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Апрель
2023

몸 쓰기, 쓰는 몸은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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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춰본 적 있나요? 춤추는 당신의 몸을 떠올려봅니다. 움직이는 몸의 감각을, 그 몸이 있는 지금, 바로 이곳의 시공간을,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또 다른 몸들의 움직임을 따로 또 같이 느껴보세요. 이것은 하나의 제안입니다.

4월의 나는 몸에 집중한다. 단순히 운동량을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내 몸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움직이는 몸이 있는 시공간의 상태는 어떤지, 몸-시간-공간, 내 몸과 다른 이의 몸이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지를 가능하다면 꾸준히 밀도 있게 생각하고, 느끼며, 몸을 움직여나가고 싶다. ‘움직이는 몸’이라는 (어쩌면) 추상적인 개념은 지금 내게 가장 구체적인 실체로 다가와 있다. 지난해 겨울 우연한 계기로 춤추는 듀오 바리나모의 공연 <찰나의 MOMENTARY_춤과 음악의 즉흥공연>을 보면서 한동안 잊고 지낸 몸, 춤, 그것으로 ‘쓰는 일’에 관한 내 오랜 관심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때 ‘쓴다’는 건 일종의 기록이다. 문자언어가 아닌 몸으로 쓰기, 몸에 기록된 흔적을 불러내는 작업이다. 춤을 뜻하는 ‘choreo’와 기록을 의미하는 ‘graphy’가 결합해 ‘안무’로 번역되는 ‘choreography’가 됐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결국 몸의 상태와 활동, 몸과 감정의 일치와 그 흔적, 그것을 느끼게 하는 영화야말로 지금 내가 가장 흥미를 느끼고 절박하게 찾고 있는 화두가 아닐까 싶다.

공영선, 나연우, 바리나모, 장혜진 <납작한 안무를 열어 읽기>(기다란, 2022)
@alonglong2021

몸과 춤에 관한 책이 몸과 춤을 닮았다. 바리나모가 참여한 <납작한 안무를 열어 읽기>(기다란, 2022)는 공연이 진행되는 바로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납작해져버릴지도 모를 몸의 움직임, 춤추는 몸을 되살리는 형태, 내용, 형식의 책이다. 공영선의 ‘SF로 무용쓰기’, 나연우의 ‘time//line’, 바리나모의 ‘windmeal’, 장혜진의 ‘나는 당신이 이 유언을 소리 내어 읽어주었으면 해요’를 가능하다면 소리 내 읽어보고, 각각의 물성을 즐겨보자. 바리나모의 ‘windmeal’에는 고요함 속 벅찬 감동이 있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대화하며 식사하는 연속 사진에는 삶과 춤이 떨어져 있지 않음을, 먹고사는 일에 관한 그들의 소박하고 다부진 철학이 진중하고 산뜻하게 아로새겨져 있다. 왜 식사인가. ‘먹기’는 살기 위해 필수적인 움직임이자 의식이다. 매일 반복되는 이 귀한 행위는 매번 아주 미세하게 달라질 것이다. 춤도 마찬가지라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 그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그들은 2013년부터 ‘meal’이라는 영상 작업을 이어왔고 이번에 실린 이미지는 2020년에 촬영된 ‘meal 6’의 장면들이다. 책은 가로로 긴 판형인데, 왼쪽에는 바리나모의 기록을 담았고, 오른쪽은 여백이다. 이 책의 독자 혹은 책이라는 형식으로 그들의 춤에 함께하는 보는 이(관객)가 끼적이고 싶은 대로 여백을 채우길 바라는 만든 이의 마음이 반영되었다. ‘바리나모의 책이기도 하지만, 당신의 책이 될’이라는 문장처럼. 그들의 공연과 워크숍이 그러하듯, 무대 안팎이라는 경계와 공연자와 관객이라는 경계는 어슴푸레하고, 서로가 그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선을 들고 날 수 있음을 플립 북 형식으로 보여준다. 독자 혹은 관객이 손으로 직접 바람을 일으켜야만 되살아나는 순간들, 그런 순간의 연속이 있기에 가능한 바람이다. 정지된 이미지는 당신의 손바람을 타고 비로소 움직이고 활동을 시작하며 생생히 살아날 것이다. 어쩌면 한 편의 영화일까. 바람과 함께 도착한 영화. 그런 상상을 하려는 찰나 또 바람이 분다. 그럼에도 매일의 식사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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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바리가 진행한, 몸과 춤을 조율하는 워크숍에 몇 차례 참여했다. 마지막 날, 춤추는 내 몸에 집중하고, 그때의 시공간에 몰두하고, 함께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동작과 호흡, 그 몸들과 교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뭔가가 내 안에서 일어났다.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말로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 몸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몸 쓰기, 쓰는 몸의 힘으로 얄궂은 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하마구치 류스케의 영화 <해피아워>(2015)의 네 친구 아카리, 사쿠라코, 후미, 준을 떠올려본다. 저마다 곤경에 처한 30대 후반의 네 여성은 ‘중심(重心)에 귀 기울이기’라는 주제의 움직임 워크숍에 참여한다. 서로의 몸에 기대보고, 서로의 장기에서 나는 소리를 들어보고, 자기 몸과 상대 몸의 보이지 않는 중심선을 상상하며 맞춰나가본다. 그날의 몸 쓰기는 그들 몸에 어떤 방식으로 남았을까. 워크숍 전후로 완전히 달라졌을 그 몸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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