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Апрель
2023

칼더와 이우환, 두 거장이 대화하는 전시 #친절한도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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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28일까지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알렉산더 칼더의 개인전 <CALDER>와 이우환의 개인전 <Lee Ufan>은 엄연히 다른 전시입니다. 하지만 같은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두 거장의 전시는 오묘하게 조우하며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있지요. 혹자는 “칼더는 다채롭고, 이우환은 담백하다”고 평했고, 또 누군가는 “화려한 모빌과 고요한 사색”이라고도 하더군요. 공중에서 자유롭게 부유하는 칼더 작업의 동적인 에너지와 땅에서 묵직하게 자라난 듯한 이우환 조각의 정적인 에너지가 빚어내는 화음은 매우 특별합니다. 두 개의 세계가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보완하며, 결국은 서로를 더 빛나게 하니까요. 이우환의 작업 세계에 크게 감동받은 칼더 재단의 샌디 로워 이사장이 제안해 성사된 두 전시는 보는 이들에게 예술과 예술 이상의 것을 떠올리게 하며 각각의 공간에서 공명하고 있습니다.

국제갤러리 3관(K3) 알렉산더 칼더 개인전 ‘CALDER’ 설치 전경. ©2023 Calder Foundation, New York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2관(K2) 2층 이우환 개인전 ‘Lee Ufan’ 설치 전경. ©Ufan Lee / ADAGP, Paris – SACK, Seoul, 2023.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알려진 대로 칼더는 모빌의 창시자입니다만 이와 함께 그가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조각가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실험적인 창조 정신을 바탕으로, 철사라는 기본 재료를 활용해서, 대상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새로운 조각법을 개발한 결과 모빌이라는 획기적인 예술이 탄생했기 때문이죠. 그는 시인의 시선으로, 과학자의 태도로, 예술가의 정신으로 모빌을 만들었습니다. 이로써 유구한 역사를 가진 조각에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움직임과 역동성을 부여했죠. 모빌은 당시 칼더와 돈독한 친분을 맺고 있던 뒤샹이 언어유희를 발휘해 붙인 이름인데요, 칼더는 초현실주의, 추상미술 등 다양한 예술가와 교류하고 영감을 주고받아 만든 이 움직이는 조각으로 훗날 현대미술사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놓게 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삶과 작업을 관통하는 모빌 작업과 함께 움직임에 대한 남다른 고찰을 평면에 실현한 과슈 작업도 함께 선보입니다.

알렉산더 칼더(1898-1976), ‘Grand Piano, Red’, 1946, Sheet Metal, Wire and Paint, 24.45×25.4×7.62cm, Image Courtesy of Calder Foundation, New York / Art Resource, New York, ©2023 Calder Foundation, New York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알렉산더 칼더(1898-1976), ‘Guava’, 1955, Sheet Metal, Rod, Wire and Paint, 180.98×372.11×118.11cm, Image Courtesy of Calder Foundation, New York / Art Resource, New York, ©2023 Calder Foundation, New York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사진: Tom Powel Imaging ©Calder Foundation, New York.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알렉산더 칼더(1898-1976), ‘The Signed Balloon’, 1969, Gouache and Ink on Paper, 109.86×74.61cm, Image Courtesy of Calder Foundation, New York / Art Resource, New York, ©2023 Calder Foundation, New York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사진: Tom Powel Imaging ©Calder Foundation, New York.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시시각각 움직임을 달리하는 칼더 조각과는 달리, 이우환의 작업은 한결같습니다. 이번 전시는 이우환의 심오한 세계, 그 근간이 되는 조각 작품이 주를 이루지요. 나무, 돌, 철판 등 날것 그대로의 사물을 공간에 놓아두는 모노하의 창시자이기도 한 이우환은 공간과 사물, 보는 이의 관계를 스스로 형성하도록 합니다. 특히 그의 모든 조각을 관통하는 제목 ‘관계항(Relatum)’은 작업이 곧 관계를 맺는 주체임을 의미합니다. 작품은 절대적인 대상이 아니라는 것, 외부 세계와 관계 맺고, 보는 사람과 세계를 잇는 매개의 역할을 한다는 작가 철학에서 비롯된 거죠. 즉 제 목소리를 내는 재료를 찾아 최적의 장소에 놓아둠으로써 어떤 관계를 만들어내고, 보는 이들이 나의 존재를 깨닫게 한다는 겁니다. 돌과 철판으로 구성된 조각들을 보고 있자면, 내가 일상의 철학자가 된 듯합니다.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더 많은 걸 생각하도록 이끌기 때문이죠.

이우환(b. 1936) Drawing for ‘Relatum – The Kiss’, 2023, Natural Stone and Steel Chain Natural Stone: 100×70cm(2 pieces), Steel Chain: 400×2cm(2 pieces),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Ufan Lee / ADAGP, Paris – SACK, Seoul, 2023.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1관(K1) 이우환 개인전 ‘Lee Ufan’ 설치 전경. ©Ufan Lee / ADAGP, Paris – SACK, Seoul, 2023.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우환(b. 1936), Drawing for ‘Relatum – The Sound Cylinder’, 1996/2023, Steel Box, Natural Stone, Black Paint Steel Box: 170×140×0.4cm, Natural Stone: 70×70cm, Small Holes on Cylinder (5): 2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Ufan Lee / ADAGP, Paris – SACK, Seoul, 2023.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2관(K2) 2층 이우환 개인전 ‘Lee Ufan’ 설치 전경. ©Ufan Lee / ADAGP, Paris – SACK, Seoul, 2023.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다른 시대, 다른 역사를 산 칼더와 이우환은 당연히 서로 일면식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1관부터 3관까지 하나의 전시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전시를 다 보고 나면, 아마 직관적으로 이 두 예술가가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칼더의 작업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비단 바람뿐일까요. 또 이우환의 작업이 그저 돌과 철판에 머물까요. 에너지를 움직임으로 승화한 칼더의 작품과 보는 이가 스스로의 에너지를 움직이게끔 격려하는 이우환의 작품. 각기 다른 철학과 신념, 언어와 제스처는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되 보이지는 않는 세계를 향해 있습니다. 이들은 절대 목소리를 높이지 않습니다. 침묵의 내공과 부단한 수행으로 완성된 두 거장의 세계는 지금 이 순간을 사는 나의 일상에 현대적 명상의 오롯한 순간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소란스러운 동시대 미술 세계를 초월해, 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 이면의 세계로 조용히 우리를 이끕니다. 어쩌면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장들의 대화에 가만히 귀 기울여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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