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Сентябрь
2023

박세리 “저는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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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저는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에요”

박세리는 계속됩니다. GQ 언니 너무 멋져요.SR 아하하하.GQ 이 말, 만나면 꼭 해보고 싶었어요. <지큐 골프> 창간 때부터 쭉 연락 드렸는데, 드디어 이 순간이 왔네요. 작년에 골프 행사 ‘The GQ OPEN’ 1회에 함께해주시긴 했지만요.SR 그러게요. <지큐>와는 인연이 계속되는 느낌이에요. <지큐 골프>는 점점 레벨 업되는 게 느껴져요.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트렌디한 정보가 많더라고요. 재밌게 보고 있어요.GQ […]

박세리는 계속됩니다.

셔츠, 준지. 이어링, 링, 모두 1064 스튜디오.

GQ 언니 너무 멋져요.
SR 아하하하.
GQ 이 말, 만나면 꼭 해보고 싶었어요. <지큐 골프> 창간 때부터 쭉 연락 드렸는데, 드디어 이 순간이 왔네요. 작년에 골프 행사 ‘The GQ OPEN’ 1회에 함께해주시긴 했지만요.
SR 그러게요. <지큐>와는 인연이 계속되는 느낌이에요. <지큐 골프>는 점점 레벨 업되는 게 느껴져요.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트렌디한 정보가 많더라고요. 재밌게 보고 있어요.
GQ 처음 <지큐 골프>를 만들 때 제 스스로는 겁이 나기도 했어요. 골프에 진지하게 임하는 분들에게 골프를 잘 모르는 제가 행여 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자칫 장난처럼 느껴지는 건 아닐까?
SR 골프의 기본적인 룰이나 태도를 벗어나서는 안 되지만, 잡지에 실리는 모든 정보가 딱딱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골프를 잘 아는 분부터 이제 막 알아가기 시작하는 분, 심지어 골프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도 <지큐 골프>는 좋은 정보를 주는 잡지라고 생각해요.
GQ 팬데믹 때 골프 붐이 뜨겁게 불었죠. 골프는 매너의 스포츠인데, 열풍에서 매너에 관한 논의는 다소 뒷전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SR 코로나19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죠. 골프를 즐기는 연령이 확연히 낮아졌고, 스크린으로 골프를 접하는 분이 많아졌어요. 골프 의상도 기존의 갖춰야 할 의상에서 많이 벗어났죠. 여러 면에서 편해지는 건 좋은 것 같아요. 다만 골프에서 기본적으로 배워야 할 에티켓이나 룰을 간과하는 트렌드는 조금 아쉽죠. 사실 골프를 처음 배우는 분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기는 쉽지 않아요. 보통은 프로들에게 레슨을 받으면 기본 매너를 익히고 입문하는데, 스크린에서 게임하듯 시작하는 분들에게 룰에 대한 인식이 정립되기 어렵죠. 그래서 골프장에서 진행에 문제가 많다는 말이 있어요. 예를 들어 본인의 클럽을 스스로 뽑아가 다음 샷을 기다리고, 볼마크도 스스로 하는 게 에티켓이에요. 그래야 플레이 진행도 스무스해지죠. 그럼에도, 골프가 대중에게친숙하게 다가간 점은 긍정적으로 봐요.
GQ 필드 위에서 정말로 상대의 진면모가 보이나요?
SR 보이죠. 골프는 상대방과 같은 티에서 치면서도 홀로 플레이를 하고, 1홀부터 18홀까지 같은 템포로 나아가죠. 거기서 성격, 성향, 장단점이 드러나요. 이 사람이 진짜인지 아닌지 표가 나죠.그런 면에서 골프가 좀 위험해요.(웃음)
GQ 저는 역설적으로 필드 밖에서의 박세리를 보면서 깨달았어요. 골프는 매너의 스포츠라는 사실을, 진정한 의미에서 골프를 익히면 매너 있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요.
SR 골프뿐만 아니라 어떤 운동이든 ‘스포츠맨십’안에 존중과 배려, 겸손이 담겨 있어요. 운동선수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성향이죠. 그래서 정직할 수밖에 없고, 정직 속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해야 하죠. 그런데 골프는 개인 스포츠이고, 신사의 스포츠라 더더욱 지켜야 할 에티켓이 많아요. 옷 입는 것부터 상대을 배려하기 위해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이 골프 룰 안에 모두 포함되어 있죠. 그래서 어린 나이에 시작한 사람도 빠르게 성숙해지는 것 같아요.

