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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평생 이 순간만을 위해 준비해온 것 같아요” 톰 포드를 이은 피터 호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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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이 순간만을 위해 준비해온 것 같아요” 톰 포드를 이은 피터 호킹스

지난 4월, 톰 포드가 톰 포드를 떠났다. 그의 뒤를 이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것은 피터 호킹스. 톰 포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되기 전까지 호킹스는 무명에 가까웠다. 지난 22일 새벽, 팔라초 델 기아초(Palazzo del Ghiaccio)에서 열린 톰 포드 컬렉션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지만. 49세의 호킹스에게 존경하는 디자이너이자 좋은 친구인 톰 포드의 뒤를 잇는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비록 […]

Courtesy of Tom Ford

지난 4월, 톰 포드가 톰 포드를 떠났다. 그의 뒤를 이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것은 피터 호킹스. 톰 포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되기 전까지 호킹스는 무명에 가까웠다. 지난 22일 새벽, 팔라초 델 기아초(Palazzo del Ghiaccio)에서 열린 톰 포드 컬렉션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지만.

49세의 호킹스에게 존경하는 디자이너이자 좋은 친구인 톰 포드의 뒤를 잇는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비록 기상 악화로 톰 포드가 직접 참석하지 못했지만, 호킹스를 향해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호킹스와 톰 포드의 인연은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톰 포드가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25년 전에도 두 사람은 함께였다. 게다가 호킹스는 톰 포드의 커뮤니케이션 부문 부사장이자 꽃 구독 서비스인 플라워박스(Flowerbx)를 창립한 휘트니 브롬버그(Whitney Bromberg)를 구찌에서 만나 결혼도 했다. 그로부터 18년, 호킹스는 세 아이를 둔 아버지가 됐으며 톰 포드의 남성복 디렉터가 되었다.

호킹스에게 주어진 새로운 임무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직책만이 아니다. 그는 앞으로 수없이 진행될 인터뷰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보그>와의 인터뷰는 피터 호킹스의 첫 인터뷰다. 매우 긴장했지만, 그가 상냥하고 합리적이며 유머러스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톰 포드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피터 호킹스의 톰 포드는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합니다.

톰이 일궈온 모든 것을 존중하면서 브랜드를 발전시키는 것은 분명 엄청난 책임입니다. 저는 25년 동안 그와 함께 일했죠. 그의 코드와 디자인 레퍼런스 상당수가 제 안에 깊이 배어 있습니다. 저는 그것들을 활용해 화려함, 섹시함, 엘레강스, 그리고 뷰티라는 저만의 코드를 만들어나가려 합니다. 남성 컬렉션과 여성 컬렉션을 통합한다는 목표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화려함, 섹시함, 엘레강스, 그리고 뷰티. 톰이 지녔던 비전의 일부분이기도 했죠. 그것들을 어떻게 당신 것으로 만들 계획인가요?

저는 톰 포드 남성복을 키워왔습니다. 톰은 저에게 온전히 그 임무를 맡기고 늘 저를 믿어줬어요. 어떤 면에서는 예전에 했던 일을 그대로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죠. 제가 톰 포드 남성복에 적용한 코드가 있습니다. 라펠의 핸드메이드 버튼홀, 18시간의 수작업, 디테일에 대한 집착 등. 저는 이런 코드를 여성복에도 적용하고 싶습니다.

톰이 이끄는 여성복은 늘 화려하고 예술적이었죠. 이에 비해 남성복은 시즌별 변화가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타깃 소비층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남성복도 여성복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지나치게 극단적이지는 않게, 일종의 연속성을 띠면서 말이죠. 지금의 남성과 여성이 누구인지, 톰 포드의 소비층은 누구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란스러운 트렌드를 좇는 것은 때론 피로합니다. 최근에는 조용한 럭셔리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고요. 럭셔리 브랜드들이 트렌드를 따르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소비자를 위해 일관적인 메시지나 이미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정확합니다.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하고, 어느 정도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사람들이 “이건 뭐지? 이 브랜드는 어디로 향하고 있지?” 같은 질문을 던지거든요. 브랜딩, 이미지, 인스타그램, 웹사이트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레드 카펫부터 일상생활까지, 언제든 입을 수 있는 남성복과 여성복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톰 포드를 입은 커플은 품질에 집착합니다. 어디서나 가장 눈에 띄는 한 쌍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않죠. 스타일, 뷰티, 그리고 생김새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넘칩니다. 개인적으로 기존의 ‘톰 포드 맨’과 ‘톰 포드 우먼’은 잘 어울리는 한 쌍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둘이 더욱 잘 어울리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톰 포드 우먼의 이미지를 구체화하기 위해 상의하는 사람이 있나요? 아내인 휘트니인가요? 회사 사람들인가요? 아니면 다른 외부인?

