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M이 꿈꾸는 원더랜드
지금 서울 청담 MCM 하우스에서는 일본 아트토이 기업 메디콤토이(MEDICOM TOY)와 함께하는 <BE@RBRICK in MCM Wonderland> 전시가 한창이다. 이번 전시는 9월 30일까지 이어지며, 관람객들에게 패션과 예술이 어우러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MCM의 CBO, 디르크 쇤베르거(Dirk Schönberger)를 만나 MCM의 미래, 영감의 원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와 흥미로운 대화를 나눈 후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번이 MCM과 BE@RBRICK의 다섯 번째 협업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번 협업이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 시작했을 때는 매우 단순했어요. 저희의 아이코닉한 비세토스 패턴과 꼬냑 컬러를 그대로 사용했죠. 이번에는 일본 아티스트의 장인 정신을 보다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통해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전통적인 수공예 기술과 아티스트의 독보적 스타일이 결합해 생동감 있고 재미있는 작품이 탄생한 것 같습니다. 이번 협업은 시대를 초월해 서로 다른 생경한 존재가 만나 전혀 새로운 신선함을 안겨줬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번 전시 <BE@RBRICK in MCM Wonderland>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원더랜드(Wonderland)는 깊고 내밀한 감정적 경험이 가능한 공간을 의미합니다. 저희는 방문객에게 그런 감정적 자극을 주고 싶었어요. 꽃으로 가득한 이 방에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건 아주 초현실적이면서도 행복한 감각입니다. 바로 그것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감각에 놀라고, 그 경이와 신비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길 원합니다.
MCM은 항상 글로벌하고 창의적인 디자인 접근을 강조해왔습니다. 현재 브랜드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정체성의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MCM은 늘 다음 단계를 준비합니다. 2026년은 브랜드가 탄생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예요. 그래서 지금 저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헤리티지입니다. 브랜드가 쌓아온 토대인 동시에 미래로의 확장을 위한 발판이니까요. 이번 전시는 특별한 내년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9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2026 S/S 컬렉션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50주년의 첫 번째 컬렉션인 셈이죠. 내년은 저희의 헤리티지를 보다 뚜렷하게 전달할 다양한 협업으로 채워질 겁니다. 혁신적인 소재와 새로운 디자인을 매개로 헤리티지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해 미래로 연결하고 싶어요.
오늘날 럭셔리 시장에서 밀레니얼과 Z세대의 연결은 필수적이죠. 메타버스나 AI 같은 새로운 표현 방식은 MCM의 브랜드 비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요?
저희는 이미 AI를 실험하고, 메타버스에도 진출했습니다. AI 기반의 K-pop 가상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와의 협업도 그중 하나입니다. 가상 공간은 젊은 소비자와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할 기회를 줍니다. 기성세대에게는 덜 매력적일 수 있지만 젊은 층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유희적인 방식이죠. 그래서 저희는 AI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 중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풍부한 ‘상호작용’입니다. 저희는 고객과의 협업 자체가 하나의 대화라고 생각해요. 이번 전시처럼요. 젊은 고객이 브랜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깊은 감정적 경험까지 하게 되죠. 이곳 5층에서는 전시와 관련해 여러 장인이 직접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장인 정신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것만으로 젊은 소비자에게는 창작에 대한 영감을 불어넣는다고 확신합니다.
젊은 세대와 예술 세계를 잇는 다리로서, 브랜드의 문화적 책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말씀하신 다리와 같은 역할은 교육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에게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아티스트에게는 더 넓은 세상으로 가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죠. 협업을 통해 소비자는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브랜드도 다른 시각을 통해 바라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브랜드 또한 소비자를 새롭게 알아가게 되죠. 차원이 다른 세계의 교차와 만남은 이전까지 알지 못했던 것에 대한 배움의 기회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CBO로서, MCM의 정체성과 본인의 철학은 어떻게 맞물린다고 보시나요?
그동안 저는 정말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브랜드를 직접 만들기도 했고, 아디다스에서 디자이너로 일할 때는 가구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죠. 저는 매사에 호기심이 많습니다.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요. 이는 MCM이 추구하는 바이기도 해요. MCM이 백팩을 처음 만들었을 때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죠. ‘충격적’이라는 반응도 있었어요. 스포츠웨어에 가까운 아이템을 럭셔리 세계에 접목했으니까요. 무한한 호기심, 그리고 기대를 깨뜨려 세계를 확장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저와 MCM이 닮은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한 패션 브랜드를 넘어서는 길을 모색해온 MCM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문화 예술적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인가요?
50주년을 맞이하는 2026년에 정말 많은 프로젝트를 펼칠 계획입니다. 여기서 모든 걸 말씀드릴 수는 없고요. 현재 놀라운 음악계 인재들과 협업하고 있고, 독일의 상징적인 산업디자이너, 그리고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도 진행 중입니다. 또 스포츠 분야로의 확장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지금은 웰빙이 정말 중요한 주제잖아요. 지금 사람들은 MCM 하면 바로 스포츠를 연상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걸 깨어줄 작업도 준비 중이에요.
마지막으로 패션과 예술의 관계를 어떻게 보시나요?
패션과 예술은 끊임없이 대화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디자이너로서 항상 예술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예술가의 영감은 어디에서 오는지 늘 궁금했고, 항상 배우려 했으며, 꾸준히 연구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예를 들어, 앤디 워홀의 기법이나 시각적 언어를 디자인에 적용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디어 자체에 집중하고 그 영감의 근원을 이해하려는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패션으로 재해석합니다. 계속 대화를 시도하는 거예요. 예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술가도 패션 브랜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끊임없이 대화하며 발전해온 이 관계를 아마 이번 전시에서 느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