하운드 투스 패턴 재킷, 뉴인. 이어링, 드와떼. 이너, 스커트, 행커치프, 스틸 레토 슬링 백은 모두 스타일리스트의 것.

GQ 무식한 질문일지 모르지만, 궁금해요. 골프 매너와 실력은 비례하나요?
SR 아니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상대가 잘하면 당연히 질투가 나죠. 그런데 상대 선수는 안 됐으면 하고, 나만 잘하길 바라면 확실히 경기에 지장이 있어요. 시기하기보다는 상대 선수를 부러워할 줄 알고, 상대가 무엇을 잘하는지 파악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똑바로 보면 배우려는 마음을 갖게 돼요. 그렇게 꾸준히 하다 보면 차츰 클래스가 높아질 수 있죠. ‘저 선수는 왜 잘하는 거야? 단지 운이 좋은가?’ 생각하면 열 번을 붙어 여덟 번 질 거예요. 마음을 스스로 다스려야 해요. 골프에서 멘털이 중요하다고 하는 까닭이 거기 있어요. 잘한다고 들떠서도 안 되고, 못한다고 다운되어서도 안 되고, 스스로를 다스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죠. 그래서 굉장히 어려워요. 이런 것들은 경험을 통해 알아가는 것이지, 누가 가르쳐준다고 해서 배워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GQ ‘박세리 & 아니카 인비테이셔널 아시아’ 개최를 소개하면서 “라이벌에서 가장 친한 친구로, 이제는 주니어 육성을 위한 하나의 뜻으로 시작하는”이라고 적은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라이벌이 친구가 되어 함께 새로운 미래를 그린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닐 것 같아요.
SR 아니카 소렌스탐, 로라 데이비스 같은 선수는 항상 저보다 먼저 자리를 잡았고, 저보다 많은 기록을 갖고 있어요. 그런 레전드 선수들을 보면 존경스러워요. 아니카 소렌스탐은 작년에 이어 제2회 ‘박세리 월드 매치’에도 참여해요. 현역과 은퇴한 레전드들이 함께 참여하는 경기인데, 좋은 취지에 동참하려는 마음은 한마음 같죠. 자선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요. 골프의 미래를 위해 같은 비전을 품고 일을 하는 거니까, 한때는 선의의 경쟁자라도 선수들끼리 보이지 않게 의지를 많이 해요.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죠.
GQ 보이지 않는 의지가 이를테면 어떤 걸까요?
SR 골프선수는 365일 중 9개월 동안 계속 경기를 하며 이동해요. 눈뜨자마자 만나는 선수를 긴 하루를 마감할 때도 마주하죠.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셈이에요. 외롭고, 잘 안 풀리고, 속상한 날들이 그렇지 않은 날들보다 더 많아서, 선수들끼리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무언가가 있어요. 직접적으로 기대어 의지한다기보다아픔과 고독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의지하는거죠. 거기서 힘을 얻고요.

클록, 릭 로웬스. 드레스, 가브리엘라 허스트.

