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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주얼리로 과거를 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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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년 전 출발한 여행이 닿는 곳.

“당신은 왜 여행을 합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수만 가지다. 어쩌면 인스타그램의 사진 한 장 때문일 수도 있고 알랭 드 보통이 그 유명한 <여행의 기술>에서 말한 것처럼 반 고흐의 그림 속 풍경을 실제로 보고 싶어서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가족이나 연인과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정말이지 셀 수 없겠지만 본질은 결국 같다. 새로운 시간과 공간, 경험이 주는 아름다움과 호기심에 대한 욕망. 마르셀 프루스트는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고 했는데, ‘진정한’이란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지 않더라도, 어쨌거나 여행은 변화를 만든다.

수백 년 전의 여행은 더욱 그랬다. 유럽의 젊은 귀족과 지식인, 예술가들은 학업을 마친 후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 시야를 확장하기 위해 2~3년 동안 유럽을 횡단하곤 했다. 16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이 여정은 ‘그랑 투어(Grand Tour, 위대한 여정)’라 불렸고, 18세기와 19세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들은 유럽 곳곳에서 생활하며 새로운 풍경 이상의 무언가를 발견해냈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시인 앙드레 쉬아레스가 1910년 출간한 이탈리아 여행서 <콩도티에르의 여정>은 당시 ‘그랑 투어’가 단순히 도시를 둘러보는 ‘관광’ 이상이었음을 잘 보여주는 예다. 그 속엔 베니스, 피렌체, 나폴리 같은 문화 중심지를 탐색하면서 레오나르도 다빈치, 보티첼리, 미켈란젤로 같은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의 작품을 만나보는 일이 산책 과정처럼 그려진다.

사실 그랑 투어는 도시보다는 도시의 유산을 탐구하는 일에 가까웠다. 고대의 문화를 차 용해 발전시킨 프랑스의 고전주의와 이탈리아에서 18세기 중반 폼페이에서 발굴된 고대 유물은 여행자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그랑 투어의 영향력은 지금의 소셜 미디어보다 천만 배쯤 느리지만 그만큼 강력해서,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 양식을 바꿀 정도였다. 고대에 대한 여행자의 관심이 화려하고 복합적인 로코코 양식 대신 간결하고 명확한 신고전주의의 등장을 가속화한 것이다. 그렇게 과거의 미학과 현대와의 연결점을 찾아내는 것. 결국 그랑 투어는 새로운 공간뿐 아니라 시간을 여행하는 일이었던 셈이다.

그랑 투어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르 그랑 투어(Le Grand Tour)’도 주얼리를 통해 과거를 들여다본다. 반클리프 아펠은 그랑 투어의 출발지였던 영국 런던을 비롯해 그들이 주로 찾았던 파리, 알프스, 독일의 바덴바덴, 베니스, 피렌체, 나폴리, 로마까지 8개 지역을 하이 주얼리에 담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지금의 그곳이 아니라 그 시절의 그곳이라고, ‘르 그랑 투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처음 공개한 지난 6월 말, 로마의 역사적인 빌라 메디치에서 반클리프 아펠 CEO 및 회장 니콜라 보스(Nicolas Bos)가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시 그랑 투어의 여행자들이 그 도시를 어떻게 보고 느꼈는지를 생각하고 표현했습니다. 지금 이 창으로 보이는 로마가 아니라 200년 전 이곳에 온 사람들이 경험한 로마, 그곳에서 무엇을 배웠을지, 그랑 투어의 정신을 바탕으로 컬렉션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 정신을 스톤과 기술에 연관시키고 적절한 디자인을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르 그랑 투어’ 컬렉션에서 과거는 추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반클리프 아펠에 과거는 영구적인 영감의 원천이고, 또 다른 현재다. “모든 예술이 그렇겠지만, 우리에게 계승은 아주 중요합니다.” 니콜라 보스는 과거야말로 세상을 보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때로 예술은 전위적이거나 혁신적이죠. 과거를 타파할 수 있지만 그것조차 전통을 부정하는 것 은 아닙니다. 어떤 종류의 예술이건 과거에서 배우지 않는다면 계속 존재할 수 없을 거예요. 고대를 참고한다는 건 단순히 향수에 빠지는 일이 아닙니다. 성공적 계승을 축하하는 것이고 시대를 혼합하는 일이죠.”

반클리프 아펠은 ‘르 그랑 투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그랑 투어의 축약판 같은 이벤트와 갈라 디너를 마련했다. 200년 전의 로마, 베니스, 파리와 런던 등 각 도시의 장면이 빌라 메디치 정원에 펼쳐진 것이다. 장엄한 분위기의 입구를 지나 정원의 초입, 그랑 투어가 그랬듯 시작은 런던이었다. 과거 영국 귀족의 차림을 한 모델들이 오페라를 공연했고, 모델의 목에는 영국의 웨지우드 도자기에서 영감을 받은 목걸이 ‘조시아’가 빛나고 있었다. 구불구불한 미로 같은 정원을 따라가면서 각 나라의 무대를 발견하는 탐험이 계속됐다. 베니스에서는 가면극이 한창이었는데, 산마르코 광장을 표현한 ‘렌 드 라드리아티크’ 목걸이와 클립을 찬 모델이 가면을 쓰고 앉아 우아하게 웃고 있었다. 두 남녀가 기타를 치며 사랑 노래를 부르던 나폴리에서는 젬스톤으로 나폴리의 명소를 묘사한 ‘에스칼 쉬르 라 베’ 팔찌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루비, 에메랄드, 컬러 사파이어, 스피넬 등 다양한 색깔의 스톤을 마이크로 모자이크 스타일로 구성해 점묘법으로 그린 수채화처럼 당시 풍경을 표현한 팔찌를 고대의 작품을 감상하듯 한참을 바라봤다. 마지막 목적지는 우리가 있는 곳, 바로 로마였다. 로마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정원 한가운데서 검투사와 사다리를 탄 광대, 동양풍 드레스를 입은 무희, 케이크 같은 핑크빛 가발을 쓴 귀족 등 다양한 시대와 문화를 보여주는 사람들이 등장해 축제를 벌였다.

