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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보영, 한국 미술의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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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보영, 한국 미술의 동행

오늘 촬영은 국제갤러리가 지난여름에 문을 연 ‘한옥 뷰잉룸’의 집무실에서 이뤄졌습니다. 한옥 뷰잉룸에서 화가 박서보와 도예가 길성의 전시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들어서면 서점처럼 아카이브 서적이 정리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처음엔 이곳에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을 열고 싶었어요. 국제갤러리가 세계적인 예술 서적 출판사 리졸리와 함께한 책은 사실 한 권 한 권이 작품이기에 아름다운 공간에 걸맞은 방식으로 선보이고 싶거든요. 어릴 […]

국제갤러리가 지난여름 개관한 한옥 뷰잉룸.

오늘 촬영은 국제갤러리가 지난여름에 문을 연 ‘한옥 뷰잉룸’의 집무실에서 이뤄졌습니다. 한옥 뷰잉룸에서 화가 박서보와 도예가 길성의 전시가 열리기도 했는데요, 들어서면 서점처럼 아카이브 서적이 정리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처음엔 이곳에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을 열고 싶었어요. 국제갤러리가 세계적인 예술 서적 출판사 리졸리와 함께한 책은 사실 한 권 한 권이 작품이기에 아름다운 공간에 걸맞은 방식으로 선보이고 싶거든요. 어릴 적 꿈 중 하나가 책방 주인이어서 방문객에게 직접 책을 소개하고 판매도 해볼까 싶었지만 시간 내기 어렵더라고요. 여력이 되는 한 한국 예술가의 책을 수준 있는 구성과 영어로 출판해 세계에 소개하는 일은 꾸준히 해나가고 싶어요. 오랫동안 한국 작가를 해외에 프로모션 하면서 영어 자료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거든요.

국제갤러리가 프랑스 파리 방돔 광장에 첫 해외 지사를 개관했죠. 1982년 서울, 2018년 부산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많은 도시 가운데 파리를 선택한 이유와 파리 지사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10년이 넘는 동안 국제갤러리는 해외에 한국 작가를 치열하게 프로모션 해왔어요. 미션처럼 수행했죠. 파리, 뉴욕, 런던 등 여러 곳에 지점을 내는 글로벌 화랑이 있잖아요. 하지만 본사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고 낮은 관계 밀도로 운영되는 것은 우리와 맞지 않았어요. 한국 미술은 세계 미술계에서 아직 제대로 쓰이지 않은 상태인데 약간이라도 오류가 생기고 잘못된 레퍼런스가 통용되면 겉잡을 수 없어요. 우리 손을 거쳐서 올바르고 수준 있는 방식으로 보여줘야 왜곡이나 오해 없이 한국 미술이 자리 잡을 거라 여겼죠. 그래서 지난 10년은 글로벌 아트 페어에 직접 다니면서 우리가 직접 한국 미술의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맥락을 짚어주는 방식을 고수하며 성과를 얻어왔습니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갤러리도 아트 페어의 시대를 보냈어요.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며 다 같이 하나의 정점을 만들어내는 것도 있었지만, 조금씩 지쳐갔죠.

“현대미술계는 국제적 네트워크와 세계적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 365일 여행길에 오른다”는 한 여성 갤러리스트의 인터뷰가 기억나는군요. 국제갤러리도 코로나 전만 해도 1년에 16개 페어에 참가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했죠.

