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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고분군, 세계유산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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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고분군, 세계유산이 되다

10년의 기다림, 신화에서 역사로.

글 / 남재우(가야사학회장, 창원대 사학과 교수)

가야 고분군 Gaya Tumuli이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10년을 준비한 끝에 얻은 결과다. ‘세계유산’이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인류를 위해 보호해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해 ‘유네스코 UNESCO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한 유산을 말한다. 가야 고분군은 우리나라에서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된 16번째 주인공이다. 지난 9월 17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45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선정 기준 조항 중 “ⅲ. 현존하거나 또는 이미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독보적 또는 적어도 특출한 증거일 것”에서 가야 고분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찾았다. “주변국과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독특한 체계를 유지하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평가한 것이다. 등재된 가야 고분군은 총 7곳이다. 경남 지역에 위치한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이다.

그럼 가야 고분군이 갖는 우뚝한 가치들은 또 무엇이 있는가. 먼저 가야 고분군은 가야 사회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증거다. 가야는 그간 중앙집권적 고대 국가였던 고구려, 백제, 신라에 미치지 못한 저급한 국가, 연맹체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여러 지역에 조성된 가야 고분군은 한국 고대 국가 발전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고대 동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는 중앙집권적 고대국가로 발전했지만, 가야는 달랐다. 10개 이상의 나라가 병렬적으로 존재하고, 수평적 관계를 맺으면서 6백여 년 동안 존속했다. 이러한 가치가 세계유산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또 가야에 있어서의 고분은 가야 각국이 조성한 역사적 산물이지만, 현재도 한 지역사회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기념물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가야 고분은 일제 강점기 임나일본부의 근거를 찾는 과정에서 심각하게 훼손되었지만, 결국 가야 고분 그 자체가 일제의 침략성을 보여주는 역사적 현장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야 고분은 가야사의 복원뿐만 아니라 활용과 향유의 대상으로 변하고 있다. 고분군의 외관이 정돈되고 발굴된 유적과 유물을 보여주는 박물관이 건립된 것이다. 이제 가야 고분군은 지역사회 주민들의 문화 공간, 교육과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기에 이르렀다. 가야사 복원을 위한 학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문화적 혹은 역사적 표상과 교육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가야 고분군이 지닌 의미 역시 다양하다. 첫째, 소멸된 가야 문명을 지속적·과학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복원한 중요 사례다. 일제 강점기인 191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1백여 년간 발굴조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가야 문화와 사람들의 삶을 복원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가야 고분군은 소멸된 가야 문명의 특출한 증거다. 목곽묘를 비롯한 다양한 묘제는 가야 역사의 전개 과정을 실증하는 자료이며, 동아시아 묘제의 보편적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 또 신라를 비롯한 백제, 중국, 왜 등 가야와 교류한 동북아시아 문화권의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는 인류 보편의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셋째, 가야 고분에 내재된 계세사상은 소멸된 문명의 증거다. 가야 고분군에서 확인되는 순장은 사후세계를 말하는 계세사상의 가장 극단적인 표현이다. 특별한 토기 모양인 새 모양 토기, 수레 모양 토기, 배 모양 토기 등이 부장된 데서도 그들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넷째, 가야 고분군은 입지와 군집의 경관이 탁월하다. 가야 고분군은 왕도의 배후에 형성된 주산이나 왕도의 중심에 돌출된 자연 능선의 정상부에 줄지어 고총이 축조되는 탁월한 역사적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는 왕권의 초월적 우월성을 인민에게 시각적으로 과시해 지배를 당연시하는 행위였다. 또한 고지에 축조된 가야 고분군의 탁월한 역사적 경관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신라 대릉원, 고구려 고분과 차별화된 특징이기도 하다. 다섯째, 가야 고분군은 동북아 평화 구현을 위한 물질적 증거다. 일본 제국주의는 조선 강제 병합 이후 ‘임나일본부’의 증거를 찾기 위해 가야 고분군을 훼손했다. 고분군 자체가 식민 지배의 근거였기 때문이다. 가야 고분군을 연구하고 보존하는 것이 동북아시아의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이루는 데 커다란 교훈이 될 수 있다. 끝으로 가야 고분군은 한국 고대국가 발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증거다. 가야 고분군을 통해 중앙집권적 고대국가로 발전한 고구려・백제・신라 삼국과는 다른 한국 고대국가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가야를 통해 우리나라 고대국가 발전 형태의 다양성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가야 고분에서 발견된 다양한 유물도 그 가치가 빛난다. 가야 고분군에서 여러 나라, 여러 지역의 문화적 특징을 지닌 유물이 확인되면서 대외 교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또 가야 사람들의 종교와 사상도 이해할 수 있었는데, 대표적인 순장 풍습은 내세사상을 보여주는 증거가 됐다.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조사된 순장유골을 과학적으로 복원한 결과 유골은 16세 소녀였다. 우리는 그를 ‘송현이’라 부르고 있다. 그녀는 저 세상에서도 주인을 모시기 위해 죽임을 당한 순장녀였던 것이다. 또 부장된 상형토기도 내세관을 보여주는데, 대표적으로 오리 모양 토기는 고대 사람들의 내세관을 말해주고 있다. “새는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한다”라는 고대 기록도 남아 있다. 이밖에 금광 혹은 금동관을 통해서는 가야의 권력과 위엄을, 철 제련 기술을 통해서는 당시의 생산력과 과학기술 수준을 알 수 있다. 가야 각국마다 그 형태가 달랐던 토기 양식은 가야 각국의 문화권 차이를 보여주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시계를 되감아보면, 일제에 의해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되었던 ‘가야사 연구’는 처음부터 가야사의 불행이었다. 해방 이후 한국의 고대사에서도 고구려를 비롯한 삼국에 비해 소외되었다. 그런데 가야사를 말하고 실증하는 증거인 ‘가야 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이제 가야 지역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그들 주변의 문화유산들에 대한 자긍심을 지닐 수 있게 되었다. 기쁜 일이다. 여기에 고구려, 백제, 신라와는 다른 모습으로 존재했던 가야의 여러 나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계기가 된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사실 등재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등재된 가야 고분군은 현존하는 가야 고분군의 일부에 불과하다.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부산, 경북, 전남, 전북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조사와 연구를 확대해 나머지 고분군들도 세계유산으로 확대 지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구자 확보가 필요하다. 조사와 연구를 위한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가야사 연구 재단 설립도 고려해야 한다. 나아가 삼국 중심의 한국 고대사 연구와 교육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삼국만이 고대국가의 전형이고, 그래서 중심부라는 시각은 가야와 부여를 제외한 삼국사 연구에만 몰두하게 했고, 교육에도 적용되었다. 그 결과 연구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한국 고대사에 대한 인식도 좁히는 결과를 초래했다.

세계유산 지정은 세계화로 인한 문화의 획일화, 상업화, 종속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류 문화의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다. 또한 세계유산은 탁월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문화 다양성, 창조, 지속 가능한 발전, 평화의 문화 증진 등의 중요한 상징적 가치를 지닌다. 그래서 유네스코는 세계유산을 지정한다.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서 현재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고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등재된 가야 고분군도 마찬가지다. 마을이 있고, 나지막한 구릉, 높다란 산. 하늘과 맞닿는 그곳에 가야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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