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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를 일상에서 입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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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를 일상에서 입는다면?

웨딩드레스를 일상에서 입을 수 있을까? 일상복을 웨딩 룩으로 입을 수 있을까? 여자를 위해 헌신하는 미우치아 프라다는 정답을 알고 있다.

누구나 결혼식에 대한 기대가 한두 가지쯤 있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상상 속 웨딩드레스는 이미 여러 차례 바뀌어왔다. 치마폭을 끊임없이 줄였다 늘리는 건 기본, 평소라면 엄두도 못 낼 비즈와 자수 장식을 실컷 달아보기도 한다. 허무맹랑한 공상 속에서 절대 변하지 않는 것도 있었다. 나를 위한 옷을 만들어줄 디자이너가 있다면 그건 언제나 미우치아 프라다였다.

지난 2월 밀라노 숙소로 프라다 2023 가을/겨울 패션쇼 초대장이 전해졌다. 하얀 상자에는 묵직한 책 한 권과 흰색 천으로 만든 꽃 브로치가 함께 들어 있었다. 실제 착용하고 쇼에 참석한 사람이 많았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선물과는 달리, 쇼장의 첫인상은 우울했다. 검게 그을린 듯한 폰다치오네 프라다의 어두운 공간과 낮은 천장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쇼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전환됐다. 음악 소리가 커지며 천장이 높아졌고, 주황색 기둥 끝에 숨겨져 있던 백합 장식이 드러나며 금세 꽃향기로 가득했다.

“극단적인 화려함뿐 아니라 보통과 일상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평범하고 단순한 일에 가치를 두는 것입니다.”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는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을 재구성하고, 재고하며, 재발견하기를 제안했다. 듀오가 선택한 기준은 ‘행동’. 간호사의 다정한 보살핌, 누군가를 지키고 보호하는 군인의 행위 자체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옷은 그저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기호로 작용한다. 언제나 뻔하고 노골적인 것을 거부해온 프라다다운 발상이다. “일상과 연결된 전형적인 유니폼은 보통 사소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우리는 이 컬렉션을 통해 유니폼을 입는 이들을 생각하고 기념하길 원했습니다. 옷도 중요하지만, 입는 사람과 그 행위도 중요하기 때문이죠. 그들의 삶이요.” 유니폼에 대한 고찰은 치맛자락 끝에 짧은 트레인을 단 군더더기 없는 셔츠 드레스와 더없이 우아한 크롭트 군용 재킷을 탄생시켰다. “배려와 책임감을 상징하는 유니폼을 이브닝 웨어 특유의 미학적 언어로 해석했습니다.”

일상의 소중함을 다룬 컬렉션은 또 다른 종류의 유니폼인 웨딩드레스에 주목했다. “우리는 웨딩드레스처럼 특별한 행사 혹은 단 하루를 위해 만들어지는 의상을 일상으로 가져왔습니다. 왜 사랑을 기념하는 날이 단 하루여야만 할까요?” 넓게 퍼지는 스윙 스커트를 비롯해 미니, 펜슬 등 다양한 실루엣으로 선보인 프라다의 웨딩 스커트를 장식하는 주요 요소는 꽃. 이 중 새틴 원단을 튤립이나 칼라 모양으로 종이접기 하듯 만든 ‘펜던트’, 작고 여린 재스민 꽃송이를 길게 고정하는 ‘스탠딩’, 서로 다른 길이와 두께의 튜브를 한데 모아 탐스러운 국화꽃처럼 연출한 ‘폼폼’ 등 치마 위로 피어난 정교하고 입체적인 엠브로이더리 장식은 모두 전문 재봉사의 긴 수작업을 거쳐 완성했다. 라프 시몬스는 이 화려한 흰색 웨딩 스커트에 심플한 회색 혹은 남색 크루넥 스웨터를 매치하고는 ‘일상적 꾸뛰르(Daily Couture)’라고 명명했다. 평범한 매일이 특별해지는 마법 같은 주문이다.

요란한 최신 팝 음악 대신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가 흘러나오면서 쇼가 끝났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 100곡’에 있을 법한 왈츠곡을 흥얼거리면서 내 웨딩 룩이 또 한 번 바뀌었다. 폼폼과 스탠딩 장식으로 가득한 풀 스커트면 충분하다. 꼭 결혼식이 아니더라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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