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Май
2023

줄리언 오피가 만든 제3의 현실 #친절한도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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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닮은 익명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걷는 작업, 2009년 서울스퀘어에 설치되었던 대형 LED 작품 ‘군중’을 기억하시나요. 미술에 대한 관심 여부와 상관없이, 작가 줄리언 오피의 존재가 낯설지는 않을 겁니다. 오피는 현 세계의 보편적 대상을 가장 간결한 형태로 다루고, 이를 고유한 조형 언어로 확립한 미술가죠. 직관적이고 산뜻하며 경쾌한 그의 작업은 국경 불문, 남녀노소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누구나 같은 의미로 이해할 수 있는 픽토그램의 형식 혹은 명료한 선과 색의 향연은 미술의 난해함에 도취 혹은 경도되지 않는 작가만의 심지 굳은 세계를 그려냅니다. 그러나 단순 명료한 그의 작업 이면에는 무언가를 본다는 행위, 인식하는 과정, 이를 예술로 펼쳐놓는 일련의 프로세스 등이 부지런히 구현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보는 이의 취향이나 호오를 떠나 가장 분명한 건, 줄리언 오피라는 작가가 결코 한곳에 머문 적이 없다는 사실이겠지만 말이죠.

국제갤러리 부산점 줄리언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설치 모습.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부산점 줄리언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설치 모습.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부산점 줄리언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설치 모습.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현재 국제갤러리 부산점과 바로 옆에 위치한 F1963의 석천홀에서 열리고 있는 오피의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은 그동안 기술과 재료, 그리고 표현에 대한 작가의 진화하는 관심사를 가장 현재적인 버전으로 선보이는 기회입니다. 부산점에서는 시종일관 초당 100비트의 빠르고 중독적인 사운드가 울려 퍼지고, 이를 BGM 삼아 모든 이들이 춤을 추고 있습니다. 그간 가장 인간적인 행위인 ‘걷는 행위’를, 그리고 뛰는 모습을 작품화해온 그는 어느 날 유튜브에서 수년 전에 유행한 셔플 댄스를 발견하고, 이를 또 다른 프로젝트로 발전시킵니다. 그러고는 한 공간에 춤추는 모습을 다양한 매체로 구현합니다. LED 영상은 물론이고 컬러풀한 회화와 모자이크 타일로 이루어진 평면 작업까지 모두 매우 역동적으로 느껴진다는 게 새삼 신기할 따름입니다.

F1963 석천홀 줄리언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설치 모습.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F1963 석천홀 줄리언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설치 모습.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F1963 석천홀 줄리언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설치 모습.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어느 때보다 주목할 만한 오피의 시도는 F1963 석천홀에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특히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VR 프로젝트는 놓쳐서는 안 되는 경험일 겁니다. VR 고글을 끼면 가상의 전시장에 가닿는데, 그곳에서 오피의 전작을 대거 만날 수 있습니다. 걷는 사람들, 비둘기 같은 동물, 프랑스 바스티드 성당, 도시의 마천루 등을 작가가 만든 가상세계에 재현한 거죠. 일련의 이미지는 분명 실제처럼 펼쳐지는데, 이런 과정은 시각을 넘어서는 제3의 감각을 자극합니다. 결국 VR이란 우리가 이미지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행위 그 자체나 다름없으니까요. 실제와 가상을 넘나드는 작업이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덕분에 가상세계가 현실의 또 다른 일부처럼 느껴지는 거죠. 현실과 가상 사이, 제3의 현실을 경험함으로써 우리가 몸담은 이곳을 더 잘 이해하도록 하고 싶다는 작가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F1963 석천홀 줄리언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설치 모습.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F1963 석천홀 줄리언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설치 모습.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F1963 석천홀 줄리언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설치 모습.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VR 작업이 기술적으로 가장 진화된 작업이긴 하지만 그 자체가 궁극의 목표는 아닙니다. VR로 추구하고 싶은 예술적 가치가 무엇이냐는 혹자의 질문에 작가는 이렇게 답하더군요. “모든 예술 활동은 보고 그리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VR로 작업하든, 땅바닥에 분필로 그림을 그리든, 저는 제가 본 것을 그릴 뿐입니다.” 그리고 그는 예술가로서 우리가 일상에서 특별한 ‘비일상성’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상을 보는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 삶의 면면에 숨은 특별한 요소를 찾아내는 것, 이것이 오피가 예술가로 사는 이유인 거죠. “이번 전시작들은 모두 많은 걸 내려놓고 시도한 새로운 차원”이라던 그의 말은 당장 부산행 티켓을 끊어도 좋을 믿을 만한 단서가 됩니다. 오피의 신나는 신세계는 오는 7월 2일까지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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