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Сентябрь
2023

가을 밤 드라이브하며 듣기 좋은 플레이리스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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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 드라이브하며 듣기 좋은 플레이리스트 4

난데없이 음악이 듣고 싶어서. Palylist 1. 9와 숫자들 <평정심> 습관처럼 라디오를 틀었다. 요란한 광고 소리가 거슬리긴 하지만 조금만 참으면 익숙한 DJ의 목소리가 나올 거다. 오늘 하늘은 종일 비를 뿌렸다. DJ는 이 비가 그치면 곧 가을이 올거라 말하면서 유난히 팔팔하던 올 여름의 장면들을 사진첩 보듯이 하나씩 꺼내 들려주었다. 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땅이 말랑해진 탓에 평년보다 매미의 […]

난데없이 음악이 듣고 싶어서.

Palylist 1. 9와 숫자들 <평정심>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MASERATI ‘QUATTROPORTE’)

습관처럼 라디오를 틀었다. 요란한 광고 소리가 거슬리긴 하지만 조금만 참으면 익숙한 DJ의 목소리가 나올 거다. 오늘 하늘은 종일 비를 뿌렸다. DJ는 이 비가 그치면 곧 가을이 올거라 말하면서 유난히 팔팔하던 올 여름의 장면들을 사진첩 보듯이 하나씩 꺼내 들려주었다. 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땅이 말랑해진 탓에 평년보다 매미의 개체수가 늘었다는 얘기를 끝으로 DJ는 크러쉬의 ‘잊어버리지마’를 선곡했다. 크러쉬가 미디엄 템포를 꾹꾹 눌러가며 이 여름을 잊지도, 잃지도 말라는듯이 노래했다. 밤은 깊어가고, 비는 자꾸 내렸다. 올림픽대로를 홀로 달릴 땐 오렌지빛 가로등과 고요함을 독점했다는 생각에 볼륨을 더 크게 틀었다. 나뿐이니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상관없었다. 터널로 들어서자 그제야 콰트로포르테의 배기음이 요란하게 들렸다. DJ도, 크러쉬도 퇴근했으니 다음 선곡은 내 몫이다. 액셀을 밟을수록 네모난 터널 조명이 길게 늘어났다. 이 속도에 이 선곡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왜인지 9와 숫자들의 ‘평정심’이 떠올랐다. 하루 종일 으르렁대던 마음이 여전히 터널 안에 갇혀서 왕왕 울려대는 것 같아서. 보컬 송재경의 목소리가 다독이듯 말했다. “평정심, 찾아 헤맨 그이는 오늘도 못 봤어”. —<지큐> 피처 디렉터 신기호 

Palylist 2. MOODYMANN <Silence in the Secret Garden>

캐딜락 ‘CT5-V 블랙윙’ (CADILLAC ‘CT5-V BLACKWING’)

컴컴한 도로 위를 캐딜락 CT5-V 블랙윙이 질주한다. 멀찍이서 울리는 V8 엔진의 포효를 듣고서, 이내 그 존재를 찰나에 목격하고서, 문득 무디맨 Moodymann이 떠올랐다. 맞다. 디트로이트 하우스 음악 하면 떠오르는 그 뮤지션이다. 바람을 넘기듯 달리는 아름다운 필러 라인과 7백 마력에 가까운 엔진 출력의 아이러니한 조화가 알쏭달쏭한 뮤지션 무디맨을 불러왔다. 아마도 그건 무디맨 특유의 재지한 하우스 리듬과 중간중간 역동적으로 찍어내는 테크노 비트가 조금 전 내 앞을 빠르게 지나간 CT5의 움직임과 닮았다고 느껴서일 것이다. 또 그의 수많은 앨범 중에서도 <Silence in the Secret Garden>이 특히 닮았다. 앨범은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믹싱되어 있는데, 곡과 곡 사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흐름이 근사할 뿐 아니라, 모든 트랙이 한 아티스트가 작업한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다채로운 샘플링과 악기 연주, 보컬을 한데 담고 있다. 만약 내가 CT5-V 블랙 윙을 타고 달린다면, 난 이 앨범을 베이스가 묵직한 보스 Bose의 퍼포먼스 시리즈로 틀겠다. 가능하다면 서라운딩 모드로. 플레이는 지금 출발해야 하는 녹색등이 켜지는 그 순간이 좋겠고. —디제이 루프 at 하우스 런드리 