GQ 외로울 때는 공이랑 대화를 하기도 했다고요.
SR 대회에 출전하면 내가 쓰는 공을 잃어버리거나 헷갈리지 않게 마크하게 되어 있어요. 볼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여 마크하면서 마음속의 바람을 중얼중얼 내뱉는 거죠. ‘이번 주는 더 잘 되겠지, 잘할 수 있겠지’ 그런 기대감을 갖고요.
GQ 골프는 혼자 하는 스포츠라 자기밖에 모르게 되지 않을까 했어요. 감독님이 주변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제 생각이 오만이었다는 걸 알았죠.
SR 아빠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배운 것 같아요. 아빠는 주변 사람을 잘 챙기셨어요. 항상 나눠주시고, 누가 도와달라고 하면 손해볼 걸 알면서도 기꺼이 돕는 분이었어요. 거기서 기쁨을 느끼는 분이었죠. 제가 운동할 때 부모님이 항상 하시던 말씀이 “겸손해야 된다”였어요. 큰 사람일수록 더 겸손해야 하고, 더 많이 베풀어야 한다고요. 제가 대단한 일을 한다기보다는 사실 좋아서 하는 거예요. 제 주위의 누구든 다 잘됐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GQ 머리로는 알아도 늘 ‘겸손’이란 마음을 품고 사는 건 쉽지 않은 일 같아요. 특히 최고의 자리에 머물던 분에게는 더 어렵지 않을까 싶었고요.
SR 한 번도 제가 최고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저는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에요. 나 혼자 잘한다고 누가 저를 인정해줄까요? 최고가 되려고 최선을 다하는 길에서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왔으니, 할 수 있는 한 베푸는 게 저에겐 당연해요. 세상에 공짜는 없잖아요. 겸손하면 할수록 내 마음도 편해져요. 어려울 것 같지만 겸손이 가장 쉬운 것 같아요.
GQ 겸손이 가장 쉽다니!
SR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내려놓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직업이 조금 다를 뿐 저도 똑같은 사람이에요. 열심히 일한 하루 끝에 시원한 맥주 한잔에 행복해하는 사람. 열심히, 부지런히, 감사한 마음으로, 매일 그런 마음으로 살려고 해요.
GQ 저는 때때로 바쁘다는 이유로 소중한 것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닐까 자책할 때가 있거든요.
SR 일상에서 소중한 시간을 이미 누리고 있는데 잘 모르는 분도 많아요. 선수 시절 늘 긴장감 속에 살아야 했던 저는 친구들하고 식사하고 주말에 쉬며 어디든 갈 수 있는 삶이 좋아 보였어요. 무엇을 소중하다고 선택하는가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운이 좋게도 슬럼프를 겪으며 가장 소중한 것을 깨닫게 됐어요. 슬럼프를 겪기 전까지 인생에 포기란 없었어요. 그러다 내 힘으로 안되는 게 있다는 걸 느끼고, 바닥까지 치달았죠. 슬럼프를 겪던 어느 날, 지인이 낚시를 하자며 저를 어디론가 데려갔어요. 바람 한 점 없고 잔잔한 물 앞에서 순간 멍해졌어요. 아무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고, 누가 뒤통수를 친 것처럼 번쩍 하고 뭐가 왔죠. 그때 느닷없이 든 생각은, ‘내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었구나’였어요. 지난 7~8년의 선수 생활이 머릿속에 스쳐 가면서, 제 욕심이 쌓여 곪아 터졌단 걸 알게 됐죠. 그때까지 저는 잘할수록 스스로에게 채찍질만 하는 사람이었어요. 아프면 나만 아픈 거 아니니까, 힘들면 나만 힘든 거 아니니까, 하며 제 안의 시그널을 외면했어요. 그러다 번아웃을 맞이한 거
죠. 그때 시야가 트이고 마음이 여유로워지면서, 소중한 걸 보게 됐어요. 모든 걸 내려놓고 처음으로 돌아가기로 했죠. 내가 왜 골프를 시작했는지부터 짚어 나가면서.

하운드 투스 오버사이즈 퍼 로브, 레이블리스. 리본 셔츠, 레더 팬츠, 모두 에이치앤엠. 스틸레토 슬링백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이어링, 모두 1064 스튜디오.

