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되는 ‘러시아인의 밥상’ 10가지
마늘 (чеснок)
마늘로 흡혈귀와 도깨비만 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늘은 바이러스도 퇴치한다. 향이 매우 강하지만 인체 면역력을 키워주는 놀라운 효능을 갖고 있다. 갑자기 이가 아플 때 진통제로 이용할 수도 있다. 염증이 생겨 아픈 부위에 마늘 한 쪽을 올려주기만 해도 금새 통증이 누그러진다. 물론 그후에 치과에 꼭 들리시라.
감자 (картофель)
삶은 감자에서 올라오는 김은 기관지 질환과 감기에 처방되는 흡입기와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방금 삶은 감자 냄비 위에 고개를 숙이고 큰 수건으로 덮은 상태에서 1-2분을 호흡하면 된다. 답답했던 기도가 바로 확 뚫린다.
누가 뭐래도 도전하기 꺼림칙한 러시아 음식 일곱 가지
양파 (лук)
양파도 온갖 감기에 좋다. 껍질을 깐 후 반으로 자른 양파를 환자의 침상 옆에 두라. 필자 개인적으로는 효과를 여러번 보았다. 물론 집안에 양파 냄새가 가득차는 부작용도 있지만 효과는 의심할 바 없다.
비트 (свёкла)
삶은 비트는 러시아의 명절상에 빠지지 않는 여러 샐러드(그중 ‘외투 덮은 청어(сельдь под шубой)’가 가장 유명하다)의 필수 재료다. 동시에 소화능력을 향상시킨다. 위, 대장 장애가 있다면 이 사랑스러운 채소의 효능을 기대해도 좋다.
양배추 절임 (квашеная капуста)
채썬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양배추 절임(квашеная капуста)에는 여러가지 유용물질과 미네랄 외에도 비타민 U가 아주 풍부하다(라틴어로 ‘궤양’을 의미하는 ulvus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비타민 U다). 비타민 U는 스트레스가 심한 현대에 가장 흔한 병 중 하나인 위궤양을 예방해준다. 비타민 U에 심지어 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매끼 양배추 절임을 곁들여 먹기만 하면 된다. 맛도 좋기 때문에 먹기도 쉽다! 내 친한 여사친의 어머니가 병원에서 일하시는데 거의 양배추 절임을 만병통치약으로 여기신다. 난 이분 말이라면 언제나 잘 듣는다.
라솔 (рассол)
러시아인의 해장 음식은 다름아닌 라솔이다. 라솔이란 오이 피클을 절여 두었던 절임액을 말한다. 라솔은 두통을 없애 주고 약해진 기력을 회복시켜 준다. 눈썰미 있는 분이라면 러시아 영화에서 전날 흥청망청 술을 마신 주인공이 아침에 3리터짜리 병을 통째로 들고 뭔가를 꿀꺽꿀꺽 마시는 것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라솔이다.
트보로크 (творог)
트보로크는 러시아식 코티지 치즈다. 유제품 성분 덕분에 골섬유와 치아를 튼튼하게 해줄뿐 아니라 다이어트에도 좋다. 살을 빼려는 사람이나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을 견뎌내야 하는 운동선수들에게도 좋다. 트보로크에는 다른 어떤 식품보다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다 떠나서 트보로크는 신경계를 안정시키며 기분을 좋게 만든다.
비타민나무 열매 (облепиха)
사진 출처: Legion Media
흔히 비타민나무 또는 시베리(seaberry, облепиха)라 불리는 갈매보리수나무의 열매는 심혈관계 질환, 궤양환자, 고혈압환자에게 좋다. 시베리 오일은 상처와 고름을 아물게 해주며 염증을 제거해 준다. 열, 화학물질, 심지어 방사능에 의한 피부 화상 등 온갖 종류의 화상 상처에 시베리 오일이 도움을 준다.
꿀 (мёд)
꿀은 감기에 필수적인 약이다. 보통 따끈히 데운 우유나 버터와 함께 먹는다. 이밖에도 심부전, 위장장애, 간질환, 동맥경화증, 염증 질환, 심지어 신경계 장애 등 수많은 질병을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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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чай)
홍차 침출액은 미용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홍차에 적신 거즈 마스크를 얼굴에 올려 주면 눈의 피로를 없애주며 얼굴 근육을 이완시켜 주기 때문에 눈밑 처짐과 안색을 개선시켜 준다. 홍차 마스크 후에 녹찻물로 머리를 감는 사람도 있다. 녹찻물은 모발을 튼튼하게 해준다. 홍차 얘기를 하다보니 오래된 유머가 생각난다. 산부인과에 한 여자가 찾아와 임신이 너무 잘 된다고 하소연했다. 무슨 방법을 써도 효과가 없다는 것이었다. 잠시 생각에 잠긴 의사는 홍차를 마시라고 처방했다. “하기 전에요, 한 후에요?” 여자가 묻자 의사의 답은 이랬다. “대신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