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2023 슈즈 트렌드

올해는 발끝에 정을 주고 싶어집니다. 깜짝 선물처럼 설레는 슈즈 트렌드가 찾아왔거든요!

2023 F/W 컬렉션은 클래식의 향연이었습니다. 슈즈도 마찬가지였죠. 이 정도면 무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날카롭고 뾰족한, 정석적인 디자인의 펌프스가 대세를 이루었습니다. 심지어 부츠마저 실루엣에 영향 하나 끼치지 않는 타이트한 삭스 부츠 스타일이 대부분이었는데요.

하지만 섭섭해하지 마세요. 경직된 분위기를 사랑스럽게 풀어준 신발이 있었으니까요. 발끝을 내려다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는 리본 슈즈가 그 주인공! 지난 몇 시즌 동안 런웨이 곳곳을 장식한 리본이 모두 발끝으로 옮겨간 듯했죠.

지난 2022 F/W 컬렉션에서 발목에 선물 포장 버금가는 커다란 리본 장식을 매단 로에베! 이번엔 앞코로 위치를 옮겼습니다. 눈치껏 작아진 사이즈에 벨벳 소재로 훨씬 더 따스한 기운을 자아냈죠.

연속으로 선보인 건 샤넬도 마찬가지입니다. 2023 S/S 컬렉션에서 귀여운 망사 리본을 단 메리 제인 슈즈로 한 차례 시선을 끈 적이 있거든요. 이번 컬렉션에서는 리본에 쇼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동백꽃 장식을 더했습니다. 덕분에 무드가 한층 더 성숙하고 로맨틱해졌죠.

간호사, 군인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으로 끝나지 않은 전쟁을 상기시킨 프라다의 컬렉션. 그중 종이로 리본을 곱게 접어 세운 듯 기하학적인 형태의 플랫 슈즈는 이번 시즌 뜨거운 주목을 받은 슈즈 중 하나였죠. 3D 플라워 장식을 추가해 긴장될 정도로 날카로운 실루엣을 한층 누그러뜨렸습니다.

클래식한 요소와 현대적인 재해석이 잘 버무려진 발망의 컬렉션 속에서 개성을 드러낸 리본 장식! 베이식한 펌프스에 정직하게 단 하얀 리본은 꾸밈 없이 순수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슬리퍼부터 플랫폼까지, 스타일을 가리지 않고 달린 커다란 리본 장식은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죠.

미우미우, 지암바티스타 발리, 구찌 등 앙증맞은 미니어처 리본으로 새침한 매력을 담은 브랜드도 많았습니다. 넥타이를 전면에 내세웠던 발렌티노는 앞코 대신 발등에 리본을 달아 엄숙하면서도 관능적인 무드를 자아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