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그’ 에디터 6인이 가을을 위해 아껴둔 런웨이 룩
가을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단지 지금 날씨가 견디기 어려울 만큼 더워서는 아닙니다. 몇 달 전 구매했지만, 아직 개시조차 하지 못한 가을옷들이 쌓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죠. 저는 이번 가을에 패턴과 소재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생각입니다. 아가일 패턴 양말, 악어가죽처럼 보이도록 가공한 레더 재킷, 그리고 하운즈투스 팬츠 등 다양한 아이템이 옷장 속에서 출격 명령이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죠.
가을이 기다려지는 건 저(그리고 제 옷들)뿐만이 아닌가 봅니다. 영국 <보그> 에디터들은 2025 가을/겨울 컬렉션이 끝난 즉시, 그러니까 지난 3월부터 올가을 스타일링을 구상하기 시작했더군요. 영국 <보그> 에디터 6인이 각자의 취향을 가득 담아 선정한, 올가을 따라 해보고 싶은 런웨이 룩 여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럭셔리 트랙 수트
평소 웨일스 보너의 트랙 재킷과 팬츠를 즐겨 입습니다. 블레이저나 수트 팬츠를 연상시키는 깔끔한 실루엣 덕분에 출근 룩으로도 적합하거든요. 너무 후줄근한 느낌이 들면 안 되니, 주얼리나 발레 플랫을 활용해 약간의 격식을 갖추곤 합니다. 지금 눈독 들이고 있는 아이템은 크로셰 모자입니다. 런던의 신예 디자이너, 자와라 알레인(Jawara Alleyne)의 모자를 장바구니에 담아뒀죠. 미우미우의 컬렉션 룩처럼, 트랙 수트에 니트 모자를 매치해볼 생각입니다. – 앨리스 캐리(Alice Cary, Senior Shopping Writer)
프로포션 플레이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저는 평소 코치의 쇼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25 가을/겨울 컬렉션은 긍정적인 의미에서 정말 놀라웠죠. 특히 크롭트 재킷과 XXL 사이즈 데님의 조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길들여지고 해체된 럭셔리’라는, 미국 <보그>의 마크 홀게이트가 남긴 한 줄 평 그대로였죠. 타이트한 니트와 길쭉한 가죽 벨트까지, 코치 컬렉션 속 여러 디테일을 참고해 올가을에는 더욱 다채로운 스타일링을 완성해볼 예정입니다. – 조이 몽고메리(Joy Montgomery, Shopping Editor)
타탄 레이어링
업사이클링을 기반으로 하는 스톡홀름 출신 브랜드, 레이브 리뷰는 꾸준히 타탄 아이템을 선보여왔습니다. 2025 가을/겨울 컬렉션에도 어김없었죠. 타탄 패턴을 적용한 수많은 아이템 중, 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후드가 달린 타탄 드레스에 레더 코트를 걸친 룩이었습니다. 부츠를 활용해 방한을 확실히 챙겼다는 점도 인상적이었고요! 늦가을이 시작되면 제가 시도해볼 룩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 에밀리 찬(Emily Chan, Senior Sustainability Editor & Acting Executive Fashion News and Features Editor)
레이어링 레슨
레이어드 스타일링이 돋보였던 미우미우의 32번 룩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군요. 무엇보다도 선글라스나 치마 등 여름 내내 입었던 아이템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효율적입니다. 미우미우의 룩처럼 니하이 삭스를 신고, 집업 재킷과 스웨이드 재킷까지 껴입는다면 추위 걱정은 확실히 덜 수 있겠죠? – 로사 웨이트(Rosa Weait, Fashion Assistant)
포토벨로 보호
1년 넘도록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지만, 보헤미안 스타일은 절대 제 취향이 아닙니다. 영국적이고 귀족적인 분위기에서 영감받아 완성됐기 때문일까요? 끌로에의 2025 가을/겨울 컬렉션은 뭔가 달랐습니다. 쇼에 등장한 슬립 드레스와 나이트 가운은 런던의 전설적인 빈티지 시장, 포토벨로 로드 마켓(Portobello Vintage Market)에서 공수해 온 것만 같았죠. 오버사이즈 코트와 레더 재킷, 그리고 화려한 네크리스 역시 매력적이었습니다. 다가올 12월, 런던의 펍에서 열리는 파티에 ‘끌로에 스타일’로 차려 입고 갈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 벌써 기대가 되는군요. – 엠마 스페딩(Emma Spedding, Contributing Editor)
컬러 블로킹
올가을, 제 영감의 원천은 마르니입니다. 다양한 질감과 컬러를 섞어 세련된 룩을 완성하는 프란체스코 리소의 센스에 깊은 인상을 받았거든요. 특히 아우터와 이너의 명도를 달리하고, 치마의 컬러로 포인트를 더한 룩이 기억에 남습니다. – 루이스 아데오슌(Lois Adeoshun, Fashion Assist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