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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왜 다 백인 남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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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왜 다 백인 남성일까?

사라 버튼의 뒤를 이어 알렉산더 맥퀸을 이끌 후임자가 발표되었습니다. 버버리와 드리스 반 노튼, JW 앤더슨에서 경력을 쌓은 숀 맥기르(Seán McGirr)가 그 주인공. 이 소식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현재 패션계의 주된 반응은 축하가 아닌 ‘분개’입니다. 숀 맥기르의 합류로 케어링 소속 브랜드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전부 백인 남성이 됐기 때문이죠. 숀 맥기르가 선임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

사라 버튼의 뒤를 이어 알렉산더 맥퀸을 이끌 후임자가 발표되었습니다. 버버리와 드리스 반 노튼, JW 앤더슨에서 경력을 쌓은 숀 맥기르(Seán McGirr)가 그 주인공. 이 소식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이들도 있지만, 현재 패션계의 주된 반응은 축하가 아닌 ‘분개’입니다. 숀 맥기르의 합류로 케어링 소속 브랜드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전부 백인 남성이 됐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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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맥기르가 선임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 Granary> 매거진은 6명의 얼굴이 담긴 이미지를 업로드 했는데요. 그 주인공은 마티유 블라지, 사바토 데 사르노, 노버트 스텀플(Norbert Stumpfl), 뎀나, 안토니 바카렐로 그리고 숀 맥기르였죠. 모두 케어링 브랜드인 보테가 베네타, 구찌, 브리오니, 발렌시아가, 생 로랑 그리고 알렉산더 맥퀸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습니다. 비교적 젊은 백인 남성이라는 점.

아직 패션계에 만연한 남녀 차별을 고발하는 <1 Granary> 매거진의 포스팅은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344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다이어트 프라다(Diet Prada) 역시 같은 내용의 글을 업로드했고요. 온라인 패션 논평가 맨디 리(Mandy Lee) 역시 숀 맥기르를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케어링의 결정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케어링 그룹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보그 비즈니스>가 선정한 톱 30 브랜드를 이끄는 33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중 여성은 단 8명입니다.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 스텔라 맥카트니, 샤넬의 버지니 비아르, 프라다 그룹의 미우치아 프라다, 에르메스의 나데주 바니 시뷸스키, 베르사체의 도나텔라 베르사체, 지미 추의 산드라 초이, 그리고 바로 어제 끌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된 헤메나 카말리가 그 8명이죠. 33명 중 흑인은 둘뿐입니다. 페라가모의 맥시밀리언 데이비스 그리고 루이 비통의 남성복 디렉터 퍼렐 윌리엄스죠. 유색인 여성은 지미 추의 산드라 초이가 유일합니다.

이 불균형의 원인을 ‘재능 있는 여성 디자이너가 부족해서’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다가오는 12월, 멧 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 <여자 옷 입혀주는 여자(Women Dressing Women)>만 봐도 이는 분명하죠. 해당 전시에는 잔느 랑방, 엘사 스키아파렐리, 아이리스 반 헤르펜, 레이 가와쿠보 그리고 시몬 로샤와 같은 여성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70점 넘게 전시될 예정이고요.

사라 버튼의 뒤를 이을 디자이너로 가장 많이 지목되던 인물은 런던에서 활동하는 튀르키예 출신의 여성 디자이너, 딜라라 핀디코글루였습니다. 버질 아블로의 뒤를 이어 루이 비통의 남성복을 맡게 될 디자이너로는 마틴 로즈와 그레이스 웨일스 보너의 이름이 거론됐죠. 알렉산더 맥퀸과 루이 비통은 왜 이들이 아닌 백인 남성 디자이너를 선임했을까요?

<퍼펙트 매거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는 지니 아난 레빈(Jeanie Annan-Lewin)은 럭셔리 하우스 내부 인원, 그리고 ‘높으신 분들’에게 책임을 묻습니다. 그들이 여성은 물론, 유색인 디자이너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말이죠. 유색인 여성 디자이너의 경우에는? 아난 레빈의 말을 빌리자면 ‘게임 오버’나 다름없습니다.

로즈, 웨일스 보너 그리고 핀디코글루 모두 자신들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아난 레빈은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선임할 때, 대부분의 브랜드가 유행처럼 내부 승격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죠. 개성이 뚜렷하고 젊은 외부 디자이너를 선임한 앤 드멀미스터와 발리 모두 실패를 경험했기에 점점 더 많은 브랜드가 이 유행을 따르게 될 것이고요. 내부 승격은 안전한 선택지지만, 다양성이나 새로운 관점을 더해줄 가능성은 낮습니다.

