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Апрель
2023

카이저 칼: 펜디 그 자체, 칼 라거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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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멧 갈라의 테마는 ‘칼 라거펠트: 라인 오브 뷰티(Karl Lagerfeld: A Line of Beauty)’입니다. 패션 역사상 최고의 디자이너로 칭송받는 그를 추억하기 위함이죠. 칼은 60년이 넘도록 패션계의 왕으로 군림했지만, 오직 5개 브랜드만을 위해 디자인했는데요. 장 파투, 끌로에, 펜디, 샤넬 그리고 동명의 브랜드 칼 라거펠트가 바로 그것입니다. 패션계의 카이저, 칼을 그리워하며 그가 각 브랜드에 남긴 유산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그 두 번째 브랜드는 펜디입니다.

Getty Images

1925년에 펜디를 창립한 에두아르도와 아델 펜디 부부는 1964년, 그 유명한 ‘펜디 다섯 자매’인 파올라, 안나, 프랑카, 카를라 그리고 알다에게 경영권을 물려줍니다. 지금은 안나의 딸인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와 실비아의 딸인 델피나 펜디가 하우스를 이끌어가며 이탈리아 브랜드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패밀리 비즈니스’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죠. 펜디가 자랑하는 98년의 역사 중 칼 라거펠트는 54년을 브랜드와 함께했습니다. 1965년, 펜디 다섯 자매가 그를 모피 부문 디렉터로 임명한 이후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펜디를 이끌었죠. ‘펜디’ 하면 생각나는 모든 이미지와 수식어에 칼의 숨결이 깃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Getty Images

지금도 펜디를 상징하는 요소 중 하나인 아이코닉한 ‘더블 F’ 로고 역시 칼 라거펠트의 작품입니다. 그가 펜디에 부임하자마자 처음으로 한 일 중 하나가 하우스에 강렬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는 로고를 디자인하는 것이었죠. 펜디의 F를 따온 것으로 예측되었던 이 로고에 대해 칼은 ‘Fun Fur’를 의미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50년이 넘도록 사용하고 있는 로고를 단 5초 만에 스케치했다는 일화는 지금도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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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와 가죽 제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던 펜디는 칼 라거펠트가 부임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정식 컬렉션을 선보인 적이 없던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1932년, 브랜드의 첫 부티크를 오픈하는 등 모피 및 가죽 가공 기술만큼은 널리 인정받고 있었죠. 칼 라거펠트는 당시 패션계에서는 아무도 쓰지 않던 토끼, 다람쥐, 두더지 등의 털로 만든 모피 제품을 선보이며 혁신을 불러옵니다. 항상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찼던 칼의 성향을 잘 보여주는 사례죠.

1983년, <보그>는 펜디에 대해 이런 평을 남깁니다. “펜디가 모피의 끝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라.” 이 말처럼, 칼은 펜디와 함께 모피사(史)에 지워지지 않을 문장들을 새겼습니다.

1965년부터 펜디가 첫 기성복 컬렉션을 선보인 1977년까지 12년 동안 칼은 모피를 활용해 다양한 실험을 이어갑니다. 가벼운 모피를 제작하고, 모피에 밝은색을 입히는 것처럼 말이죠. 이 실험의 목적은 모피를 기성복에 어울리는 소재로 바꾸어나가고, 조금 더 젊은 고객층에게도 사랑받게 하는 것. 칼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당시에는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피하던 종류의 모피도 거리낌 없이 사용하죠. 그는 ‘돈 많고 나이 많은 사람들이나 입는 비싸고 무거운 소재’에 그쳤던 모피에 대한 인식을 성공적으로 바꿔놓습니다. 길에서 모피 재킷 입은 사람을 흔히 마주칠 수 있는 것도 칼과 펜디가 없었다면 불가능했겠죠?

칼의 영향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1990년대 펜디는 ‘디자이너 사관학교’와도 같았거든요. 지금은 디올을 이끄는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는 1989년 펜디에서 백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1년 뒤, 그녀는 한 남성을 펜디의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추천하죠. 피엘파올로 피촐리라는 이 남성은 지금 발렌티노를 이끌고 있습니다. 그뿐일까요? 1997년 펜디에 입사한 한 남성에게 칼은 그가 하루 종일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는다는 이유로 ‘디제이’라는 별명을 붙여줍니다. 5년 뒤 구찌로 직장을 옮기는 그의 이름은 알레산드로 미켈레. 1990년대 후반 펜디의 사무실에서는 당시 샤넬의 수장은 물론 미래의 디올, 발렌티노 그리고 구찌의 수장이 한곳에 모여 토론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던 거죠. 그 외에도 지암바티스타 발리, 마르코 드 빈센조, 안토니 바카렐로 등이 칼과 함께 펜디에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펜디와 칼의 아이들’이 현재 패션계를 장악했다 해도 틀리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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