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 노화 안녕! Z세대가 선택한 저비용·고효율 단식법!
접시에 담긴 파스타,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와인.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열기는 우리를 쉽게 잠들지 못하게 합니다. 늦여름, 야외에서 즐기는 저녁 식사만큼 로맨틱한 것이 있을까요? 하지만 새벽 3시에 찾아오는 소화불량은 확실히 낭만과 거리가 멉니다.
요즘은 늦은 저녁 식사가 더 이상 핫하지 않습니다. 온라인 식당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OpenTable)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오후 6시 예약이 크게 증가했으며, 런던의 경우 그 비율이 무려 11%나 높아졌습니다. 오후 5시처럼 더 이른 시간 예약도 10%나 증가했죠. 2024년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이러한 ‘저녁 일찍 먹기’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가 바로 Z세대임을 밝혔습니다. 영국 기반의 호텔·레스토랑 관련 테크 기업 조널(Zonal)이 조사한 결과 평균 저녁 식사 시간이 오후 6시 12분으로 나타났으며, 이 역시 젊은 세대의 영향이라고 설명합니다. 2024년 글로벌 리뷰 플랫폼인 옐프(Yelp) 데이터를 보면 미국 전역에서도 젊은 세대가 ‘얼리 디너족(Early-Bird Diners)’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저녁 식사 시간이 앞당겨진 이유는 업무 일정, 이동 시간, 사회적 일정 등 다양하지만, 웰니스 관점에서 바라보면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호스피탈리티 분석 기관 루미나 인텔리전스의 인사이트 전문가 린다 헤이든(Linda Haden)은 <더 타임스(The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즘 외식은 건강이나 자기 관리 같은 개인적 목표를 유지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그래서 칵테일 대신 스무디가 더 자주 등장하죠.”
<보그> 에디터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저녁 식사 시간을 물어봤더니, 한 에디터는 5시 30분이 꿈의 디너 타임이라며, “정말 이른 시간에 저녁을 먹거나, 아예 식사를 건너뛰면 심박수와 수면의 질이 훨씬 좋아지거든요”라고 말합니다.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치면 집에서 여유롭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스킨케어 루틴도 챙기고, 다음 날 아침 운동 수업도 빠지지 않고 참석할 수 있죠. 이러한 습관은 간헐적 단식, 그중에서 12:12 방식(하루 중 12시간은 식사를 하고, 12시간은 단식을 하는 방법)과 유사합니다.
의학 박사인 조셉 안툰(Joseph Antoun)에 따르면, Z세대는 헬스 리터러시(Health Literacy,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분별하는 능력)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라는 두 축을 기반으로 더 일찍 먹고, 더 짧게 먹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세대는 SNS를 통해 생체리듬, 장 건강, 에너지 대사 같은 개념을 접하며 자랐어요. 늦은 밤 식사는 소화를 방해하고, 혈당을 급증시키며, 수면의 질을 낮추고, 호르몬 균형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그는 또한 팬데믹 이후 확산된 원격·하이브리드 근무 때문에 이들이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더 빨라졌다고 이야기합니다. 덕분에 몸의 대사 작용이 가장 활발한 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죠.
안툰 박사에 따르면 ‘이른 저녁 식사’는 장수 식단(Longevity Diet)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이는 생물학자 발터 롱고(Valter Longo)의 수십 년 연구를 바탕으로 만든 식이법으로, 세계에서 가장 건강하고 오래 사는 집단의 식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한 결과인데요. 이 식단은 채소를 중심으로 한 식물성 식단과 건강한 지방, 당분을 줄이고 단백질은 과하지 않게 섭취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그리고 가장 핵심적인 원칙은 이른 시간대에 식사를 하는 것이죠.
Z세대가 저녁 식사를 더 이른 시간에 하게 된 데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이들 세대에서 ‘단백질 중심 식사’가 큰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틱톡에서는 코티지 치즈를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와 꿀팁이 넘쳐나고, 마트에서는 거의 모든 제품이 ‘단백질 강화’ 버전으로 진열되어 있을 정도죠. 물론 단백질 섭취에는 정해진 답이 없지만, ‘얼마나 먹느냐’만큼 ‘언제 먹느냐’도 중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 몸은 아침부터 이른 저녁까지 소화효소와 인슐린 민감성, 영양 흡수 능력이 최고조에 이릅니다. 너무 늦은 시간 단백질을 섭취할 경우 소화에 부담이 되고, 혈당과 인슐린이 급등하죠. 그뿐만 아니라 mTOR(엠토르, 단백질 인산화효소)나 IGF-1(Insulin-like Growth Factor-1,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1) 같은 세포 성장과 관련된 신호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노화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노화 속도를 늦추고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해 단백질 섭취 시간까지 신경 쓰고 있습니다. 안툰 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균형 잡힌 식단, 채소 기반의 식물성 식사, 그리고 단백질이 적절하게 포함된 저녁 식사는 근육 회복과 유지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노화 속도도 조절할 수 있어요. 여기에 더해 생체리듬에 맞춰 이른 시간에 저녁 식사를 한다면 단순하지만 효과 큰 장수 습관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이른 저녁 식사’ 시간은 언제일까요? 오후 5시 30분에 시작해 7시 전에 식사를 마치는 것이 적당합니다. 잠자기 3~4시간 전에 먹는 것이 좋죠. 그래야 음식이 완전히 소화되고, 몸의 세포 재생 작용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아침 식사는 기상 후 1~2시간 이내에, 점심은 하루 중간쯤에 먹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이건 쉽게 말하면, 하루 중 몸이 영양을 가장 잘 흡수할 수 있을 때 먹는 방식이에요. 밤에는 소화보다 휴식에 집중해야 하거든요.”
식사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의 노화 방지 전략입니다. 더 일찍, 더 건강한 식단으로 균형 있게 먹는 것이 100세 시대를 위한 전략입니다. 실제로 Z세대는 술과 담배를 덜하고, 운동을 더 많이 합니다. 식습관까지 바뀌었으니 이전 세대보다 더 오래 살 겁니다. Z세대 다음 세대인 알파 세대도 마찬가지고요. 안툰 박사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Z세대는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기간인 건강 수명이 전체 수명과 거의 일치하는 첫 세대가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