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페인 커피는 건강에 해롭다?

커피가 주는 즐거움과 활력은 포기하고 싶지 않지만 카페인의 부작용은 피하고 싶을 때, 우리는 디카페인 커피를 선택합니다. 알다시피 커피의 카페인은 개인에 따라 한 잔만 마셔도 불안, 빈맥, 불면 등을 유발하곤 하니까요. 그렇게 커피의 장점만 쏙 뽑아낸 듯했던 디카페인 커피지만 의심의 목소리는 꾸준히 존재해왔습니다. 디카페인 커피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건강에 해로운 화학물질을 사용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죠. 볼로냐에서 1919년 […]

커피가 주는 즐거움과 활력은 포기하고 싶지 않지만 카페인의 부작용은 피하고 싶을 때, 우리는 디카페인 커피를 선택합니다. 알다시피 커피의 카페인은 개인에 따라 한 잔만 마셔도 불안, 빈맥, 불면 등을 유발하곤 하니까요. 그렇게 커피의 장점만 쏙 뽑아낸 듯했던 디카페인 커피지만 의심의 목소리는 꾸준히 존재해왔습니다. 디카페인 커피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건강에 해로운 화학물질을 사용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죠.

볼로냐에서 1919년 창립된 역사적인 로스팅 팩토리, 필리코리 제키니(Filicori Zecchini)를 50년 동안 이끌었던 지오바니 필리코리(Giovanni Filicori). 그가 2001년 창립한 커피 브랜드, 클럽 케이브(Club Kave)에 소속된 전문가들이 디카페인 커피를 어떻게 만드는지 설명했습니다.

디카페인 커피는 1905년 독일의 커피 상인 루트비히 로젤리우스(Ludwig Roselius)가 처음 ‘발명’했습니다. 그렇게 카페 하그(Kaffe Hag)라는 브랜드가 시작된 거고요. 현재 디카페인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을 보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은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선 수증기를 통해 커피콩에서 카페인을 추출해냅니다. 그리고 솔벤트(용매)를 사용해 카페인을 제거하죠. 이때 특히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솔벤트의 단가와 법적으로 정해진 카페인 잔류랑 기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죠. 그런 다음엔 제품을 건조시킨 뒤 포장합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블렌드를 활용해 ‘디카페인’에 적합한지 분석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충족해야 하는 조건은 여러 가지입니다. 우선 카페인 잔류물이 중량 기준 0.1%(이탈리아 및 대부분의 유럽 국가 기준)을 초과하지 않아야 하죠. 로스팅했을 때 디클로로메탄은 2ppm을, 습도는 (이탈리아의 경우) 11%를 넘어선 안 되고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디카페인 커피가 해롭다는 건 잘못된 믿음입니다. 그동안 어떤 기관도 디카페인 커피를 문제 삼은 적이 없어요. 물론 예방적 차원에서 취해야 할 태도는 일반 커피와 동일합니다. 심혈관 질환, 불면증과 불안증 및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경우 디카페인 커피 남용을 주의해야 합니다. 카페인의 양이 극도로 적은 것일 뿐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는 카페인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회원국들을 안심시켜주었으니까요.

카페인 추출에 사용하는 화학물질(디클로로메탄)에 대한 우려도 말끔하게 해소됩니다. 커피콩은 매우 높은 온도에서 로스팅하기 때문에 잔여물이 남지 않고 완전히 증발하거든요. 그리고 현재 더 널리 사용되는 건 기화하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흔적을 남기지 않는 천연 용매로 추출하는 기술입니다.

클럽 케이브의 전문가는 “디카페인 커피에 포함된 소량의 카페인은 위산 분비와 연동운동을 촉진해 소화를 돕습니다. 건강에 큰 도움이 되죠”라고 이야기합니다. 혈관 수축 효과 덕분에 두통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는 데도 효과가 있고요. 놀랍게도 간에도 좋습니다. 디테르펜과 폴라노보이드가 간의 대사 반응으로 생성된 일종의 노폐물인 자유 라디칼로부터 간을 보호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