계속 달리는 기차를 타다가 코로나로 브레이크가 걸렸어요. 여러 갤러리가 10년간 글로벌, 인터내셔널에 몰두했다가 로컬 방식에 좀 더 눈을 돌리게 됐어요. 땅에 발을 붙이고 밀도 있게 세계 무대에 작가와 작품을 선보이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죠. 우리도 아트 페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두 번째 페이지에 부드럽게 착륙하려고 해요. 그간 부스를 짓고 일주일 뒤면 철새처럼 부수고 떠나길 반복했지만 아트 페어는 물리적으로도 힘들고 비용 낭비와 환경오염의 우려도 있어요. 콜드플레이가 지구 환경보호를 위해 세계 투어를 잠정 중단할 때 공감했어요. 어쨌든 우리의 착륙지는 유럽이 우선이었어요. 워낙 좋은 재단과 뮤지엄이 자리하고, 단색화나 양혜규 작가 등을 많이 지원해준 지역이기도 하죠. 우리에게 아시아 작가 프레젠테이션의 무척 중요한 거점이에요. 게다가 유럽에서도 파리로 예술의 중심축이 옮겨가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지난가을 열린 ‘파리+ 파 아트 바젤(Paris+ par Art Basel)’도 그중 하나죠. 아트 바젤이라는 어찌 보면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아트 페어가 파리에 새로운 에디션을 낸 거예요. ‘프리즈 서울’ 이상으로 현지에서 반향이 컸어요. 글로벌 화랑 하우저 앤 워스(Hauser & Wirth), 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도 파리에 지점을 냈죠. 파리에서도 방돔 광장이 주는 상징성이 있어 그곳을 국제갤러리의 첫 해외 지사로 선택했어요. 그곳에서 좀 더 가깝고 밀도 있게 아시아 미술, 한국 미술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다른 해외 지사 설립도 고려하고 있나요?

현재 서울, 부산에도 전시 공간이 있는데 양적 성장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질적 성장이 중요하죠. 우리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운영하고 싶어요. 추가로 지사를 내기보다는 온라인 베이스를 좀 더 연구하는 편이 맞아요. 지금 관심사는 물리적 낭비는 줄이면서 어떻게 젊은 세대에게 다가갈까, 젊은 작가를 서포트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아트 바젤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컬렉터 중 MZ세대 비율이 50%가 넘어요. 이제 디지털 네이티브를 위한 접근을 고민할 때죠.

MZ세대의 미술 시장 유입에 맞춰 그들을 연구 중이라고 들었어요.

MZ세대,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갤러리를 직접 방문하기만 고집해 권하기보다는 온라인 뷰잉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작품의 첨예한 뉘앙스를 어떻게 하면 플랫한 2D 이미지로 잘 전달할지가 과제예요. 그렇다고 오프라인 비율이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한 번의 방문에 제대로 된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여야죠. 요즘 제가 기술자들과 준비하는 스타트업 ‘아투(Artue)’도 그중 하나예요. 아투는 프랑스 사회학자이자 인류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가 정립한 아비투스(Habitus)의 준말이에요. 상대와 자신을 구별하는 것은 문화 자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아트 투자의 준말이 아닙니다(웃음). 한마디로 젊은 작가를 위한 플랫폼으로, 무엇보다 실시간 디지털 카탈로그 레조네(Catalogue Raisonné)를 개발 중입니다. 젊은 작가는 카탈로그 레조네를 제작하거나 글로벌 마켓에서 프로모션 하는 기회를 갖기 어려워요. 극소수만 누릴 수 있죠. 하지만 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면 비용이 절감되기에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젊은 작가가 커리어를 시작할 때부터 카탈로그 레조네라는 개념을 안고 간다면 자기 점검을 하며 더 힘 있게 활동할 수 있죠. 젊은 컬렉터라면 그곳에서 허들을 낮춘 미술품 수집을 경험할 거고요.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이고 2023년 초에 공식적으로 선보였어요.

국제갤러리에서 활동하며 개인적으로 가장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단색화가 세계 유수 미술관의 컬렉션에 포함되고, 아트 페어에서 만난 사람들이 한국어로 또박또박 우리 작가 이름을 얘기할 때는 정말이지 감동이에요. 모마(MoMA)가 리뉴얼하면서 양혜규 작가의 전시를 열었을 때, 퐁피두 센터에서 열린 대규모 기획전에 최욱경 작가의 작품을 선보일 때도 빼놓을 수 없죠. 유학하며 경이롭게 바라보던 공간에 한국 작가의 작품이 걸리다니 떠올릴 때마다 벅차요. 이런 성취감 때문에 쉬지 않고 일합니다.