아난 레빈은 로즈와 웨일스 보너, 그리고 핀디코글루 모두 순항하고 있는 자신의 브랜드를 떠날 이유는 없었다고 말합니다. 럭셔리 하우스의 수뇌부가 그들을 온전히 신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럭셔리 하우스를 이끄는 여성 디자이너와 유색인 디자이너가 많아지려면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딜라라 핀디코글루와 그녀의 시그니처인 ‘나이프 드레스’. Getty Images

유리 천장은 존재한다

사회·경제적 장벽을 극복하고 디자이너가 됐다면? 유색인 디자이너의 경우, 게임이 막 시작된 것에 불과합니다. 아난 레빈은 현재 유색인 디자이너의 절대적인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 때문에 유색인 디자이너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그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디자이너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죠.

패션계에서 ‘다양성의 결핍’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 시도되어왔습니다. 2010년, 케어링 그룹은 양성평등을 증진하기 위한 내부 프로그램을 론칭하며 유엔의 여성 역량 강화 원칙에 서명한 첫 거대 기업 중 하나가 됐죠.

문제는 이런 변화의 바람이 기업 최고위층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다양성과 성평등을 증진하자는 목소리는 점점 거세졌지만, 여성 디자이너들과 유색인 디자이너에게는 ‘주니어’ 수준의 역할만이 주어졌죠. 아난 레빈은 여성이거나 유색인이라는 이유로 높은 위치에 오를 기회를 박탈당한 디자이너를 여럿 알고 있다고도 언급했습니다. 케어링 그룹의 임원진 중 38%는 여성이지만, 이들 중 유색인은 아무도 없죠.

브랜드 데님 티어스의 창립자이자 2022년 2월에 슈프림 최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된 트레메인 에모리는 패션계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른 극소수의 흑인 디자이너 중 한 명입니다. 그가 18개월 만에 슈프림을 떠난 것도 아직까지 패션계에 만연한 구조적 인종주의 때문이었죠. 숀 맥기르의 선임이 발표된 후, 에모리는 “우리는 백인 가부장제가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놀랄 일도 아니다”라는 코멘트를 남겼습니다.

데님 티어스의 창립자이자 전 슈프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트레메인 에모리. Getty Images

백인 남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컬트

패션 브랜드의 CEO들이 백인 남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이토록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맨디 리는 권력과 주권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CEO들의 본성을 꼬집었습니다. 여성이나 유색인에게 더 큰 권력을 쥐여주면, 자신들의 목소리가 작아질 것이라는 두려움에 백인 남성 디자이너를 고집한다는 것이죠.

리와 아난-레빈은 남성 디자이너는 ‘남성적 시선’으로 여성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아직도 높은 힐과 짧은 치마를 입은 백인 모델이 넘쳐나는 런웨이가 다양한 여성상을 대변하지 못하는 이유죠. 사라 버튼이 맥퀸 하우스에 작별을 고하며 선보인 2024 S/S 컬렉션은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등장한 몇 안 되는 파리 컬렉션 중 하나였습니다. <보그 비즈니스>의 리포트에 따르면, 2023 F/W 시즌 중 가장 다양한 체형의 모델들을 런웨이에 세운 세 브랜드는 젊은 여성 디자이너가 이끄는 캐롤라인 비토, 시네이드 오드와이어(Sinéad O’Dwyer), 그리고 에스터 마나스였고요.

패션 다큐멘터리 전문 작가 리안 핀(Rian Phin)은 패션계가 의도적으로 여성들을 배척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의 패션계를 이끄는 남성들이 대부분 진취적이며 흥미로운 비전을 지니고 있지만, 그들 중 몇몇은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까지 말하죠. 핀은 패션계 고위층 대부분이 ‘획일화된 패션’을 원한다고 지적합니다. 소비자층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매출을 올리는 데 혈안이 되어 사회의 다양한 면면을 대표하기를 거부한다는 것이죠.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까?

전문가들은 맥기르의 선임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지만, 즉각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032c>의 패션 에디터이자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브렌다 바이셔(Brenda Weischer)는 브랜드의 매출에 큰 타격이 없는 한, CEO들은 비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최종 결정권자는 결국 럭셔리 하우스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이기 때문에, 이들이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충고했죠.

한때 루이 비통을 이끌 것으로 보였던 마틴 로즈와 그레이스 웨일스 보너. Getty Images

에모리도 현 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들 역시 결국 패션 위크가 다가오면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쇼에 참석하고, 케어링 소속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말하죠. 그 역시 바이셔의 의견에 동의하며, 소비자가 먼저 행동하지 않는다면 마틴 로즈나 웨일스 보너가 럭셔리 하우스의 디렉터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 경고합니다.

에모리는 지금 소비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은 여성 디자이너, 유색인 디자이너가 이끄는 브랜드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옷을 구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라이브 스트림에 접속해 패션쇼를 보는 것처럼 말이죠. 결국 웨일스 보너가 루이 비통의 크리에이티브가 되느냐 마느냐보다, 그녀가 계속해서 자신의 브랜드를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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