전부 다입니다. 친구들과도 상의하지만, 휘트니가 늘 1순위죠. 그녀는 제 전부니까요! 휘트니는 20년간 톰 곁에서 일해왔고, 이 모든 것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저희 팀원들이 저만큼 품질, 럭셔리, 디테일, 그리고 모던함에 집착하는 것 역시 행운입니다. 남성복 부문에서는 크리스토퍼 로스트론(Christopher Rawstron)이 큰 도움을 주고 있어요. 서로를 다그칠 때도 있지만, 이 역시 건강한 과정입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에 찬성만 하는 사람은 팀원으로 두고 싶지 않거든요. 휘트니는 물론 팀원 모두 저를 솔직하게 대하고, 저 역시 그들을 솔직하게 대해야 합니다. 스타일리스트 마리 셰(Marie Chaix)가 곁에 있는 것도 행운이에요. 그녀는 제가 도전하도록 돕고,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만들죠.

구체적으로 마리가 당신을 어떻게 돕고 있나요?

마리는 제가 아이디어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도록 격려하죠. 제가 런웨이에 올릴 특정 룩을 제시하면, 그녀가 다양한 컬러와 패브릭을 활용해 그 아이디어의 핵심을 분명히 하도록 도와줍니다. 그녀는 진정한 전문가죠. 뭔가를 더하는 것만큼 많은 것을 덜어내기도 합니다.

마리는 흥미로운 협업자로 보입니다. 엄격한 사람으로 유명하고요. 톰 포드의 세상과는 결이 다른 듯하기도 합니다.

변화가 필요했죠. 그녀는 훌륭한 안목을 지니고 있습니다. 함께 일하기 전에도 톰 포드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녀가 영감이 될 만한 이미지와 아이디어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더군요. 마리와 저는 훌륭한 관계를 쌓아나가고 있습니다.

Getty Images

톰의 컬렉션에는 늘 영화적인 면이 있었습니다. 피터 호킹스가 이끄는 톰 포드는 어떨까요?

저는 톰 포드 패션쇼 특유의 화려함을 너무 좋아했어요. 이번 패션쇼에도 그런 점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이번 시즌, 제게 영감을 준 뮤즈는 도니알 루나(Donyale Luna)입니다. 최초의 흑인 슈퍼모델이죠. 그녀는 앤디 워홀의 뮤즈이자, 전설적 포토그래퍼 리처드 애버던의 뮤즈이기도 했습니다. 애버던은 이후 그녀의 매니저가 되기도 했고요. 도니알의 신비로움, 그리고 몸을 통제하는 방식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고양이 같으면서도 신비스럽고 우아하다고 할까요? 1970년대 특유의 ‘은밀한 섹시함’을 의인화한 것 같았습니다. 컬렉션에서도 그런 무드를 포착하고 싶었죠.

늘 무대 뒤에 머물러왔습니다. 이제 모든 것이 바뀔 텐데요.

새로운 경험인 동시에, 저와 브랜드가 거쳐야 할 진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압박감은 크지만, 이 순간을 위해 평생을 준비해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이 시대 가장 위대한 디자이너에게 일을 배웠고, 그의 뒤를 이어 저만의 비전을 펼쳐 보이게 됐으니까요.

밀라노에서 쇼를 선보이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자연스러운 결정이었습니다. 톰과 함께 구찌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곳도 밀라노였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이탈리아가 세계 최고 수준의 가죽 제품, 테일러링, 그리고 액세서리를 자랑한다는 것!