GQ 자신을 좀 더 칭찬하고 아껴주게 되었나요?
SR 그렇죠. 어제보다 오늘이 좀 더 나아진 것 같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좋아지겠지? 그런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됐어요. 그렇게 차츰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다시 우승을 코앞에 둔 연장전에 제가 서 있더라고요. 결국은 우승을 했죠.
GQ 은퇴 후에 거의 골프를 하지 않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세리머니 클럽>에 임하는 첫 소감에 “골프를 즐기는 재미를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하셨죠. 변화가 있었나요?
SR 아직도 못 내려놨어요. 막상 돌아가면 또 안 되더라니까. 아하하하. 골프는 너무 힘들어요. 내려놓고 즐기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아, 골프 나랑 안 맞아.(웃음)
GQ 요즘 말하는 ‘육각형’ 인간에 부합하는 선수가 바로 박세리가 아닐까 싶어요. 운동 실력, 인성,추진력, 사업적인 감각, 거기다 예능감까지.(‘사랑스러움’은 차마 말하지 못했다.)
SR 어릴 때부터 욕심이 많았어요. 무엇을 하든 ‘나는 최고가 될 거야’라는 마음이 항상 있었어요.
GQ 입버릇처럼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고 이야기하시더군요.
SR 완전히 다르죠.
GQ 그걸 아는 것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SR 잘못 생각하면 헛된 꿈을 꾸거든요. 좋아하는 것을 잘한다고 착각하기도 하고요. 둘을 확실히 구분해야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어요.
GQ 감독님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상당 부분 일치하지 않나요?
SR 정말로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으면 굉장히 적극적이에요. 적극적으로 잘하려고 하죠. 잘하기 위해 좋아하기도 해요. 요즘도 계속 새롭게 배워요. 내가 이런 걸 좋아했었네? 이런 걸 잘하네?
GQ 최근에 한 것 중엔 무엇을 잘하던가요?
SR 촬영을 계기로 킥복싱, 격투기를 해봤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이렇게 재밌을 수가 있나? 제 성격하고 딱 맞는 것 같더라고요. 선수가 안돼서 얼마나 다행인지.(웃음)
GQ 뭐 하나 허투루 할 수 없는 분인 거죠.
SR 허투루 못 해요. 뭘 하든 진심이에요. 하기 싫다가도 막상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열심히 해요. 성격이 그런 것 같아요. 후회한 적은 없어요.

스리피스 슈트, 아미. 이어링, 링, 모두 톰 우드.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GQ 박세리의 삶에 후회 같은 건 없나요?
SR 안 해요. 안 하려고 해요. 무언가를 하기 전까지는 많은 생각을 하고, 후회할 것 같으면 아예 안 하죠. 하고 나서 후회한 적은 없어요.
GQ 골프의 영향일 수도 있을까요? 그 전의 경기를 모두 잊고 나아가는 스포츠잖아요.
SR 저도 골프 하면서 후회할 만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많이 했죠. 후회할 행동 안 한다고 어떻게 매번 성공하겠어요. 저는 최대한 후회할 생각을 하고 시작하지는 않아요. 그게 선택의 힘이에요.
GQ 신중하고 차분하게 생각하고 선택하는 편인가요, 어떤 강렬한 이끌림에 선택하는 편인가요?
SR 신중히 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저는 보류 중인데 직원들이 이미 결정을 해버리는 때가 있어요. 혼자 결정하는 것에 익숙하다 보니 이런 상황들이 익숙지가 않죠. 그러면서 많이 배워요. 직원들도 나를 위한 선택을 하니까요. 직원들에게도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요.
GQ 얼마나 더 성장하실 계획이신지.
SR 마흔 중반밖에 안 됐는데, 아직 멀었죠.
GQ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분이니 사람을 들이는 데 굉장히 신중할 것 같아요. 뽑는 기준이 있나요?
SR 굉장히 어려워요. 직원들 하나하나가 박세리라고 생각하고 일을 해야 한다는 점에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무게도 있고, 멀티가 되어야 하고, 행동에 제약도 많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너무 감사하게 모든 직원이 잘해주고 있어요.
GQ 감독님이 잘해주는 덕분 아닐까요?
SR 직원 배를 든든히 채우는 것만큼은 확실해요. 힘들게 일하는 만큼 한 끼라도 좋은 음식으로 잘 먹으면 좋은 것 같아요. 회사 들어올 때 면접에서 꼭 묻는 질문이 ‘음식 알레르기 여부’예요.
GQ 마치 파인 다이닝 같네요.
SR 알레르기 없이 뭐든 잘 먹어야 해요.(웃음)
GQ 박세리의 사람은 대체로 어떤 사람이에요?
SR 딱 한 가지, ‘선’만 잘 지키면 돼요. 경계가 흐릿하거나 없으면 어려운 부탁도 아무렇지 않게 하게 되죠. 그 부탁으로 서로 기분이 상하거나 오해가 생길 수도 있고요. 선을 뚜렷이 해야 나도 상대에게 조심스럽고 배려할 수 있게 돼요. 제 주변 사람들, 지인들은 모두 그 선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야 오래 가는 것 같아요.
GQ 그 선을 지키는 사람이 단단하게 버티고 있어주어선지, 감독님이 나오는 예능은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보다 편하게 보게 되더라고요.
SR 가장 불필요한 것이 쓸데없이 화나게 하는 질문이나 말인 것 같아요. 그런 상황이 대본에 있으면 직원들이 미리 제작진에게 이야기를 하죠. 저는 누가 봐도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라 그렇게까지 설정 안 해도 뻔히 드러나거든요.
GQ 할 말은 하면서도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지는않는 그 균형감도 탁월해 보였어요.
SR 저는 오해가 생기는 게 싫어요. 그래서 정확하게 짚어서 이야기를 하죠. 그래서 방송이 어려워요. 아무래도 방송 나랑 안 맞는 것 같아.(웃음)

