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Июнь
2023

비엔나에서 떠올린 행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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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정갈한 산책로와 믿음직한 음식, 이따금씩 영감을 충전해주는 예술적인 장소.
비엔나에서 행복의 조건을 떠올렸다.

“비엔나에서는 모든 게 너무 쉬워요.” 첫째 날 저녁, 도시에 대한 확실한 단서를 손에 쥐기 전 비엔나관광청의 홍보 매니저 마티아스 슈빈들(Matthias Schwindl)에게 비엔나의 매력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재치 있고 스타일리시한 청년인 그에게 나는 요즘 세대에게도 통하는 비엔나의 매력이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엔나를 떠나는 날, 그의 말뜻을 온전히 이해하게 됐다.

비엔나에 도착한 날, 1920년대 파리를 모티브로 꾸민 소박하고 사랑스러운 호텔 모토(Hotel Motto)에 짐을 푼 후, 역사적 건축물로 가득한 중심지를 돌아다니는 것으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숙소가 자리한 비엔나 최대의 쇼핑 지구 마리아힐퍼 거리(Mariahilfer Straße)에서 시작해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Maria-Theresien-Platz), 비엔나 자연사 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Vienna)과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대통령 관저가 자리한 호프부르크 왕궁(Hofburg Palace), 슈테판 대성당(St. Stephen’s Cathedral), 비엔나 국립 오페라하우스(Vienna Opera House) 등을 주르르 거치며 비엔나 풍경을 음미했다. 100년 전 이 도시를 찾은 여행자들도 감탄하며 둘러봤을 역사적인 건축물이 지닌 정교한 미학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투어는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비엔나를 여행하는 동안 나는 지하철과 트램을 하루에도 몇 번씩 이용했는데 역과 역 사이가 무척 가까워서 미리 이동 시간을 가늠하고 길을 나선 적이 거의 없다. (비엔나 중심에서 비엔나 공항까지도 공항철도(CAT)를 타면 채 20분이 안 걸린다.) 걷다 보면 금세 목적지가 등장하는 비엔나에서 나는 거인이 된 것 같았다. 이런 편리함이 비엔나 사람들의 삶을 홀가분하게 만들고 있었다.

가장 부러웠던 건 그렇게 자주 드나들 수 있는 예술 공간이 도시 전역에 널려 있다는 점이다. 비엔나에서 영감의 샘이 마르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아이들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자연사 박물관에서 실물 크기의 공룡 화석을 보며 그림을 그리고, 미술과 건축 학도들은 200여 개 박물관과 갤러리가 운집한 시내를 돌아다니며 무한한 영감을 나눌 수 있었다. 어쩐지 기분이 울적한 날 레오폴트 미술관(Leopold Museum)에서 구스타프 클림트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며 마음을 달래고, 건축가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가 지은 쿤스트 하우스 빈(Kunst Haus Wien)의 알록달록한 카페에서 친구와 수다를 떠는 삶을 잠깐 상상해보다가 발길이 닿은 곳은 지난해 개관한 박물관 하이디 호르텐 컬렉션(Heidi Horten Collection)이었다. 억만장자로 위대한 컬렉터였던 하이디 호르텐이 30년간 모아온 개인 소장품은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마르크 샤갈, 게르하르트 리히터, 이브 클랭의 희귀한 작품을 아우르고 있었다. 머지않아 핑크빛 티룸까지 갖추게 될 하이디 호르텐 컬렉션은 지금 비엔나에서 가장 뜨겁게 주목받는 예술 공간이다.

온갖 아름다운 것을 좇느라 지친 몸과 마음은 한잔의 커피 혹은 와인,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정갈한 식탁이 달래주곤 했다. 카페 코르프(Café Korb)나 카페 뮤제움(Café Museum) 등 스타벅스보다 자주 눈에 띄는 고풍스러운 커피 하우스는 이른 아침부터 열려 있었다. 질 좋은 맥주를(비엔나에서 가장 큰 오타크링거 브루어리를 비롯해 오스트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양조장을 보유한 나라다) 맛볼 수 있는 아담한 펍, 방대한 라인업을 보유한 보틀 숍, 나라별로 세분화된 그로서리 숍도 시시때때로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소시지나 케밥을 판매하는 가판대가 점심때마다 북새통을 이루는 한편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역시 뜨거운 애정을 받는다. 주류 메뉴만 존재하는 ‘팜 투 테이블(Farm-to-Table)’ 퀴진 C.O.P.(@copvienna)의 요리는 황홀할 정도였다. 오이, 당근, 버섯 등으로 구성한 알록달록한 모둠 피클, 산뜻하게 구운 청어 요리, 갈릭 플레이크로 감칠맛을 더한 구운 브로콜리 요리, 달고나 향기가 나는 크렘 브륄레까지, 믿음직한 생산자로부터 최적의 상태로 공급받은 식재료로 꾸린 메뉴가 테이블에 둘러앉은 모두의 식성과 입맛을 손쉽게 만족시켰다. 비건과 유기농 역시 비엔나 식문화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는 주요 키워드다. 정교한 채식 요리를 만날 수 있는 티안 비스트로(TIAN Bistro)와 베가니스타(Veganista), 초콜릿 가게 더 랄라(The Lala) 같은 비건 디저트 숍에서는 보통의 입맛을 가진 사람들까지 매료됐다. 집 근처 마트에만 가도 친환경 및 유기농 인증을 받은 식재료가 넘쳐난다. 모두에게 흡족한 테이블을 차리는 건 비엔나에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떤 날은 사람들이 몰릴 만한 곳은 단 한 군데도 가지 않고 거리와 공원, 도나우 강변을 거닐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세계 최고의 녹색 도시’ 등의 타이틀을 익숙하게 거머쥐게 만든 풍부한 녹지와 녹음은 봐도 봐도 신선했고, 아기자기한 가게는 보통의 일상을 흥미롭게 채워주었다.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숍 나우 와우(Now Wow), 플랜트 숍 칼리나(Calienna),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공예품을 선보이는 스하인(Sheyn)의 쇼룸에서는 도시의 새로운 비전을 엿볼 수 있었다. 패션도 다채롭다. 극장 앞, 클래식한 블랙 룩으로 맞춰 입은 커플과 120년 전통의 뮬바우어(Mühlbauer) 모자를 데님에 매치한 대학생,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매끈한 레저 웨어 차림의 러닝족까지. 비엔나에 머무는 동안 나 역시 제멋대로 스타일링을 하고 다녔다. 미니멀한 차림에 빈티지 숍에서 급하게 구입한 터키 블루 스카프를 무심하게 두른 날 주변 반응이 제일 좋았다. 비엔나에서 선택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은 무궁무진하다. (동성 결혼, 마약, 매춘도 법적으로 허용된다.) 덕분에 전통과 현대, 웅장한 오케스트라 공연과 거리 예술, 소시지 가판대와 근사한 레스토랑이 편안하게 공존한다. ‘비엔나에서는 모든 게 쉽다’는 말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삶의 다양성을 온전히 포용하는 곳에서 행복은 더 지속 가능해지기 마련이다. V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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