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드려요
그림책의가치와아름다움을발견한 건정작나이를먹고나서다.필요한말만정확히골라전하는깨끗한글, 문자아닌그림으로 마주하는감각의세계가전하는뭉근한위로가있다. 많은 그림책이 아동도서로분류돼 있다보니분주하거나게으른성인은쉬이 그가치와만나지못하곤한다.하지만좋은책앞에서아이와 어른이따로있을까.보물찾기 하듯기대감을안고그림책코너를 둘러보는게서점산책의즐거움중 하나가됐다. 책을선물할때가있다.그중에서도이유도,때도,설명도,계산도필요없이그저고맙고반갑고그립고 보고싶고기꺼운마음만 전하고싶을때면그림책에손이간다.돌이켜보니<마음의집>(2010,창비)도 그렇게누군가에게전한그때의내마음이었다. <마음의집>은2011년볼로냐라가치대상수상작으로한국의작가김희경이글을쓰고폴란드의작가 이보나흐미엘레프스카가 그림을그렸다.우리마음은어디에있을까?글과그림은서로 기대어 이물음표를따라가고마음을들여다보고그려본다. 김희경 저자(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만화, '마음의 집'(2010, 창비) "누구에게나마음이있어./그런데마음은잘알수가없어./내마음나도모르지./ 도대체마음은무엇일까?/마음은우리가살고있는집과같아./마음의집은모양도크기도다달라./ 네마음의집이잘보이지않을때 스러져갈때마음의방에혼자있을때창밖으로비가올때라도/ 걱정하지마./이세상에는다른마음들이 아주많거든./그마음들이네마음을도와줄거야. 언제나너를도와줄거야." 마음의집을형상화한그림을보고있자면온기가느껴지고촉각적심상마저떠오른다.푸른빛이도는배경 종이는한지의질감을 연상시키기도한다.한편으로는사실적이고구체적인그림체로인간의얼굴,손발, 주름을그렸고,그와대조적으로다른한편에는 추상적이고구조적인조형이미지가있다.그것들은 상충하기보다는색다르게공존한다.무엇보다이책의그림은책을어느정도로 펼치느냐에따라평면과 입체를오간다는점에서특별하다.책서두에적어뒀듯, "책장을펼치고넘길때일어나는효과를이용해 그림이 살아움직이도록" 그렸다.양쪽페이지가180도가되게끔펼쳤을때,90도가됐을때,심지어양쪽을 완전히포갰을때,그림은평면에서 입체로,나아가양쪽페이지가서로의거울쌍과접촉면으로변화하며 전혀다른이미지,의미,해석의세계를열어준다. [...]
그림책의가치와아름다움을발견한 건정작나이를먹고나서다.필요한말만정확히골라전하는깨끗한글,
문자아닌그림으로 마주하는감각의세계가전하는뭉근한위로가있다. 많은 그림책이 아동도서로분류돼
있다보니분주하거나게으른성인은쉬이 그가치와만나지못하곤한다.하지만좋은책앞에서아이와
어른이따로있을까.보물찾기 하듯기대감을안고그림책코너를 둘러보는게서점산책의즐거움중
하나가됐다.
책을선물할때가있다.그중에서도이유도,때도,설명도,계산도필요없이그저고맙고반갑고그립고
보고싶고기꺼운마음만 전하고싶을때면그림책에손이간다.돌이켜보니<마음의집>(2010,창비)도
그렇게누군가에게전한그때의내마음이었다.
<마음의집>은2011년볼로냐라가치대상수상작으로한국의작가김희경이글을쓰고폴란드의작가
이보나흐미엘레프스카가 그림을그렸다.우리마음은어디에있을까?글과그림은서로 기대어
이물음표를따라가고마음을들여다보고그려본다.
“누구에게나마음이있어./그런데마음은잘알수가없어./내마음나도모르지./
도대체마음은무엇일까?/마음은우리가살고있는집과같아./마음의집은모양도크기도다달라./
네마음의집이잘보이지않을때 스러져갈때마음의방에혼자있을때창밖으로비가올때라도/
걱정하지마./이세상에는다른마음들이 아주많거든./그마음들이네마음을도와줄거야.
언제나너를도와줄거야.”
마음의집을형상화한그림을보고있자면온기가느껴지고촉각적심상마저떠오른다.푸른빛이도는배경
종이는한지의질감을 연상시키기도한다.한편으로는사실적이고구체적인그림체로인간의얼굴,손발,
주름을그렸고,그와대조적으로다른한편에는 추상적이고구조적인조형이미지가있다.그것들은
상충하기보다는색다르게공존한다.무엇보다이책의그림은책을어느정도로 펼치느냐에따라평면과
입체를오간다는점에서특별하다.책서두에적어뒀듯, “책장을펼치고넘길때일어나는효과를이용해
그림이 살아움직이도록” 그렸다.양쪽페이지가180도가되게끔펼쳤을때,90도가됐을때,심지어양쪽을
완전히포갰을때,그림은평면에서 입체로,나아가양쪽페이지가서로의거울쌍과접촉면으로변화하며
전혀다른이미지,의미,해석의세계를열어준다.
그리고마침내<마음의집>은마지막장에이르러우리에게선물같은순간을안긴다.마음에관해
탐색하던책스스로 제마음을보이는것이다.그와동시에다른누구도아닌지금이책을읽고있을당신의
마음도함께만날수있다.결코비유적 표현이아니다.정말로<마음의집>이당신에게마음을전하고,
마음을보여줄것이다.이때보게될마음은한없이투명해 속이훤하게들여다보이는그런마음이아니다.
조금은불투명한채로어렴풋하게비칠마음이다.그것이중요하다.얼마간아리송하고 희뿌옇고,
그래서알듯모를듯잡힐듯잡히지않는것.마음은그런것이니까.
<마음의집>의마음과처음마주했을때너무도벅차던기억이생생하다.시간이흘러아주오랜만에
다시<마음의집>을 펼쳤다.마음이보일만큼,나만의각도로.여전히책의마음을받는건벅찬기쁨이고,
여전히내마음을들여다보는건알듯모를 듯한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