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최악의 섹스 패턴이 있다면?

섹스에도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네 명의 여자들이 최악의 섹스 패턴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단순한 남자의 같은 패턴들

체위만 말하는 게 아니야. 데이트와 애무, 대사까지 매번 같아. 만나면 밥 먹고 편의점에서 맥주 네 캔에 감자칩을 사서 모텔로. 맥주 몇 모금 마시다가 그윽한 눈빛을 보내. 그러고는 특별할 것 없는 섹스를 하는 거지. 그리고 씻고 나와서 남은 거 마시고 휴대전화 보다가 잠들기. 별일 없이 지낼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지만, 어제와 오늘이 종종 헷갈려. 지난주와 이번 주의 다른 그림 찾기를 한다면 난이도가 너무 높아 답을 맞힐 수 없을 거야. 식사 말고 다른 데이트를 한다던가, 맥주 대신 다른 술을 마신다던가, 밤 대신 낮에 하는 건 어때? 늘 가던 모텔 대신 다른 장소를 가보는 것도 좋겠어. 안전한 것도 좋지만 우리 조금씩 변주를 만들어 보자. 내가 너무 혼란스러워서 하는 말이야. _장수민 (34세/프리랜서 작곡가)

술 없이는 안될까? 매번 음주 섹스는 좀…

술에 취해 가지는 잠자리 좋지. 알딸딸한 기분과 충동적인 진행 그리고 그대로 잠이 드는 일까지. 그런데 매번 같은 일이 반복되니 나 좀 궁금해. 취하지 않고 맨정신에는 할 수는 없는 걸까? 알코올에 의존하지 않고 나누는 깊은 대화처럼 술 없이도 진솔한 몸의 대화가 가능하다고. 잠자리 후 나누는 필로우 토크를 또렷한 정신으로 좀 해보고 싶은데 말이야. 술도 좋고 너와의 시간도 좋지만 두 가지가 매번 꼭 합쳐질 필요는 없는 거잖아. _고은비 (29세/패션 MD)

왜 취향을 강요하지?

공공장소에서 관계를 원한다거나, 불편한 체위를 시도한다거나, 낯선 섹스 토이를 사용하는 거 말이야. 싫다고, 아니라고 세 번 이상 말했잖아. 대체 왜 자꾸 강요를 하는지 모르겠어. 난 섹스에 있어서 스릴을 원하지 않아.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의 섹스를 원해. 섹스는 혼자 하는 일이 아니잖아. 의견이 맞아야 같이 할 수 있는 거니까 강요는 제발 그만둬. 이건 고상한 척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유별나서도 아니야. 널 싫어하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고. 한 번만 더 물어보면 네가 파트너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 _정솔(31세/카페 운영)

소나무 같은 우리, 왜 정자세만 고집할까?

계절이 바뀌고 대통령이 바뀌고, 새해가 되어 나이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뀌어도 딱 하나 바뀌지 않는 것이 있어. 그건 바로 우리의 섹스 체위. 정확히 말하자면 너의 정상위 사랑. 신체 단련을 하는 게 아니라면 어쩜 그렇게 하나의 자세만 고집할 수가 있는지 모르겠어. 자연스럽게 리드해 움직임을 바꿔보려 해도, 돌려서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봐도 섹스를 할 때만 되면 같은 자세를 취하더라. 그럴 때마다 나 너무 지루해서 하품이 나올 것 같아. _신상영(36세/영상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