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Май
2023

사이먼 후지와라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느끼게 하는 순간을 선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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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후지와라

‘Who’의 세계 속에서, 사이먼 후지와라.

사이먼 후지와라, Who King Body Free?, 2023, 캔버스에 아크릴릭, 목탄, 파스텔, 140 x 140 x 2.7 cm. Courtesy of the artist & Gallery Hyundai.

GQ 갤러리에서 보내온 공식 포트레이트를 보고 픽 웃음이 났어요. 당신이 창조한 ‘후 Who’라는 존재가 사실은 당신과 몹시 닮았다는 사실을 깨달았거든요.
SF 오, 리얼리? 몇몇 사람이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사실은 ‘정말 그렇다고?’란 의문이 들어요. 내가 그렇게 놀란 것처럼 보이나요? 패닉 된 것 같나요?
GQ 의도한 건 아니군요. 제가 그렇게 느꼈다면 우연인 거죠?
SF 어쨌든 후를 창조한 건 저니까요. 모든 창조물은 개인이 가진 미학이나 관심의 확장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어떤 차원에서는 비슷할 수도 있어요.
GQ 이번 전시 <후 더 베어 Who the Baer>를 설명하면서 세계관이자, 동화이자, 테마파크라고 표현했죠. 어릴 때 당신은 어떤 아이였는지 궁금해요. 판타지로 범벅된 테마파크에서 역설적으로 모순을 발견하는 아이는 아니었을까 하고.
SF 디테일을 몹시 사랑하는 아이였어요. 모든 아이가 그런 것처럼 판타지를 진지하게 믿는 쪽이었죠. 그럼에도 동화에 완전히 공감할 수는 없었어요. <신데렐라>를 보면 저는 왕자도 될 수 없고, 신데렐라도 될 수 없는 것 같았죠. 그들은 아시안도 아니고, 게이도 아니었으니까. 제가 공감할 수 있는 동화는 <미녀와 야수>, <피노키오> 정도였어요. <미녀와 야수>에는 말하는 옷장이나 살아 있는 찻잔이 나왔고, 젊은 여자가 동물과 사랑에 빠지는, 말하자면 굉장히 퀴어하다고도 볼 수 있는 이야기죠. 그럼에도 결말은 실망스러웠어요. 야수가 인간으로 변하면서 일종의 도덕적 이야기로 귀결되고 말잖아요.
GQ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가 사는 엉망진창인 세상”이라는 표현을 썼죠. 어쩌면 이 도시 서울이 엉망진창의 콜라주 이미지에 가장 걸맞은 도시가 아닐까 싶어요.
SF 흥미로운 시선이에요. 제가 한국 영화를 무척 좋아해요. 굉장히 재미있으면서 동시에 굉장히 정치적이고, 끔찍하고, 잔인하기도 하죠. 갈등, 계급과 같은 깊고 복잡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동시에 화려하고 웰메이드 된 작품들이 많아요. 이번에 서울에 도착해서 처음 본 풍경은 한복을 입은 사람들의 무리였어요. 사람들이 코스튬을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일종의 ‘후니버스 Whoniverse’처럼 느껴졌죠. 차려입은 사람들에게 궁궐이 그저 사진을 위한 배경이 되는 풍경을 목격했고, 권력의 역사가 마치 라테 한잔 사 마시는 것처럼 소비되는 모습을 보았죠. 그러니까 이 질문은 매우 ‘후 더 베어’적으로 느껴지네요.
GQ 후에게 서울에 온 감회를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 것 같아요?
SF “소 굿”. 그 혹은 그녀는 이 도시에서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후 더 베어는 나르시시스트이고, 주목받는 걸 무척 좋아해요. 유명하다는 걸 인식함과 동시에, 이곳에서 자신이 잘 이해받는다고 느낄 것 같아요. 한국 사람들은 꽤 열정적이고, 후의 존재에 대해 흥미와 호기심을 갖고 있으니까요.

사이먼 후지와라, Who’s Bigger Splash(Water Identity Playtime), 2023, 목탄,종이 콜라주, 135 x 120cm. Courtesy of the artist & & Gallery Hyundai.

