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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으로 떠나고 싶다면, 아만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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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만노이의 나무는 당신의 비밀을 지켜줄 것이다.
휴식을 만끽하는 가장 내밀한 방식과 홀가분한 몸짓, 서툰 콧노래까지도.

“풀리지 않는 삶의 난제들과 맞서기도 해야겠지만,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 산문집 <여행의 이유>에서 김영하 작가는 말했다. 이왕 달아난다면, 그곳은 아무도 날 찾지 않고, 재촉하지 않는 곳이어야 할 것이다. ‘아만’처럼. 아만 리조트에는 특유의 적막이 흐른다. 전 세계 20곳의 여행지에 자리한 34개 아만 호텔 및 리조트 중 어딜 가도 마찬가지다.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를 뜻하는 이름처럼 아만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매력적인 적막을 선사한다. 냐짱의 깜라인 국제공항에서 빈히만(Vinh Hy Bay)을 따라 차로 1시간 30분을 달려 아만노이(Amanoi)에 당도한 것은 새벽 2시. 베트남에서 가장 큰 자연 보호 지역이자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지정된 누이쭈아(Núi Chúa) 국립공원 안에 자리한 이곳에 도착하자 10여 명의 스태프가 우리 일행을 수줍게 환대했고, 쏟아지는 별과 풀벌레 소리를 지표 삼아 마침내 객실에 비밀스럽게 입성했다. 24시간 대기하는 프라이빗 버틀러 캉(Khang)이 살가운 미소와 함께 물러간 뒤 나를 에워싼 기분 좋은 고요. 프랑스 쿠르슈벨, 이탈리아 베니스, 미국 유타, 일본 교토, 스리랑카 갈레, 인도 라자스탄, 몬테네그로 부드바… 방에는 파도 소리와 새소리만 삽입된 아만의 홍보 영상이 TV에서 느릿느릿 흘러나오고 있었다. 평화로운 배경음과 리조트만을 위해 탄생한 아만 파인 프래그런스(Aman Fine Fragrance)의 산뜻한 수풀 내음, 은은한 조도가 휴식에 대한 갈망을 부추기는 가운데 스르르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서울과는 180도 다른 햇살과 바람, 향취 속에서 눈을 떴다. 베트남과 서울의 시차는 2시간. 답장을 재촉하는 몇몇 이메일과 문자가 와 있긴 했지만 통창으로 보이는 울창한 수풀과 햇살이 부서지는 바다가 마음을 너그럽게 매만져주었다. 테라스에 앉아 스트레칭을 하고 있으니 열대우림 속에 은닉한 독채형 객실이 슬그머니 눈에 들어왔다. 아만노이의 객실은 전망이 어떤지, 전용 수영장, 목욕탕, 전담 테라피스트와 개인 집사의 유무에 따라 파빌리온과 풀 빌라, 레지던스로 나뉜다. 내 안식처가 되어준 곳은 프라이빗 레지던스. 전용 수영장과 거실, 다이닝 파빌리온을 중심으로 펼쳐진 5개 독립형 객실 중 나는 가장 안쪽 건물로 배정받아 바다와 숲 전망을 모두 즐기며 일행과 따로 또 같이 휴식을 누렸다.

어느 날은 하루 종일 바닷가에 머물렀다. 화강암 절벽이 내려다보이는 비치 클럽에서 느긋한 브런치를 만끽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 날, 나는 메뉴로 특선 생선 요리를 골랐지만 옆 사람이 주문한 와규 버거와 신선하고 든든한 포케도 먹음직스러웠다. 남다른 단맛으로 더위에 무뎌진 감각을 깨우는 카페쓰어다는 커피와 디저트를 한입에 음미할 수 있는 꼭 필요한 루틴이었다. 에너지를 충전하자 몇 가지 액티비티에 도전할 마음이 샘솟았다. 스피드보트를 타고 바다 멀리 나아가 돌고래를 닮은 절벽과 바위산을 구경하다가 아예 물속으로 뛰어들고 싶어진 나는 패들보드와 스노클링을 연달아 즐겼다. 일기예보보다 파도가 센 날이었지만 믿음직한 가이드의 전담 마크 덕분에 안전하고 평화롭게 짙푸른 빈히만 바다를 탐방했다. 더 역동적인 바다를 경험하고 싶다면, 그리고 변덕스러운 동남아시아의 날씨가 허락한다면 수상스키와 윈드서핑, 카이트서핑에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았다. 차로 20분 거리에 자리한 나라 빈띠엔(Nara Binh Tien) 골프 클럽 역시 아만노이의 절경을 누릴 수 있는 훌륭한 선택지. 장엄한 누이쭈아산과 빈띠엔 해변의 모래언덕을 아우르는 18홀 코스는 반나절 혹은 원데이 코스로 즐길 수 있다. 그다지 활동적인 타입이 아니라면? 객실과 부대시설 곳곳에 넉넉히 마련된 선 데크에 누워 핑크빛 석양을 바라보기만 해도 시간은 쏜살같이 갈 테니 걱정할 것 없다. 한증막과 자쿠지, 마사지 룸을 갖춘 아만 스파가 어떤 하루를 보냈든 몸과 마음을 깊숙이 치유하며 하루의 끝을 완벽하게 보듬어줄 테니까.