여름휴가에 아를의 알리스캉(Alyscamps)에서 열린 이우환 작가의 전시 <레퀴엠(Requiem)>을 우연히 보고 반가웠어요. 아를에 이우환 미술관이 들어서기도 했죠.

집에서는 불량 엄마지만, 아이와 함께 해외 미술관에 걸린 한국 작가의 작품을 같이 볼 때 ‘다음 세대는 이것을 당연시하며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겠구나’ 뿌듯해요. 문화가 레퍼런스가 되기까지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K-팝, K-드라마 등 K-콘텐츠가 이미 해내고 있어요. 사실 현대미술은 비인기 종목이잖아요. ‘프리즈 서울’이 개최되고 해외 화랑도 국내에 많이 들어왔지만, 아무래도 다른 문화에 비해 열광적인 관심을 받진 않아요. 하지만 볼륨은 다를지라도 한국 미술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데 일조했다는 믿음을 갖고 있어요.

한국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특징은 무엇인가요? “특징을 꼽기 힘든 것이 특징이다”라고 얘기한 적 있는데요.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미술은 해당 나라에 이어 내려온 특징을 강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요. 세계의 동시대 미술에 조금 이물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한국 미술은 그것을 뛰어넘었어요. 단색화와 양혜규 작가의 작품만 떠올려봐도 그렇죠. 미국의 미니멀리즘이나 이탤리언 아방가르드라고 생각해도 무리가 느껴지지 않아요. “특징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쉽게 얘기했지만 다른 아시아 나라에 비해 굉장히 글로벌한 언어에 가까우면서도 그 안에 한국적 내러티브를 담고 있죠. 이런 강점 덕분에 글로벌 신에 빠르게 안착했다고 생각해요.

보고시안 재단 설립자인 아티스트 장 보고시안이 인터뷰에서 “예술이 국가, 인종, 종교 간의 갈등까지 풀어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2015년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위성 전시의 일환으로 개최된 <단색화>전을 국제갤러리와 함께 하기도 했죠. 본인이 생각하는 예술의 힘은 무엇인가요?

제 직업을 “콘텐츠를 다루고 프로모팅한다”고 설명하기도 해요. 미술은 콘텐츠입니다. 의아한 분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미술이 다른 분야에 비해 역사가 길고 클래식할 뿐 콘텐츠예요. 현대미술은 이미지만 말하는 게 아니라 이미지와 텍스트를 균형 있게 함께 가져가야 콘텐츠가 완성됩니다. 개인적으로 책과 텍스트에 관심이 큰 것도 그 때문이죠. 갤러리스트, 큐레이터라면 눈으로 보는 행위와 읽는 행위를 고루 잘하고 좋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저는 이 직업에 큰 빚을 졌어요. 미술계에 있으면서 정말 좋은 아티스트, 아트를 만나 조금씩 질적 성장을 해나가고 있어요. 인간은 성숙해지기 위해 멘토 같은 존재가 필요한데 미술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죠. 새도 노래를 하고 춤을 추고 짝짓기를 하지만, 그림을 그리지는 않아요. 집을 짓지만 자기 보호의 일환이지 예술성을 갖고 작품을 만드는 건 아니죠. 인간을 동물과 구별 짓는 것 중 하나가 미술입니다. 대단한 미술 작품을 마주할 때 인간이란 존재가 참 사랑스러워요. 이런 걸 만들어내다니! 미술은 가장 순수한 방식으로 인본주의를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대중 예술의 문법을 배우거나 스타트업을 구상하거나, 어떤 행위를 하든 미술이라는 궁극적인 지점을 향하죠. (VK)

국제갤러리의 프랑스 파리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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