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Сентябрь
2023

한치원과 전우치 사이 어딘가의 강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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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원과 전우치 사이 어딘가의 강동원

올 추석 연휴 가장 기대를 모으는 영화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이다. 한국형 어드벤처 액션물에서 일관되게 좋은 퀄리티를 구현해온 외유내강의 신작이다. 창립자인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모가디슈> 등을 논외로 하더라도 <사바하>, <엑시트> 제작사라면 믿음이 간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기생충>과 <헤어질 결심> 조연출이었던 김성식 감독의 데뷔작이다. 물론 이 영화의 가장 큰 마케팅 포인트는 강동원이다. 강동원은 그동안 스타성에 비해 원톱 흥행력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국 영화의 주류 장르와 관객 취향의 변화가 감지되는 만큼 강동원의 새로운 활약이 기대된다. 더구나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그의 장기인 능청스러운 코미디와 우아한 액션이 잘 발휘될 수 있는 장르다.

강동원은 잘생긴 걸로 유명한 배우지만 한국의 정석 미남들과는 결이 다르다. 그는 슬픔, 날카로움, 불안, 순수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될 수 있는 분위기를 지녔고, 그것이 지금껏 많은 창작자에게 영감을 제공했다. 강동원 자신도 그의 외모가 활용되는 방식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았다. 그 덕에 숱한 밈을 만들어내 흥행을 도왔고, 남자 영화 전성기 한국 장르물의 칙칙함을 중화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그는 2004년 <늑대의 유혹>에 출연하며 저 유명한 우산 신으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 그 직후 이명세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액션 영화 <형사 Duelist>에 출연하며 빠르게 주류로 편입했다. 이후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지만 유독 거친 느낌의 남성 연장자와 투톱으로 등장하는 장르물에서 성과가 좋았다. <의형제>, <검은 사제들>, <검사외전>이 그랬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두근두근 내 인생>, <가려진 시간>, <브로커> 등 드라마에서도 섬세한 연기를 펼쳤지만 왜인지 그의 매력은 덥수룩한 남성 버디들과 붙을 때 더 빛이 났다. <검은 사제들>의 사제복 차림이나 <검사외전>의 죄수복 핏이 화제가 된 것, 그에게만 벚꽃을 뿌려줬다는 집단 착각을 불러일으킨 <군도: 민란의 시대>는 이 시기 남성 영화에서 그가 차지한 위상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이제 남자들로만 화면을 꽉 채우는 게 지루하게 느껴지는 시대이고, 그도 앙상블에서 작품을 리드하는 포지션을 맡는 횟수가 늘어날 나이다. 성별과 취향을 떠나 ‘불호’가 거의 없는 스타이자 연륜 있는 경력직이면서 여배우 못지않게 산뜻한 이미지를 지닌 강동원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시절이 열린 건지도 모른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그런 점에서 강동원에게 터닝포인트가 되어줄 수 있는 작품이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에서 강동원이 맡은 역할은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다. 그는 타고난 언변과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통찰력으로 퇴마 의례를 연출하거나 유튜브를 운영해 돈을 번다. 그러던 그에게 진짜 귀신을 보는 의뢰인 ‘유경(이솜)’이 접근하면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진짜 오컬트 사건이 벌어진다. ‘천박사’는 강동원의 전작에서 화제의 요소를 모아둔 것 같은 캐릭터다. 오컬트 소재의 코믹 액션이라는 점에서 <전우치>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강동원 자신은 “(<검사외전>의) 한치원과 전우치의 중간쯤”이라고 표현한다. 능글맞지만 밉지 않은 코믹 캐릭터는 강동원의 주특기다. 이 능청스러운 사기꾼을 보좌하는 캐릭터를 보면 영화의 색깔은 더 분명해진다. 천박사는 다양한 기술 장치로 퇴마 이벤트를 연출하는 인배(동휘), 골동품점을 운영하는 황사장(김종수)과 팀을 이룬다. <전우치>의 강동원-유해진, <조선명탐정>의 김명민-오달수 같은 코믹 만담 콤비의 젊고 현대적인 버전 같다.

강동원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장르가 복합적이라 요즘 시대에 잘 맞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홈시어터와 OTT 시대가 활짝 열리고 극장 관람 요금이 올라가면서 진중한 드라마보다 다채로운 경험이 영화를 선택하는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 현대적 어드벤처 액션물은 시의적절한 기획이다. 김성식 감독은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액션’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칠성검을 주 무기로 사용하는 천박사의 속도감 있는 액션, 악당 범천(허준호)의 무게감 있는 액션 등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는 데도 공을 들였다. 강동원은 어릴 때부터 운동을 잘했다고 밝힌 바 있고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단 한 신을 위해 두 달 동안 태권도 연습을 할 만큼 액션으로 인물을 표현하는 데 천착하는 배우다. 이번 영화에서는 <전우치>의 과장된 액션이나 <형사 Duelist>, <군도: 민란의 시대>의 우아한 검술과는 결이 다른, 재기 발랄하고 리드미컬한 액션이 기대된다.

<골든슬럼버>, <인랑>, <반도>, <브로커> 등 최근작들의 아쉬운 흥행 성적 때문에 활동이 뜸하다는 인상을 주었지만 강동원은 꾸준히 자신의 길을 확장해왔다. <브로커>는 제작에 오랜 기간 참여했고, 그 외에도 직접 쓰거나 개발 중인 시나리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 홍보 인터뷰 때는 “제작자가 되는 게 꿈은 아니다. 최고의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제작은 그냥 재밌어서 하는 거다. 영화든 뭐든 만드는 일이니까”라거나 “등장인물을 살릴지 없앨지 고민하는 과정이 재밌다. 무언가를 처음부터 완전히 새롭게 만든다는 점에선 가구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가 ‘만드는’ 것들 중 가장 궁금한 건 역시 ‘내일의 강동원’이다. 그는 지금껏 작품성 있는 작은 영화와 상업 영화에 고루 출연하면서 다채로운 경력을 쌓았고, 특정 이미지로 소비되는 데 저항하기보다 그것을 통해 작품에 기여할 방법을 찾는 배우였다. 예컨대 <가려진 시간>은 그의 청순미를 한껏 강조한 포스터와 달리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았는데, 실종되었다가 성인이 되어 나타난 남자가 아직 어린 여자 친구와 탈주한다는 이야기를 불쾌하지 않게 판타지로 풀어낼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되겠는가. <브로커>와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유튜브가 영화 홍보 창구로 융성하는 시기에 개봉했다. 평소 대중매체에 자주 출연하지 않은 강동원이지만 홍보를 위해 유튜브에 등장할 때면 매체 특성에 따라 자신의 밈을 재현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붐바스틱을 추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순간에조차 차분한 품위를 잃지 않는다. 그에게는 외부의 요구에 유연하면서도 결코 난잡하거나 무뎌지거나 조악해지지 않을 것 같은, 좋은 취향과 건전한 생활 방식을 지닌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것이 많은 창작자에게 비주얼 실험 욕구나 짓궂은 미화 충동을 불러일으킨 그의 외모만큼이나 강동원의 스타성에서 큰 몫을 차지한다. 40대에 접어든 강동원이 어떻게 숙성해가는지 지켜보는 게 흥미로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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