섹스와 섹시함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이 궁금합니다. 톰 포드를 상징하는 단어와도 같으니까요.

섹스, 그리고 섹시함은 톰 포드의 DNA에 내재되어 있어요. 앞으로의 톰 포드 역시 똑같을 겁니다. 결국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것은 욕망입니다. 그리고 톰 포드는 곧 욕망의 동의어죠. 물론 ‘섹시하다’는 개념 자체는 매우 주관적입니다. 저는 톰보다는 미묘한 느낌의 섹시를 추구해요.

최근 <더 가디언>에서 엠마 스톤이 주연을 맡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 <가여운 것들(Poor Things)>과 그 영화 속 노골적인 섹스 장면에 대한 반응을 다룬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더 젊은 층이 그 어느 때보다 노출을 즐기면서도,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섹스에 대한 묘사는 더 꺼린다고 하더군요.

강인한 부인과 딸을 둔 아버지로서, 저는 여성에 대한 존중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욘세의 말처럼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여성이어야 하죠. 자의에 의한 노출, 그리고 자신이 온전히 그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여성에게 힘을 부여합니다. 결국 자신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자신감은 섹시함으로 이어지니까요. 저는 여성들로 하여금 자신감을 찾도록 해주는 옷을 만들고 싶습니다.

섹스와 섹시함에 대한 생각이 여성에게만 국한돼서는 안 되겠죠. 톰 포드에서는 남성복도 선보이고 있으니까요. 둘 사이에 어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톰이 늘 격정적인 남녀를 선보인 것처럼 말이죠.

톰은 그런 분위기를 좋아했죠. 고백하자면, 톰과 저는 그런 면에서는 단절되어 있었습니다. 톰은 제가 본 적 없는 여성복 팀과 LA에서 여성복을 디자인하고, 저는 런던에서 남성복을 디자인했기 때문이죠. 한 시즌에 두 번 정도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물론 톰은 저에게 모든 것을 맡겼지만, 온전히 제 것은 아니었습니다. 런던과 LA에서 선보이는 쇼 사이에는 일종의 불균형이 있었죠. 그리고 때때로 제가 선보인 남성복은 톰이 선보인 여성복의 이미지에 억지로 끼워 맞춰져 있었어요. 제가 의도한 것과는 다른 결과물, 이미지, 무드가 나오곤 했습니다. 톰 포드의 남성복과 여성복을 전부 주관하며, 통일된 미학을 펼쳐 보이고 싶어요. 바로 그것이 제가 늘 하고 싶었던 일이죠. 제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남성과 여성이 함께 있는 모습을 직접 볼 생각에 정말 설렙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이해가 되나요?

그럼요.

남성복 디자인을 전담했을 당시, 많은 여성들이 “당신이 톰 포드 남성복에서 하는 걸 여성복에서도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거든요. 그들이 누구인지 말할 수는 없지만요!

수많은 젊은 디자이너가 톰의 디자인을 따라 하고 있습니다.

톰이 구찌에서 선보인 여성복은 꾸준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요. 새롭고 모던한 룩을 선보였기 때문이죠. 톰 포드의 구찌는 언제나 동시대적으로 느껴질 겁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직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톰이 은퇴를 결정한 뒤 당신을 후계자로 임명한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11월 어느 날 톰이 불쑥 전화를 걸어 무시무시한 폭탄을 터뜨렸죠. 회사를 매각한다고 하더군요. 마치 책상 위로 거대한 백과사전이 내려앉은 듯 충격적이었죠. 솔직히 톰이 회사를 매각할 것이라고는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랄프 로렌처럼 그가 계속해서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이어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다음 두 번째 폭탄을 투하하더군요. 저에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제안한 거죠.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날 밤부터 계속 잠을 못 잤어요. 휘트니도 그랬죠. 제가 “아직 안 자?”라고 말하면, 그녀가 “응, 당신도?”라고 대답했죠. 그러다 긴장감이 가라앉자, 엄청난 기회가 주어졌다는 생각이 번뜩 들더군요. 그 후부터 저와 제 팀은 계속 앞만 보면 일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어요.

