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Декабрь
2023

호주는 언제나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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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언제나 여름이었다

다정한 햇살과 눈부신 파도, 애틋한 동물들까지. 호주 퀸즐랜드주의 생명력이 끝없이 차오른다. 언제나 여름이었다.

“전에 없던 방식으로 퀸즐랜드를 탐험할 준비 되셨나요?” 호주로 떠나기 한 달 전, 호그와트의 편지 혹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골든 티켓’처럼 비장한 제목의 메일이 도착했다. 고소공포증 유무와 운동 수행 능력, 수영 수준 등을 세심하게 묻는 항목으로 빼곡한 설문지는 주변에 이번 여정의 키워드를 ‘액티비티’로 설명하도록 했다. 뜨거운 여름을 향해가는 호주의 바닷가에서 뒤늦게 서핑에 도전하게 될까? 돌고래와 범고래를 볼 수 있을까? 사막에서는 도대체 어떤 옷을 입어야 하지? 비일상적 질문에 골몰한 채 나는 9시간 45분 뒤면 브리즈번 공항에 도착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몸을 실었다.

빛. 여름의 낭만을 자극하는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 브리즈번이라는 낯선 세계에 안착한 순간 엄청난 양의 빛이 온몸을 휘감았다. 한낮 같은 분위기였지만 겨우 오전 6시 30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히 아침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나는 첫 번째 호텔(Hotel Indigo Brisbane)이 있는 브리즈번 도심으로 빨려 들어갔다. 브리즈번이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간직한 도시인지 파악하기 전에 스토리 브리지(Story Bridge) 어드벤처 클라이밍에 도전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72m 상공에 오르니 고요한 아침 산책을 즐기기 좋은 보타닉 가든(City Botanic Gardens), 골드코스트의 모래가 펼쳐진 사우스 뱅크 파크랜드(South Bank Parklands)의 인공 해변, 신선한 식재료를 구할 수 있어 주말에 특히 북적이는 뉴 팜(New Farm), 근사한 레스토랑과 펍을 발굴하는 재미가 있는 포티튜드 밸리(Fortitude Valley)까지, 브리즈번의 일상이 펼쳐지는 장소가 한눈에 들어왔다. 캠핑 짐을 잔뜩 실은 왜건과 페리가 발밑으로 끝없이 오가는 철제 다리 위를 오르락내리락할 땐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내디뎌야 했지만.

“브리즈번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관계예요. 연인, 친구,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사수하려는 의지가 대단하죠.” 크루즈를 타고 강을 따라 이동하며 브리즈번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리버 투 베이(River to Bay)’ 투어 관계자는 브리즈번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단서를 건넸다. 그러고 보니 브리즈번에서는 아무도 고독해 보이지 않았다(호주는 행복 지수를 논할 때 언제나 10위권에 드는 나라다). 리버사이드 펍 펠런스 브루잉(Felons Brewing)은 해가 저물면 충실히 하루를 보낸 직장인과 유학생 무리로 붐볐고, 풍성한 플랜테리어를 앞세운 레스토랑에서는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진 대규모 가족 모임이 심심치 않게 펼쳐졌다. 오전 6시부터 풍미 좋은 플랫 화이트를 내놓는 카페가 오후 4시만 되면 슬그머니 문을 닫는 이유였다. 한낮의 테라스에서, 인스타그래머블한 ‘빈티지 피크닉’을 즐긴 브리즈번 강가에서, 산들바람이 솔솔 부는 언덕 위 커피 바에서 삶을 만끽하는 자들의 상기된 얼굴을 끊임없이 마주했다. 여행을 넘어 직접 살아보고 싶은 풍경이었다.