어쩐지 너무 숙소에만 머무는 게 아닌가 싶은 날, 2세기부터 1300년 넘게 닌투언(Ninh Thuân) 지역을 다스린 짬파(Champa) 왕국의 문화를 탐험하는 투어를 위해 시내로 향했다. 가이드와 함께 짬 박물관(Cham Museum)에서 종교와 건축, 직물과 의류를 아우르는 간략한 역사 이야기를 들은 후 13세기에 지어진 뽀 끌롱 자라이 타워(Po Klong Garai Cham Towers)를 둘러보는 코스. 버기를 타고 검붉은 타워에 오르자 리조트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냐짱의 풍광이 펼쳐졌다. 애프터눈 티 시간 즈음 리조트로 돌아오니 마침 메인 레스토랑에서는 짬 왕국에서 유래한 쌀로 만든 팬케이크 바인깐(Banh Can)이 화덕 위에서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었다. 만찬으로 문어, 새우, 황새치, 닭고기, 앵거스 비프에 향긋한 채소를 곁들인 코스 요리를 맛본 뒤에는 신비로운 정글로 안내되었다. 뒤이어 시작된 짬의 축복 의식. 새카만 밤 풍경 속에서 나지막이 울려 퍼지는 짬 마스터의 주문을 들으며 올여름의 소박한 행복과 안녕을 기원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양궁도 해보고, 프라이빗한 쿠킹 클래스에서 쌀국수도 만들고, 이른 아침 리조트 내의 고가(Goga) 봉우리에 올라 그림 같은 일출도 감상했지만 아만노이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 시간은 따로 있다. 테라스로 이어지는 욕실 문을 활짝 열고 인적이 없는 숲과 바다에 둘러싸여 여유로운 샤워를 즐길 때, 아만노이의 시 솔트를 욕조 안에 넉넉하게 뿌리고 반신욕을 할 때, 한낮의 테라스에서 땀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시원한 과일을 한 입 베어 물 때였다. 진정한 안식은 계획과 경험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고 아주 작은 것에 집중할 때 찾아왔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태국의 포시즌스 호텔 방콕 앳 짜오프라야 리버 등을 설계한 건축계의 거장 장 미셸 가티(Jean-Michel Gathy)는 아만노이를 다층적인 레이어가 살아 있는 리조트로 만들고자 했다. 바다를 바라보며 인피니티 풀에 몸을 담그고,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요가 파빌리온에서 바람을 따라 호흡하며, 객실의 모든 문을 열고 숲 전체가 집인 듯한 환각에 사로잡히는 것처럼 자연과 건축물, 인간의 경계가 허물어질 때 아만노이의 설계 미학은 한층 빛났다.

피트니스 클럽에 가기 위해 부른 버기에서 프라이빗 버틀러 캉은 아만노이를 ‘숲’이라 표현했다. 약 15만 1250평의 부지에 단 44개 객실만 존재하는 이곳엔 방 번호도 없고, 버기에 몸을 싣고 리조트 안을 탐방할 때 다른 객실은 전혀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다른 투숙객보다 야생 고양이와 다람쥐, 닭과 도마뱀을 마주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것이야말로 아만이 숱한 셀러브리티의 애정을 한 몸에 받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아만노이에 머무는 동안은 가장 내밀한 행복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그것을 찾으러 다시 아만으로 향할 것이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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