톰과 함께 일할 때 이야기 좀 해주세요. 약 25년 전 구찌에서 인연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한 뒤 톰이 이끄는 구찌에 합류한 것이 제 커리어의 시작이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완전히 빠져 있었죠. 그래서 톰과 구찌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남성복 디자이너로 시작해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톰이 톰 포드 남성복을 제게 맡겼어요. 그에게는 휘트니가 1순위였고, 제가 2순위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말 그대로 백지 상태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톰은 정말 관대하고 훌륭한 사람이죠. 제가 그 일을 계속하게 해주었으니까요. 결국 저는 톰 포드의 남성복 디자인 수석 부사장을 맡게 됐습니다.

옛날이야기를 더 해볼까요? 언제부터 패션에 관심을 가졌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늘 글래머와 아름다움에 집착했죠. 어머니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영국 턴브리지 웰스(Turnbridge Wells) 근교 출신이고, 어머니는 간호사, 아버지는 건축가였습니다. 어머니는 늘 자신을 화려하게 꾸몄죠. 우리 가족의 차림새에도 크게 신경 썼습니다. 어머니가 생 로랑의 패턴이 그려진 티슈를 사 왔던 것도 기억나요.(웃음) 어머니는 종종 앤티크 원단을 바느질해, 멋스러운 1960~1970년대 옷을 순식간에 만들어내곤 했습니다. 그 옷을 입고 머리까지 세팅한 뒤 글래머러스함을 뽐냈죠. 저에게 그림 그리는 법, 색칠하는 법을 가르친 사람도 어머니였고요. 그때부터 예술계에 종사할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후 브라이튼에서 예술 예비 과정을 밟았어요. 킴 존스 역시 같은 시기 저와 같은 학교에 다녔고요. 미들섹스대학에 입학해 석사과정을 우등으로 졸업했고, 악명 높은 루이스 윌슨(Louise Wilson) 교수님께 연락해 세인트 마틴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죠(전설적인 교수, 루이스 윌슨은 깐깐하고 예민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피비 파일로, 알렉산더 맥퀸, 크리스토퍼 케인을 길러냈다).

세상에, 면접은 어땠나요?

정말 대단했죠. 교수님이 그곳에 앉아 있었으니까요! 아시겠지만, 그녀는 정말 멋진 사람이잖아요. 테이블에 놓인 초콜릿 머핀을 집어 우적우적 먹으며 부스러기를 조금씩 튀겨가면서 말을 건넸죠. 저는 그녀를 너무 좋아했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좋았죠! 농담이 아닙니다. 믿을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 당시 리버티 백화점에서 남성복을 판매하고 있었기에 농담처럼 “장학금을 주신다고 들었습니다”라고 말했죠. 그녀는 저를 내려다보며 “아니요.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을 제가 고르죠”라고 답했고요. 저를 또는 제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 했던 게 분명해요. 아니면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했겠죠. 결국 저는 장학금을 받고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저를 선택해주신 교수님 덕분에 더욱 수월하게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죠. 이후 제가 구찌와 톰 포드에 끌린 것 역시 어머니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만든 의상이 톰 포드가 구찌에서 선보이던 의상과 비슷했거든요.

구찌에서의 면접은 어땠나요?

저는 당시 구찌 남성복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존 레이(John Ray)와 면접을 봤죠. 그에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제가 잠재력을 펼쳐 보이게 해주었고, 진정 우아하고 시크한 게 무엇인지 알려주었죠. 그는 분명 저와 제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자네가 톰을 만나보면 너무 좋겠어”라고 말했거든요. 당시 생긴 지 얼마 안 됐던 유로스타를 타고 톰 포드를 만나러 파리로 향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포함해 그가 마음에 들어 할 만한 모든 걸 챙겨서 말이죠. 톰은 정말 친절하게도 제가 가져간 모든 것을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제 디자인이 썩 마음에 드는 눈치는 아니었어요. 오히려 제 생김새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죠. 톰은 그때도 무척 예의 있었습니다. 제 포트폴리오를 덮더니 “존과 아주 잘 맞을 것 같네요”라고 하더군요. 제가 “네?”라고 묻자 “당신을 채용하고 싶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유로스타 안에서 정말 날아갈 것 같았죠. 25년이 지난 지금도 저는 그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하면서 가장 좋았던 때는 언제인가요? 가장 소중한 추억이요.

