들과 함께 하지 축제가 열리는 스웨덴의 ‘호르가’ 마을에 방문해 겪는 불가해한 사건을 다룬다. 해가 지지 않는 스웨덴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대낮의 공포’로 잘 알려져 있다. 아리 애스터가 애인과 헤어진 후 각본을 썼다고 한다. 결말은 관객에 따라 자기 전에 생각나는 호러가 될 수도 있고 뜻밖의 힐링물이 될 수도 있다. 

최종보스 | <보 이즈 어프레이드(Beau is Afraid)>

아리 애스터가 펼쳐 보인 맵의 가장 끝 쪽에는 보가 덜덜 떨며 기다리고 있다. 단편영화 ‘Beau’에서 발전시킨 그의 세 번째 장편영화로 아리 애스터 세계관의 총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벗어날 수 없는 모성의 견고한 울타리와 프로이트도 울고갈 남근에 대한 지독한 농담, 그리고 ‘유전’과 ‘미드소마’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머리를 파괴하는 호러가 등장한다. 절대 다음 장면을 예측할 수 없지만 스토리라인은 간단하다. 주인공 ‘보’가 어머니를 만나러 가는 길에 겪는 초현실적인 사건들의 연속이다. 확실히 전작들보다 무섭지는 않지만 ‘이해할 수 없음’에서 오는 공포가 있다.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 ‘보’가 겪는 공포와 혼돈을 따라갈 때 제대로 볼 수 있는 영화이다. 나중에 퍼즐이 끼워 맞춰지면 초현실에서 익숙한 현실을 발견하는 섬뜩함이 따라 붙는다. 비정상적인 가족과 인생처럼 보이지만 ‘보’가 가지고 있는 죽음과 인생에 대한 두려움은 낯설지 않다.

애스터가 ‘악몽 코미디’ 장르라고 명명한 만큼 어이없게 웃긴 장면들도 있다. 애스터 식의 <트루먼 쇼>라고나 할까. 영화에서 ‘로저’ 역을 맡은 배우 네이선 레인은  “유대인 버전의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라고 칭하기도 했다.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올해 가장 강렬한 영화적 체험을 줄 수 있는 영화임에는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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