브리즈번에서 차로 1시간 정도 이동하면 등장하는 골드코스트는 바닷가 특유의 너그럽고 낙천적인 에너지가 흐르는 휴양도시다. 삶에 대한 긍정적인 기운으로 가득하기 때문일까. 곳곳에서 감지되는 이웃과 동물, 미래 세대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애정은 관광객에 대한 따뜻한 환대로 이어졌다. 골드코스트에서 해양 동물을 만날 수 있는 투어를 계획할 때 가장 자주 듣게 되는 시 월드(Sea World)는 수족관과 동물원, 테마파크, 고래의 여정을 따라가는 크루즈 투어를 운영하는 동시에 동명의 연구 및 보호 재단과 동물 구조대도 이끌고 있다. 돌고래와 물개, 펭귄이 떠나온 고향을 잊지 않도록 한시적으로 머무는 동물원 곳곳에서는 훈련 중인 사육사와 학생들이 일찍이 동물들과 우정을 쌓고 있었다. 5월 초부터 골드코스트 해안을 슬그머니 찾아오는 고래와 가장 가까이 맞닿을 수 있는 시 월드 크루즈에서는 고래의 특징과 습성, 모성애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해양오염 문제와 고래를 연구하고 보호하는 단체의 성과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매년 고래를 만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은 우리가 플라스틱 용기에 든 화장품을 쓰는 일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이 딱 붙어 헤엄치는 어미 고래와 새끼 고래를 바라볼 땐 한층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해안과 바짝 면한 호텔(Meriton Suites Surfers Paradise)에 도착해 다음 일정을 시작하기 전 나는 참지 못하고 아직 조금 쌀쌀한 파도에 뛰어들었다. 저물녘이었다. 물 안에서 육지를 바라보자 핫 핑크 드레스와 샛노란 리넨 셔츠가 너울대는 광경이 또 하나의 풍경화를 이루고 있었다. 짐머만, 마티유, 보테 등 호주를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 대부분은 비치웨어, 스윔웨어, 라운지웨어에 초점을 맞춘다. 축복받은 계절과 자연 속에서 화사한 색감의 옷을 걸친 사람들이 내게 일상을 만끽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호주 출신, 여성, 토착민과 추상 아티스트에 특히 주목하는 골드코스트 현대미술관 호타(HOTA, Home Of The Arts)는 호주 건축 회사 ARM 아키텍처의 도움으로 2년 전 새롭게 문을 열었다. 어린이 갤러리와 함께 1층을 점유한 ‘갤러리 1’에서는 뉴욕의 컬렉터에게 공수한 앤디 워홀과 장 미셸 바스키아의 작품도 볼 수 있지만 골드코스트 아트의 정수를 확인하려면 위층으로 향해야 한다. 중심 층인 ‘갤러리 3’에서는 ‘Material World’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농기구처럼 생긴 거대한 형상을 새빨간 안료로 뒤덮은 퀸즐랜드 출신 톰 리슬리(Tom Risley)의 추상 회화와 귀여운 뭉게구름에 새겨진 QR 코드를 인식하면 빗방울과 무지개가 나타나는 사무엘 레이튼 도어(Samuel Leighton-Dore)의 인터랙티브 아트는 낯선 감각을 자극하며 선명한 인상을 남겼다. ‘갤러리 4’에서 조명한 패션 디자이너 헬렌 왈더(Helene Walder)와 힐마 웰러(Hilma Weller), 아이비 하사드(Ivy Hassard)는 1950년대와 1960년대 골드코스트의 서퍼스 파라다이스(Surfers Paradise) 패션을 리드한 선구적 여성이다. 골드코스트 지역의 미술학교와 협업해 선정한 영 아티스트들에게 4층 공간을 통째로 내준 호타의 뚝심도 인상적이었다. 각자의 시선과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손에 골드코스트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믿음에서 탄생한 공간이었다.

퀸즐랜드 여정의 종착지였던 모튼섬(Moreton Island)의 탕갈루마(Tangalooma) 아일랜드 리조트에서는 아쉽지 않을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호주의 풍경을 눈에 담았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정취가 느껴지는 해변에서 사람들은 수영을 하고, 비치발리볼을 즐기고, 석양과 함께 칵테일을 음미하며 느릿느릿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언제나 동물이 함께했다. 헬리콥터를 타고 섬의 형태를 가늠할 수 있을 때까지 높이 오르자 하나둘씩 해수면에 떠오르던 듀공과 거북 무리, 해를 거듭하며 쌓은 유대감으로 매일 같은 시간 리조트의 해변을 찾아오는 야생 돌고래들처럼. 섬 안을 누비며 이곳에서 목격할 수 있는 야생동물에 대한 지식을 무료로 나눠주던 길 위의 선생님들은 하루 종일 내 곁을 맴돌며 기이한 울음소리를 내던 새가 쿠카부라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자연과 인간, 동물과 식물이 너그럽게 서로를 포용하는 에덴동산. 퀸즐랜드주를 활보한 일주일 동안 함께 지구를 공유하는 생경한 이웃을 마주한 벅찬 감동이 마지막 밤이 다할 때까지 쉬이 가라앉지 않고 마음을 간지럽혔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누리고, 무사히 전승하며, 오래오래 지키고 싶은 풍경이었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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