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만 경험하는 런던 웰니스 클리닉 체험기

잡지에서 볼 법한 고급 주택을 닮은 외관. 낮은 테이블 위에 두툼한 하드커버 책들이 쌓여 있고, 구석구석 푸른 식물이 무성하며 공간 전체에 고요한 평온함이 감도는 이곳은 바로 상위 1%의 재력을 지닌 이들이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찾는 솔리스(Solice) 클리닉입니다.

“저에게 건강이란 리듬, 휴식, 그리고 정직함에 달려 있어요.” 정형외과 의사이자 솔리스 창립자인 리자 오사기 클루어드 박사(Dr. Liza Osagie-Clouard). 대부분의 사람에겐 식단, 수면 및 감정 조절이 건강관리에서 마치 ‘나중에 해도 되는 일’처럼 밀려나기 쉽지만, 그녀에게는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래서인지 작년에 문을 연 이후 수많은 셀럽을 비롯해 영국의 상위 1%의 재력가들이 솔리스에 주목하는 걸까요? 이들이 왜 이렇게 큰 관심을 보이는 지 궁금해서 저도 한번 경험해봤습니다. 다소 얄팍한 동기일 수 있지만, 솔리스에서의 경험은 결코 얄팍하지 않았습니다.

솔리스의 건강 최적화 프로그램(Optimise Health Assessment Program)은 뇌와 신체, 숙면, 회복에 초점을 맞춘 5일간의 종합 케어 프로토콜입니다. 혈액검사를 시작으로 체감 치료(소매틱 테라피), 그리고 림프 배액 요법 등 다양한 케어가 동반됩니다.

뇌(Brain)

첫 단계는 인지 기능, 정신 건강, 혈액검사, 그리고 전반적인 병력을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보통 간단하게 끝나는 상담과 달리 이 단계는 저의 호르몬 상태부터 부모님과의 관계까지 다채롭게 다루었어요. 이렇게 깊은 경청을 받는 경험은 낯설지만 신선했습니다. 저는 그녀의 표정을 읽으려 애쓰며 물었어요. 모든 상담이 이렇게 깊은 대화로 이루어지는지 말이에요. “건강은 여러 층위로 이루어져 있어요. 15분짜리 진료로는 뉘앙스나 맥락, 원인을 다 파악하기 힘들잖아요.” 상담이 끝날 무렵, 저는 약간 긴장된 마음으로 앞으로 이어질 일정을 기다렸어요. 솔리스에서 제 아우라(Oura) 링을 통해 수면, 활동, 심박수를 매일 추적할 예정이라고 했거든요.

신체(Body)

오사기 클루어드 박사가 특히 강조한 점은 바로 신경계가 건강의 관문이라는 것이었어요. “신경계가 조절되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생존 모드’에 머물게 돼요. 그러면 소화나 수면, 인지, 면역 모두에 악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제 건강 평가의 일부는 호흡법과 체감(소매틱) 접근을 통한 감정 조절 훈련이었습니다.

호흡법(Breathwork)

솔리스의 치료 책임자인 롭 레아(Rob Rea) 코치는 작은 스피커와 팔로산토(향나무 일종)만 담은 배낭을 들고 나타났어요. “호흡법은 위기 상황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도구예요. 호흡과 연결되면 현재의 순간에 머물 수 있어요.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과거의 후회에 빠져 있지 않게 되죠.” 그의 설명과 함께 음악이 흘러나왔고, 그가 알려주는 호흡 패턴을 따라 하면서 나 자신과의 대화를 나누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데 오롯이 집중한 거예요. 이 경험을 마치고부터 저는 평소보다 잠에 드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죠. 그리고 머릿속이 맑아졌습니다. 그리고 한 달 가까이 매일 아침저녁으로 호흡 패턴을 익혔어요. 마치 감정 회복력이라는 벽에 벽돌을 하나 쌓은 듯 뿌듯한 기분이었어요.

체감 치료(Somatic Therapy)

“신경계를 치유의 핵심으로 보는 몸 중심의 접근 방식이에요.” 심리학자이자 체감 치료(Somatic Therapy) 전문가인 에일리 졸리(Ailey Jolie)의 리드 아래 진행된 체감 치료. 저는 생각을 멈출 수 없고, 할 일 목록을 계속해서 만드는 등 뭔가를 하는 행위를 멈출 수 없다는 저만의 고민을 털어놨어요. “긴박감은 트라우마 반응이에요. 멈출 수 없다는 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거나 멈추면 다시 시작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에 의한 반응이죠.” 그녀는 몸이 초당 수백만 비트의 정보를 처리하지만 의식에 닿는 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트라우마는 기억뿐 아니라 몸에도 저장된다는 거죠. 1시간 동안 진행된 체감 치료에서는 배 속이 내려앉는 감각, 숨이 가빠지는 순간, 눈물이 해방인지 슬픔인지 구분하는 법,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은 충동이나 땅에 눌려 있는 듯한 무거움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세심하게 살피는 데 집중했어요. 이것들이 바로 신경계가 보내는 신호를 포착하는 거죠.

회복(Recovery)

여러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감정적으로 꽤 소진된 상태였어요.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대조 요법(Contrast Therapy)을 하러 메릴본(Marylebone)의 리베이스(Rebase)로 향했습니다. 여기에는 서로 다른 온도의 냉탕 2개와 한두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소형 사우나 캡슐이 있었어요. 이를 통해 차가움과 뜨거움을 번갈아 경험하는 거예요. 신경과학자 앤드루 후버먼 박사(Dr. Andrew Huberman)는 냉탕이 뇌와 몸의 신경화학 상태를 변화시켜 활동 효과를 높이고, 염증 완화, 우울증, 수면, 대사, 면역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예상보다 오래 냉탕에서 버텼는데, 욕조에서 나온 뒤에는 근육이 따뜻해지면서 황홀감 같은 기분이 몰려왔어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한 해방감이었죠.

드디어 마지막 날, 다시 오사기 클루어드 박사를 만나 혈액검사 결과를 들을 수 있었어요. 비타민 D가 부족하고 간 건강과 호르몬 균형을 좀 더 챙겨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어요. 이 치료를 통해 정신적으로 큰 변화를 느꼈어요. 머릿속이 맑아졌고 호흡법이나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는 법, 집에서 냉온수 샤워할 때 필요한 작은 실천 도구까지 얻었죠. 이곳을 찾는 셀럽과 재력가가 공유하는 비법을 저도 느낀 걸까요? 이곳에서의 경험은 정말 새로웠고, 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호사스러운 시간이었어요. 이런 기분이 여러분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것은 신경계에서 시작된다는 것, 여러분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