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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사람들 #5_안전지대 탈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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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지점에 정확히 착지한 불꽃. 5인의 성감대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안전지대 탈출하기지난해 여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것을 기점으로 온갖 장소에서 각종 실외 행사가 개최되었다. 50인 이상의 다중 이용 시설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지만 다들 그게 중요하냐는 듯 한쪽 팔에 백신 주사 자국을 달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마침 살짝 후끈해진 초여름 날씨는 그동안 실내에만 갇혀 있던 […]

욕망의 지점에 정확히 착지한 불꽃. 5인의 성감대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안전지대 탈출하기
지난해 여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것을 기점으로 온갖 장소에서 각종 실외 행사가 개최되었다. 50인 이상의 다중 이용 시설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지만 다들 그게 중요하냐는 듯 한쪽 팔에 백신 주사 자국을 달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마침 살짝 후끈해진 초여름 날씨는 그동안 실내에만 갇혀 있던 사람들을 들뜨게 하기 충분했고, 덕분에 너도나도 조심스럽게 만남을 시작했다. 물론 팬데믹 이전의 열기와 같을 수는 없었지만 어쨌거나 사람들은 나왔고, 누군가를 만났다. 나 역시 그중 한 명이었다.

다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코로나19 직전 끝나버린 마지막 연애에 대한 실망 때문인지, 혹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여성 대상 혐오 범죄 때문인지 이성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치는 도저히 상승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19금 로맨스 판타지 소설에 푹 빠져 있던 2년 전, ‘텍스트 탐미주의’라는 주제로 <보그>에 글을 기고할 때에 비하면 성욕 역시 초라한 수준이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은 순간, 나는 낯선 환경에 나를 던져 넣기로 했다. 가장 먼저 연고가 전혀 없는 곳으로 이사를 감행했다. 지난 몇 년간 경기도 부모님 댁에 거주하며 근처 작업실만 오가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였다. 서울 한복판에 안착한 나는 비싼 월세에 허덕이면서도 집순이 기질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쳤다. 제법 힙한 동네로 이사 온 덕분에 집 근처 카페와 술집을 하나씩 제패하며 활동 반경을 조금씩 넓혔고, 근처에서 열리는 커뮤니티 활동 등에 참여하며 낯선 만남을 늘려갔다. 심지어 운동신경과 지구력이 형편없음에도 러닝 클럽에 들어가기까지 했다(너무 힘들어서 한 번 뛰고 그만뒀지만). 그러다 우연히 방문한 재즈 바의 오지랖 넓은 사장님 덕에 독특한 서예가 친구를 알게 됐다. 그녀는 내가 혼자서는 절대 알지도 가지도 못할 요상하고 재미있는 이벤트 소식에 귀가 밝았는데, 덩달아 이런저런 행사에 참여하다 보니 어라, 지금의 애인을 만나게 되었다.

공통점은 많지만 관심사는 겹치지 않았던 우리 두 사람은 의외로 빠르게 가까워졌다. ‘썸’을 탔다고 말하기도 민망할 만큼 짧은 기간을 거쳐 바로 연애에 돌입했고 정말 여러모로 잘 맞았다. 덕분에 팬데믹 동안 겪어야 했던 본의 아닌 섹스 디톡싱 시기를 보상하고도 남을 정도로 ‘했다’. 지금은 나의 잠재된 욕망을 깨우는 것도, 설레게 하는 것도 오직 이 남자뿐이다. 분명 연애도 섹스도 이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그런 불경한 생각을 했는지 어이가 없을 정도로 욕망에 충실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안정감과 성적 욕망이 동시에 충족되는 관계라니, 이거야말로 판타지 그 자체가 아닌가!

나는 더 이상 여행지에서의 이국적인 로맨스나 불특정 다수의 남자들과 어렴풋한 호감을 주고받는 눈치 싸움에 설레지 않는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고 밤에 잠 못 들게 만들던 상대와의 찌릿한 추억이 내 커리어를 만들어주기도 했지만 몸과 마음을 병들게 했다. 이제는 자신보다 한참 낮은 싱크대 앞에 서서 뽀득뽀득 설거지를 하거나 셰이빙 폼으로 화장실 거울을 깨끗하게 닦았다며 뿌듯해하고 내 옆에서 세상 편안하게 잠드는 한 마리의 부숭부숭한 불곰 같은 애인을 보는 것이 훨씬 즐겁다. 그리고 나만의 우리 안에서 편안하고 느긋하게 움직이는 그를 볼 때 설렌다.

하지만 이런 관계가 된 애인도 처음에는 낯선 사람이었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참 재미있다. 만약 내가 그날 서예가 친구가 초대한 파티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 전에 재즈 바를 들락날락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 올 마음을 먹지 않았다면, 애초에 팬데믹 시기에 더욱 공고해진 심리적 안전지대를 벗어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안정감이 주는 설렘을 위해 안전지대를 벗어나야 했다는 사실이 지금 와서는 모순처럼 들리지만 어쨌거나 시작은 해야 하지 않나. 물론 밖으로 나돌며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본의 아닌 싸움에 휘말리기도 하고, 으스스한 스토커가 생기기도 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데서 엉뚱한 스파크가 튀는 바람에 오랜 관계가 서먹해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가 좋아했던 안전한 픽션의 세계로 돌아갈까 고심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밖으로 나가기를 택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그러니 있는 힘껏 낯설어져보길. 가보지 않은 곳에 가고, 먹어보지 않은 것을 먹고, 읽어보지 않은 책을 읽고, 해보지 않은 취미 생활을 하고, 만나보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는 모험을 해야 한다. 올여름, “Let’s get physical(몸을 부딪혀)!”이라는 두아 리파의 ‘Physical’ 노래 가사를 가슴속에 새길 필요가 있다. 완전히 증발해버린 것 같은 성욕은 다시 계발되길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두 발 딛고 서 있는 이 땅이 그다지 안전하지도, 매혹적이지도 않은 모험지라는 건 너무 잘 알고 있다. 곳곳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는지는 당장 뉴스만 봐도 알 수 있고, 만남이 단절된 비정상적 시기를 겪으며 그 공포는 한층 커졌다. 하지만 그 불안과 두려움을 딛고 마주한, 신뢰할 수 있는 낯선 상대와 익숙해지는 경험은 여전히 짜릿하다. 이 관계가 딱히 결혼이나 연애와 같은 전통적인 관계를 전제로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프렌즈 위드 베네핏’이라는 신조 역시 지속 가능성과 안전만 보장되어 있다면 ‘와이 낫?’. 모험에 나서지 않으면 판타지는 결코 실현될 수 없다. 옛날에는 쉽게 끓어오르던 성감대가 굳은살로 뒤덮여버린 것 같다면 늦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 자기만의 작은 불씨를 지펴야 한다. 얼마나 뜨겁게, 얼마나 오래 타오를지는 나중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 민서영 웹툰 작가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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