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불화(不和)하면 어떻게 되는가? 죽든지 방랑하는 수밖에 없다. 방랑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방랑의 한 유형을 보여준 인물이 신라 말기의 고운 최치원(857~?)이다. 좌절한 지식인이 명산대천에 숨어버린 삶의 전형이다. 지리산의 화개 골짜기도 최치원이 좋아하였던 곳이지만, 그가 말년에 세상과 인연을 끊고 완전히 숨어 버린 곳은 가야산의 홍류동(紅流洞) 계곡이라고 알려져 있다. 전국을 떠돌다가 홍류동 계곡으로 들어온 최치원은 '일입청산갱불환(一入靑山更不還)'이라는 시구를 남기고 자취를 감췄다. '이번에 청산으로 들어가면 다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