Palylist 3. OLD CHANSON

현대 ‘디 올 뉴 산타페’ (HYUNDAI ‘THE ALL NEW SANTA FE’)

에디터 카즈히로를 만난 건 모 자동차 브랜드의 출장에서다. 우린 우연히 같은 조로 배정됐고, 운전은 내가, 카즈히로는 말동무의 역할을 자처했다. 목적지였던 모데나가 가까워질 때쯤, 하늘은 붉은색 물감을 왈칵 쏟아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물들어 있었다. 카즈히로에게 물었다. “지금 음악을 듣는다면 뭐가 좋겠어?” 카즈히로가 답했다. “아저씨 음악.” 5월의 일이었다. 가을밤, 텅 빈 주차장에 산타페를 세워두었을 때 문득 카즈히로가 말한 그 “아저씨 음악”이 생각났다. 붉은색으로 어두워지는 하늘도, 낮은 해가 만든 긴 그림자도 없는 컴컴한 밤이었지만, 그가 말한  “아저씨 음악”이 왜인지 듣고 싶었다. 이튿날, 나는 카즈히로에게 밤에 찍은 사진을 보냈다. 카즈히로가 차 안에 있다면 어떤 “아저씨 음악”을 들을건지 물었다. 다음은 며칠 뒤 그에게서 받은 플레이리스트. 조르주 브라상 Georges Brassens의 르 파라플루이 Le parapluie, 달리다&알랭 들롱 Dalida & Alain Delon의 파롤레스, 파롤레스 Paroles, Paroles. 잔느 모로 Jeanne Moreau의 르 투르비옹 드라비 Le Tourbillon De La Vie. 오래된 샹송들을 추천하며 덧붙인 말. 음악이 아름다우면 바깥 풍경도 아름답게 보일 거야. — 자동차 에디터 카즈히로 난요

Palylist 4. CHARLIE HADEN El Ciego <Nocturne LP>

로터스 ‘에메야’ (LOTUS ‘EMEYA’)

음악 감상만큼 내가 유난히 좋아하는 행위는 운전이다. 시간을 구분하자면 낮 보다는 밤, 밤보다는 새벽에 운전하는 걸 좋아한다. 잠잠한 시간, 가로등 불빛에 의지한 채 한적한 도로를 내달릴 때면 평화가 성큼 다가왔다. “하염없이 내달리던 새벽의 고속도로. 그 위로는 끊임없이 날 반겨주던 가로등이 있더라. 가장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너는 몇 번째의 누군가에게 불을 밝혀주고 있던 걸까.” 8년 전 어느 가을밤, 비틀스의 ‘노르웨이의 숲 Norwegian Wood’를 들으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클래식한 컨트리 리듬이 지금의 도시와 어울리진 않았지만,곡 내내 성실하고 정직하게 이어지는 기타 선율은 앞 유리에 보이는 모든 것을 지워냈다. 그 뒤로 한적한 도로를 달릴 때면 ‘노르웨이의 숲’은 어디선가 들려왔고, 앨범을 틀지 않아도 나는 흥얼거리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노란색 터널 앞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로터스 이메야를 바라보면서도 그랬다. 그러다 어느 틈에 가을 냄새를 흠뻑 들이켜고선 찰리 헤이든 Charlie Haden의 ‘엘 시에고 El Ciego’가 듣고 싶어졌다. 그 특유의 세련된 재즈 연주가 전환을, 고독을, 계절을 모두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나아가 위안마저 쉽게 얻어볼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뮤직 큐레이터 김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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