이어링, 포트레이트 레포트. 화이트 셔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GQ <지큐 골프>로 여러 인물을 인터뷰했는데, 많은 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고민을 공에 담아 날리는 기분이 좋다고요. 천하의 박세리 감독도 공에 고민을 실어 날리기도 하나요?
SR 아니요. 그런다고 해결될 것 같으면…. 어허허허.
GQ 골프의 어떤 면을 사랑했던 것 같아요?
SR 끝없이 도전할 수 있게 만드는 점요. 답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 답만 정답이 아니고 또 다른 답이 나오고, 그 답을 찾으면 또 다른 답이 나오고…. 끝없이 도전하게 만드는 게 골프의 매력인 것 같아요. 계속 스스로 노력하게끔 만들죠.
GQ 새로운 일을 할 때는 늘 초보의 자세로 임한다고 책에 쓰셨죠. 감독님도 무언가를 할 때 0으로 돌아가는 데 용기가 필요한가요?
SR 용기라면 용기죠.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믿는 사람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도전하는 분들 보면 두려워하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머물기보다는 일단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GQ 이런 마음가짐은 1998년 US 오픈에서 양말을 벗을 때도 이미 탑재되어 있었던 거죠?
SR 그렇죠. 연못에 들어가서 그 샷을 선택했을 때는 같은 실수는 똑같이 하지 않으리라는 각오가 있었어요. 그 경험을 해봐야 다음에 그런 상황이 되면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험 속에서 얻는 게 되게 많아요. 많이 넘어져보고 상처가 많
을수록 굳은살이 생겨 단단해지는 것처럼요.
GQ <전참시>에서 기획 팀장이 농담처럼 권하던 걸요. “감독님, 시니어 투어 도전?”
SR (고개를 저으며) 그러면 사표 쓰고 나가야 돼요.
GQ 올해 2회를 맞는 ‘박세리 월드 매치’는 무엇이 가장 달라지나요?
SR 과거의 레전드들과 현역 선수가 한자리에서 만나 경기를 보여준다는 취지는 이어가되, 올해는 K-스포츠, K-아트, 문화 예술이 어우러지는 행사로 꾸몄어요. 골프장 안에 작품을 걸어두고, 각 나라에서 오는 선수들과 갤러리들이 스포츠를 비롯한 K-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게요.
GQ 어디선가는 농담처럼 나중에 골프장 주인이 되고 싶다고 하셨죠.
SR 그러니까. 내가 그랬다더라고요?
GQ 그 골프장이 맛집으로 소문날 것만은 분명해 보여요. 어떤 음식을 메뉴에 올리고 싶은가요?
SR 맛있는 건 골고루, 양도 충분하게 구비하겠죠. 쥐포, 오징어, 땅콩 같은 골프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편안한 간식도 두고, 막걸리 안주도 좋은 거 갖추고요. 그런데 사실 가장 중요한 건 골프 에티켓이에요. 제가 골프장 주인이 된다면, 기본적인 골프 에티켓을 익힌 사람들에게만 문을 열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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