GQ 전 세계의 흐름처럼 한국의 MZ세대 또한 테마파크보다 미술관에서 더 많은 셀피를 찍을 겁니다. 그 풍경을 목도했나요?
SF 제 작업은 ‘오락화된 세계에서 과연 예술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진지한 질문을 던져요. 그 안에는 할 말도 무척 많고, 질문으로 가득하죠. 동시에 작품이 갤러리 안에서 단지 사진의 배경으로 쓰이는 모습 또한 보고 있어요. 저는 많은 사람이 쇼킹하고 컬러풀하며 시선을 끄는 작품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아요. 그러니까 제 전략은 많은 사람들이 매우 쉽게 읽어낼 수 있는 미학을 가진, 사진 찍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작품으로 다가가는 첫걸음이 되도록 하는 거예요. 그로부터 엔터테인먼트 세계에서 예술이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거죠.
GQ 그래서일까요? <후 더 베어>에서는 위트와 풍자, 해학도 다수 감지돼요. 당신에게 유머와 위트는 왜 중요하죠?
SF 유머나 위트는 내가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반영하는 일종의 조합이에요. 이 세계라는 곳은 유머와 철학이 공존하고, 깊은 의미와 감정이 또 아무런 의미 없는 것들과도 뒤섞여 공존하는 곳이죠. 그런 생각들을 한 곳에 담으려 했어요. 보통은 이런 것들을 고급한 것, 저급한 것으로 나누곤 하지만, 위계 없이 유머가 철학으로, 철학이 유머로 이끌기도 해요. 이 모든 것이 일종의 수프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미네스트로네처럼 재료가 없을 때는 파스타를 넣기도 하고, 당근을 넣기도 하고, 고기 덩어리를 넣기도 해서 어떤 맛이 나는 것처럼요.
GQ 락다운 시절 작가가 느낀 고독과 평화 이야기를 들으며 “어떤 이는 공원을 감옥처럼 여기며 살고 어떤 이는 감옥을 공원처럼 살고 있으니 세상에 안과 밖이 있는 게 아니라 마음에 놓인 욕망의 철창이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라고 한 신용목 시인의 말이 떠올랐어요. 작가로서 당신이 지닌 욕망은 무엇이죠?
SF 더 많은 시간을 원해요. 2백5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만 있다면, 10년 동안 수영만 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오랫동안 물 안에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거든요. 20년 동안 묵언 수행을 하면서 그런 삶은 어떤지 탐구해보고 싶어요. 말하자면 스튜디오 작업실은 감옥 안에 있지만 공원이기도 해요. 그곳에서는 시간이 확장되거든요. 가능성과 자유로움으로 가득 차 있죠. 일종의 메타포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감각적인 자극을 줄이면 다른 공간을 좀 더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으로서, 하나의 동물로서 나의 잠재력이 얼마만큼인지 모르는 채 그냥 살아간다는 점이 가끔 화가 나요.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거겠죠. 우리 삶은 너무나도 짧고, 공간을 늘리기보다 줄이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만큼 할 수 있는 것도, 가능성도 줄어드는 거죠.
GQ 당신의 작업에는 아주 많은 물음이 담겨 있어요. 그중에서도 특히 어떤 질문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 질문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SF 질문보다는 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어요. 관객들이 제가 예술로부터 느낀 것을 같이 느끼면 좋겠어요. 저는 좋은 예술 작품을 볼 때 자유의 향기를 맡는다고 생각해요. 자유라는 게 실재하는가에 대한 다수의 의문이 있지만, 자유의 향기는 진짜예요. 자유라는 것은 환상일 지 몰라도, 그 향기를 맡게 할 수는 있거든요. 자유의 향기를 맡는다는 건 굉장히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경험이에요. 동시에 차분하면서도 들뜨게 하는 기분이죠. 질문을 던지면서 이완돼 있으면서도 흥분되는, 모순되고 상충되는 것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예술의 능력이 아닐까 생각해요. 모순 가득한 걸 동시에 느끼게 하는 게 예술이 가진 특권이라고 생각하고요. 그 점을 관객들이 느꼈으면 해요. 무언가를 이해하는 순간을 주고 싶다기보다는,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느끼게 하는 순간을 선사하고 싶어요.
GQ ‘후’는 여행하면서 새로운 의미가 덧대어져 갈 거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후’는 날숨의 표현이자, 상처 난 곳에 약을 바르고 말릴 때 내는 소리이기도 하죠.
SF 얼마 전 화장실에서 만난 누군가가 이야기해줘서 그 의미를 처음 알게 됐어요. 흥미로워요. ‘후 더 베어’는 가벼운 방식으로 세계의 문제를 마치 상처를 가로지르듯 다룬 것이니까요. 내쉬며 이완되는 느낌이랄까. 이곳에서 또 하나의 의미를 얻은 것처럼 후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요. 후더베어 캔 비 애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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