너무나 많죠! 함께했던 모든 패션쇼, 구찌에서 일할 때 넘쳤던 에너지, 쇼 프로듀서 케빈 크리어(Kevin Krier)와 함께했던 순간, 그리고 모든 룩을 탄생시킨 것까지! 정말 근사했습니다. 그와 함께 공들여 컬렉션 작업을 하던 순간도 잊을 수 없습니다. 톰은 늘 사람들로부터 아이디어를 끌어냈고, 존과 저에게 어려운 문제를 던져주었죠. 저는 그가 하는 모든 일, 그리고 취향에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톰 포드 브랜드에 처음 합류했을 때도 톰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톰은 이런 식으로 할 거예요. 그건 톰의 취향이 아닐걸요”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모두 저를 믿고 일을 맡길 수 있었죠.

그와 함께 작업한 첫 번째 컬렉션은 무엇이었나요?

구찌의 1999 S/S 컬렉션!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때 쇼를 보며 처음으로 든 생각은 ‘제길, 내가 이 정도의 쇼를 선보일 수 있을까?’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쇼를 보며 또 다른 시각이 생겼어요. 패션 공부만 해왔던 제가 ‘리얼 월드’로 들어온 순간이었으니까요. 학교에서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없습니다. 결국 패션도 비즈니스니까요.

톰이 해준 조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는다면요?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훌륭한 조언이 하나 있죠. “함께 어울리거나 저녁 식사를 하기 싫은 사람은 절대 고용하지 말 것.” 정말 번뜩이면서도 정확한 말입니다. 저는 사무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거든요. 그리고 팀원 모두를 가족처럼 사랑합니다.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죠. 딱딱한 사무실에서는 온전한 저 자신이 될 수 없으니까요. 가족과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기에 함께 어울리고 싶은 사람만 팀원이 될 수 있습니다.

가족은 당신이 맡은 새 직무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나요? 휘트니는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게다가 세 아이도 있잖아요.

휘트니는 정말 대단해요. 솔직히 저는 정말 행운아인 것 같아요. 그녀는 자신이 창립한 기업의 CEO지만, 저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주거든요. 매일 점심과 저녁 도시락을 싸주죠. 강인하면서도 존경스러운 휘트니 덕에 우리 가족이 균형을 이룰 수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아이들 역시 저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줍니다.

지난 몇 달간 거의 쉬지 않고 일에만 매달렸을 것 같네요. 그렇지만 당신과 휘트니는 굉장히 열성적이고 자녀들에게도 신경을 많이 쓰는 부모잖아요. 업무에서 벗어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는 무엇을 하나요?

몇 주 전 그리스의 한 섬에 다녀왔습니다. 너무나 평화로우면서도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곳이었죠. 미래를 위해 회복과 재충전은 필수입니다. 파르테논 신전과 그 옆 신전을 방문했어요. 디테일과 장인 정신을 접하니 영감이 솟아나더군요.

오래된 무언가를 보면 우리가 거대한 세상 속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체감하게 됩니다.

맞아요. 휴식을 취하며 일을 향한 지나친 몰입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모두 건강한 삶을 위한 거죠! 매일 운동을 하기도 하고요.

어떤 운동을 하나요?

헬스장에 다녀요. 거기까지 뛰어가죠. 그리고 운동을 마치면 또 집으로 뛰어와요. 아침 일찍 가는 게 좋아요. 그래야 집에 일찍 올 수 있고, 월리스를 스쿨버스까지 데려다주고 그 순간을 공유할 수 있으니까요. 운동과 식단은 인내심을 길러줍니다. 패션도 결국 인내의 스포츠고요.

첫 컬렉션 이후의 계획은?

휘트니 그리고 팀원들과 함께 건배하는 것.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다시 일에 집중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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