갈라 디너가 마무리될 즈음, 까만 밤하늘에 달처럼 커다란 풍선 여러 개가 떠올랐다. 그 풍선 밑으로 공중그네를 탄 듯, 그리스·로마 신화 속 여신 같은 모습의 오페라 가수가 천천히 함께 날아올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회화적인 풍선과 하얀 드레스가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을 보면서 정원에 가득 울려 퍼지는 아리아를 듣는 일은 놀랍도록 초현실적이었다. 모든 것이 극적이고 지극히 낭만적이었다. 니콜라 보스는 ‘르 그랑 투어’ 컬렉션을 위해 이토록 스토리텔링이 가득한 이벤트를 준비한 것도 그랑 투어의 진짜 의미를 짧게나마 느끼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강조했다.

“두 가지가 중요했습니다. 첫 번째는 그랑 투어에서 받은 영감을 컬렉션으로 해석하는 것. 두 번째는 게스트에게 그랑 투어라는 주제에 대해 무언가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랑 투어라는 이름 외에, 그랑 투어의 실체와 역사, 의미는 잘 알려지지 않았죠. 그래서 우리는 일종의 플랫폼을 만들어 전체적인 이야기를 설명하고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왜 그랑 투어가 중요한 현상이고, 지금에도 충분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지 말입니다.”

물론 ‘르 그랑 투어’ 컬렉션 각각의 하이 주얼리에도 이야기가 숨어 있다. 보자마자 그 도시를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상대적으로 직관적인 작품이 있는가 하면 어떤 하이 주얼리는 보다 시적이다. 사파이어와 화이트, 옐로 다이아몬드로 섬세하게 꽃잎을 표현한 ‘에투왈 데 글라시에’ 클립은 높은 고도, 그러니까 알프스에서 피어나는 야생식물 에델바이스를 연상시키고, 강렬한 푸른빛의 터키석으로 장식한 ‘샹 데 곤돌리에’는 베니스의 힘찬 물결을 꼭 닮았다. 위대한 조각가이자 건축가 잔 로렌초 베르니니가 설계한 로마의 성 베드로 광장을 정교하게 재해석한 ‘피아차 디비나’ 목걸이는 로마의 관문으로 이끄는 초대장 같은 위엄을 풍긴다. “하지만 다소 예상치 못한 스토리를 들려주는 작품도 있죠.” 니콜라 보스가 이렇게 말한 작품으로는 피렌체의 유물을 독창적으로 해석한 ‘빌라노바’ 목걸이나 파리의 ‘루첸디’ 귀고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프랑스 왕실의 시녀들에 대한 기억과 그녀들이 머문 공간의 불빛, 품격 있는 대화 같은, 사적인 순간을 담아낸 ‘루첸디’는 깊은 핑크색의 루벨라이트와 보랏빛 사파이어의 조화가 무척 화려하면서도 어쩐지 비밀을 간직한 듯하다.

다시 알랭 드 보통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그는 프로방스에서 반 고흐의 그림을 보고 그곳의 올리브 나무와 사이프러스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봤다고 적었다. 우리는 예술가의 선택에 의해서 그 풍경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는 거다. 반클리프 아펠의 ‘르 그랑 투어’ 컬렉션 속 피렌체와 로마, 바덴바덴 등 도시의 모습 또한 과거를 다채롭게 인식시키는 동시에 여행의 의미를 환기시키는 힘이 있다. 과거의 여행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랑 투어가 등장할 당시 유럽엔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없었다. 고대 문명이나 예술을 보고 싶다면 그 작품이 만들어진 곳을 찾아가야 했다. 그러니까, 그랑 투어를 떠난다는 건 그야말로 미지와의 조우였고, 순수한 호기심으로 엄청난 시간을 들인다는 뜻이었다. “여정을 시작하면 언제 도착할지, 언제 돌아올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무척 낭만적으로 느껴집니다.” 니콜라 보스가 ‘르 그랑 투어’로 전하고 싶은 궁극적 메시지 역시 시간과의 관계를 쌓는 일이다. “그때의 여행이란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더 많은 탐험을 한다는 뜻이었죠. 그런 ‘여행’이라는 아이디어, 그 자체를 축하하고 싶어요. 빡빡한 스케줄이나 공항 라운지, 패스트 트랙이 먼저 떠오르는 요즘 여행과는 좀 다른,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것이죠.”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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